카테고리 늘리는 온라인, 품질로 높이는 오프라인… 편의점은?

지난해부터 본격화 된 유통업계의 먹거리 전쟁은 올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신선식품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편의점에서도 기존 마트에서만 판매하던 제품들을 속속 론칭하면서 경쟁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온라인은 제품의 카테고리를 늘리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은 품질을 강화하면서 더 신선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마트, 쿠팡, 컬리 등 기존 강자들을 필두로 신선식품시장에서 온‧오프라인의 강자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의 변화가 주목된다. 

[온라인] 신선식품 라인업 및 배송 경쟁력 강화
온라인 시장은 쿠팡과 컬리를 필두로 영역 확장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신선제품 라인업 강화는 물론 배송경쟁력을 높여 신선식품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G마켓은 지난해 스마일 클럽에 이어 두 번째 신세계 통합 시너지의 결과물인 ‘스마일프레시’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신선시장 영역확대에 나섰다. 스마일프레시는 SSG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연동해 입점하는 것으로 이마트몰의 신선식품을 포함해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 노브랜드 상품은 물론 반려동물 용품 전용 전문 브랜드인 몰리스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됐다. G마켓은 SSG닷컴이 운영하고 있는 물류시설인 네오(NE.O) 통해 서울,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에 새벽배송이 가능해졌으며 이마트 매장 후방 공간에 위치하는 온라인 장보기 물류처리 공간이 PP센터(Picking & Packing)를 통한 쓱배송으로 전국단위 당일 배송이 가능하게 됐다. 온라인 배송에 필수적인 배송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신선 식품 시장에 한발 더 다가선 셈이다. 당시 진성민 G마켓 플랫폼 사업실장은 “신선식품을 비롯한 전 영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상품을 갖추고 온라인 채널의 필수인 배송서비스까지 확대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며 “그룹사간 협력을 통해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고 더욱 고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은 월평균 거래액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스마일프레시 도입 후 식품 카테고리 월평균 거래액과 주문량이 종전보다 각각 16%, 12%씩 증가한 것. G마켓에 따르면 스마일프레시 론칭 후 올해 2월까지 거래액 기준 구매 비중에서 신선식품이 3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중에서 채소(60%), 소고기(50%), 해산물·어패류(46%), 닭고기·계란(16%), 생선(12%) 등이 식품 카테고리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진성민 실장은 “‘스마일프레시’는 론칭 직후부터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내며 단기간에 G마켓을 대표하는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11번가도 올해 초 ‘신선밥상’ 서비스를 론칭하며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11번가의 신선밥상은 품질이 뛰어난 산지 생산자의 신선식품을 소비자에게 직배송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시범운영을 통해 2분기 중 전문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11번가는 산지 판매자들이 11번가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신선밥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 물류시설이 아닌 파트너사의 산지 프레시센터를 활용해 유통과정을 대폭 단축하고 생산 당일 상품을 발송해 주문 다음날 받아볼수록 했다. 특히 주문 후 생산해 원하는 날짜에 받을 수 있는 지정일 배송도 가능하다. 또한 신선밥상에서 구매하는 상품은 최종 품질 검증이 완료 된 상품에 한해 신선밥상 로고가 들어가 인증 스티커와 테이프가 부착되어 배송된다. 특히 상품별 상세 페이지에서 생산자 사진과 함께 구체적인 생산과 과정을 숏폼 형태로 소개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1번가는 품질 불만족 시 100% 환불해주는 ‘품질보장제’를 마련해 신뢰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현재 ‘일류농사꾼’, ‘오케이목장’, ‘훈훈수산’, ‘남도의 맛’, ‘바다소풍’ 등 산지에 프레시센터를 보유한 20여 개 파트너사와 협업해 600여 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파트너사는 지속 확대 중으로 연내 판매 상품을 1,700여 개로 확대해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1번가는 신선밥상을 ‘프리미엄 산지 먹거리’전문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샛별배송을 통해 신선식품시장에서 입지를 키워온 컬리도 차별화 된 신선식품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식품 외 화장품 등의 전문화를 통해 규모를 키워온 컬리가 다시 한 번 신선식품시장에 영역 확장을 위한 도전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컬리는 CJ제일제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가정간편식 등의 전반적인 식품 개발은 물론 차별화 된 상품을 위해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와 마케팅 분야에서도 협력을 약속했다. 양사가 보유한 판매 데이터와 식품 시장 분석 리포트 등의 공유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이를 상품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품 큐레이션 능력과 풀콜드체인을 통한 샛별배송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컬리와 다양한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수준의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의 협력이 시장에서 어떤 영향력을 보일지 기대가 되고 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1등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을 통해 최상의 제품을 최선의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가격, 품질로 승부수 띄워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신선 식품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신선 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2023년 신선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기반 품질 혁신’을 선택했다. 상품에서 활로를 찾고 고객 신뢰를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것. 이를 위해 ▲내부 검품 기준 상향(상품화 기준세분화 산지원물 점검) ▲판매 적정 기간 관리 ▲공정 포장 물류 이동 최적화(선도저하 예방) ▲산지 다변화라는 4대 목표를 정했다. 또한 신선 주요 품목 유통과정 전반에 대한 개선작업을 거쳤다. 신선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선식품 트렌드를 비롯해 매출 상위 품목 빅데이터와 채널별 고객 소비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검품 기준을 높이는 한편 수요가 낮은 상품군은 고객 소비 패턴과 상품후기를 분석해 판매 적정기간을 과감하게 재설정했다. 여기에 품질 수준 향상을 위해 바이어와 담당자는 산지에서, 고객은 매장에서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맛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상품성이 떨어지는 품목을 집중 관리해 개체별 편차를 줄이고 상품균질성을 높였다. 상품이 이동과정에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콜드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점검하고 산지 다변화를 통해 예측 불가능한 기후 상황과 작황 부진, 물가 급등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트 내 ‘도시형 스마트팜’ 도입을 추진해 신선식품 품질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신선식품은 재배 환경에 따라 품질‧가격‧수급 등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스마트팜은 신선식품 품질 혁신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 2월 16일 경북 상주시에 있는 협력사 스마트팜을 찾아 신선식품 납품 공정‧수급 현황 등을 자세히 확인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그는 “홈플러스가 지난 26년간 쌓아온 독보적인 신선 운영 노하우와 최적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신선식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고객이 신뢰하는 마트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도 신선식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통채널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자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채널은 ‘신선식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롯데마트의 가공식품, 주류 등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신장한 반면 과일, 채소, 건식품 등 신선식품 매출은 0.8%성장에 그쳤으며 축수산은 0.6%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1번지’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신선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력한다. 우선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를 이끄는 강성현 대표가 슈퍼사업부 대표까지 겸직하면서 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낮추고 슈퍼와 마트의 상품 패키지와 규격을 하나로 통일해 원가도 낮추고 있다. 지금까지 통합 소싱을 선보인 상품은 감귤, 콜라비, 삼겹살 등 신선식품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고객 수요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감귤의 경우 기존 판매가격 대비 15%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겹살 역시 통합 소싱으로 유통단계를 줄이고 마트와 슈퍼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통해 대량 물량을 마련해 삼겹살 데이 기간 50% 할인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5일간의 판매로 매출이 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를 상반기 중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산지에서부터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까지 전 유통과정을 소비자 니즈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갈치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두 번째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쓸데없는 사업을 하지 않고 꼭 필요한 부분에 자원을 집중해 업무와 비용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며 “매출 총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 이상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가 그 첫 번째가 될 전망이다. 

