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병현 / 생능북스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자비스’라는 인공지능이 나온다. 이 ‘자비스’는 아이언맨이 슈퍼 히어로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절대적이며 대체 불가한 존재이다. 그동안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이 머지않아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다가올 것이라는 점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긍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가 다가왔다. 2022년 12월에 서비스가 시작된 대화형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인 ‘ChatGPT’가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ChatGPT의 공개 후 토론토 대학의 ‘조던 피터슨’ 교수는 “이제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똑똑해졌다”라고 단언하였으며, 세계의 많은 언론들은 구글의 종말을 주장했다. 구글에서도 긴급사태를 의미하는 ‘코드 레드’를발령하고 ChatGPT의 등장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초 윤대통령이 ChatGP가 신년사를 작성한 것을 보며 이에 대해 큰 관심과 함께 공직사회 전반에 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옴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ChatGPT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의 주요 서비스 플랫폼의 가입자가 100만 명을 달성하는 기간을 볼 때 인스타그램이 2.5개월로 가장 빠른 기간 내 100만 명 가입자를 달성한 반면 ChatGPT는 서비스 개시 5일 만에 100만 명의 가입자를 달성했다. 도대체 ChatGPT가 무엇이며, 앞으로 사회, 경제, 문화 및 개인의 삶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금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은 순식간에 우리 앞에 다가온ChatGPT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책이다.

ChatGPT가 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는가?
AI가 사람보다 더 똑똑해지는 시점을 ‘기술적 특이점’이라고 하며, 많은 전문가들은 이 시점을 2040년으로 예상해 왔다. 이와 더불어 이 시기에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성을 약 10억 배 가량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ChatGPT을 접해본 사람들은 2040년이 아니라 5년 내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ChatGPT는 쉽게 말해서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이다. 인공지능과 채팅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 받는 일련의 검색 서비스 차원의 기술이다. 그런데 이 인공지능은 지나치게 똑똑했으며,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착각이 올 정도의 유창한 문장을 구현했다. 아울러 채팅 상대인 인공지능의 지적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다. 토론토 대학의 조던 피터슨 교수가 실험적으로 고등 지적 사고를 요하는 질문을 ChatGPT에게 던졌다. ChatGPT는 이에 대한 답변을 여러 페이지의 에세이 형태로 정리하여 제시했는데 그 수준이 자신이 예전에 작성한 답변과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ChatGPT가 미국 의사 면허 시험과 로스쿨 시험도 통과한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AI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현재의 기술 수준은 특정 인물에 대해 사상과 가치관, 말투, 행동 습관 등을 모두 복제한 인공지능을 제작하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고도의 지적 활동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그리고 그 출발이 ChatGPT이다.

ChatGPT의 활용 영역
ChatGPT는 거의 모든 영역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학습을 하고 있으므로 일상생활과 대부분의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ChatGPT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질문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임진왜란은 언제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을 AI에게 하게 되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AI는 ‘임진왜란은 오전 7시에 일어났다’라는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반면 ChatGPT는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답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ChatGPT는 단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분석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요즘 기름값에 영향을 주는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일반적인 AI는 다양한 포털과 기사를 검색하여 단답형적인 답변을 제공하지만 ChatGPT는 기름값에 영향을 주는 현재의 국제정세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답변을 제시한다. 또한 자산관리와 투자측면에서도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정보는 경제 유투버나 TV에 출연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의 의견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이다. 나의 자산 보유 현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정보를 요청하면 웬만한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는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ChatGPT의 또 하나의 활용은 콘텐츠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미 AI는 통해 미술작품이나 음악 작곡이 수행됨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하는 창작영역까지 진출해 있는 상태이다. ChatGPT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개략적인 생각과 의견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영화 시놉시스를 요청하면 이에 대한 시놉시스를 단시간 내 작성한다. 아울러 특정 주제의 3분짜리 공익광고에 대한 시놉시스 역시 단시간 내 작성을 하여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노래 가사 또는 간단한 작문 또한 주제를 제공하면 이를 단시간에 작성하여 제공한다. 연예편지까지도 ChatGPT는 대필을 해줄 수 있다. 앞서 윤대통령이 신년사 서문을 ChatGPT를 통해 작성하면서 ChatGPT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ChatGPT는 특정 주제에 대한 연설문 작성, 그리고 설득을 위한 프리젠테이션 논리 구성, 심지어 대외적 여건을 감안한 선거 공약까지 제시가 가능하다. ChatGPT는 학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참고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정보를 친절하게 알기 쉬운 형태로 제공한다. 특히 영어 문법, 회화, 작문, 독해, 번역 등의 문제는 거의 오차 없이 정답을 맞추고 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돕기도 한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수학 문제 또한 상당한 수준의 문제도 쉽게 풀어내며, 암기 과목의 경우에는 거의 오차 없는 정답을 찾아낸다. 조만간 ChatGPT는 족집게 강사 못지않은 위치에 도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hatGPT는 높은 수준의 코딩 실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업계에서 ChatGPT를 코딩 업무에 실제로 투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ChatGPT의 코딩 실력은 기업에서 진행하는 코딩 테스트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한다. 의료영역, 법률영역, 세무영역 등 전문성이 매우 높은 영역에서도 ChatGPT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질문이 지엽적이고 정확한 상황과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ChatGPT의 답변 또한 매우 일반적인 내용에 그치기도 한다. 전문영역에서의 ChatGPT의 수준은 해당 전문가의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평범한 성인과 비교해서는 상당한 격차의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ChatGPT는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있다. 하지만 23년 공개될 GPT-4는 약 1조개의 파라미터를 통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ChatGPT보다 6배의 더 큰 인공지능 두뇌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앞으로는 전문영역 또한 더 이상 전문가 고유영역으로 주장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ChatGPT의 부작용
ChatGPT의 부작용은 현실과 미래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우선 현실적 부작용의 사례로는 벌써부터 많은 학생들이 과제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ChatGPT를 통해 과제를 수행하더라도 이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단지 학생들의 과제 뿐 아니라 논문, 보고서 심지어 창작 작품에 이르기 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설에 작가와 함께 공저자로 ChapGPT를 번듯이 제시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발생되고 있다. 많은 노력의 산물로서 축적되어온 인간의 지식들이 앞으로는 인공지능에 대한 높은 의존성으로 인해 발전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발생되고 있다. 미래적 관점의 부작용으로는 누구나 예상하듯이 사람의 고유 영역인 창조와 창작 그리고 감성의 영역까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가 된다는 것이 이제는 체험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며, 이는 사람이 기계로 대체되는 시점에 거의 이르렀다는 것이다. ChatGPT가 더욱 완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ChatGPT에게 물어보면 이를 일목요연하게 답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스스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이를 학습하기 위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다면 ChatGPT는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23년에 선보일 GPT-4가 바로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GPT-4의 출시를 기대하면서 우려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듯이 디지털 기술 특히 인공지능의 개발을 주도하는 전문가들도 히포크라테스와 같은 선서를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듯 하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에 초점을 둔 연구가 아닌 인공지능이 어떻게 사람과 협력하며,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데 기여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다.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고 이에 빠져들수록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의 정체성과 역량은 오히려 도태 되어가고 있음을 인지하지 않으면 우리 미래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