[편의점] 퀵커머스와 구색 갖춰 도전장
온‧오프라인이 신선 식품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편의점도 1~2인 가구의 증가, 늘어나는 편의점 장보기에 따라 신선식품의 구색을 확대하고 근거리 배송의 장점을 살려 신선식품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GS25가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2020년 ‘신선특별시’라는 자체브랜드를 선보인 것. 선별부터 포장까지 5단계 세부 과정을 거쳐 채소, 육류, 수산까지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쿠캣, 어바웃펫, 텐바이텐 등 온라인 전문몰 상품으로 전용 매대를 구성한 특화점은 1,500개 이상 늘리고 1~2인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상권 1,000여개 매장에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밀키트 전용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GS25는 픽업‧배달 전용 채녈 ‘요편의점’을 신설해 퀵커머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S25의 운영사인 GS리테일이 배달 앱 요기요의 지분을 30% 보유해 자체 이륜차 배송이 가능한 상황이다. 나머지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은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U는 지난 1월 31일 신선육 판매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고 500g단위로 포장된 정육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가격도 대형마트 수준으로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통상 15일인 냉장육 유통기한을 7일로 단축하고 일주일에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만 판매한다는 원칙을 세워 품질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그동안 CU는 신선육 전용 소형 냉장고가 있는 특화매장 250여곳에서만 신선육 판매를 진행했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식재료 매출은 전년대비 19.1% 증가했고 특히, 축수산 카테고리 매출은 35.3%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장보기 확대와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로 CU는 신선식품 시장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2021년부터 ‘편리한 도심 속 오아시스 농장’이라는 컨셉으로 신신식품 카테고리 통합 브랜드인 ‘세븐팜’ 운영을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Good People)’을 론칭하고 달걀, 삼겹살 등 신선식품을 선보이면서 신선식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당시 세븐 일레븐은 편의점에서 식자재와 생필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신선식품 외에도 주요 생필품으로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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