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화물차 중고 판매 늘어…‘광고 부착한 화물차주에 광고비 지급 등 응원’

국내 화물차를 대표하는 1톤 트럭은 오늘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수많은 물건을 배송하며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탑차에 로고를 시작으로 자사 서비스 등을 노출해 광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른 기업 광고를 유치해 수익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통·물류업계의 빠른 배송을 강조하는 광고가 대부분인 1톤 트럭 탑차에 ‘기사님, 조금 늦어주세요’라는 문구를 부착한 차들이 늘어나고 있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헤이딜러, 화물차주 어려움에 캠페인 기획…‘더 많은 차주와 협업 기대’
최근 탑차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기사님, 조금 늦어주세요’ 광고는 내차 팔기 앱 서비스 ‘헤이딜러’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차주는 탑차에 ‘조금 늦어주세요’ 광고를 부착한 뒤 추후 광고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이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헤이딜러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차주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최근 영업을 그만두는 소형트럭 차량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트럭의 탑차 부분에 광고를 싣고 기사님께 광고비를 지급하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기획한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캠페인 문구는 '조금 늦어주세요. 헤이딜러에는'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화물차를 팔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한편 헤이딜러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헤이딜러에 올라오는 포터, 봉고의 비중은 약 25% 증가하는 등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영업을 그만두는 차량이 늘었다.

현재까지 소형트럭 차주들을 위한 헤이딜러의 ‘조금 늦어주세요’ 캠페인에 대한 현장 반응은 매우 좋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헤이딜러와 계약하지 않은 트럭 차주도 헤이딜러 광고를 부착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일부 기사님들은 다달이 지급하는 광고비를 2개월 치 입금 가능 여부를 문의하시는 등 차주분들의 관심이 높다. 헤이딜러는 크고 작은 소통 과정을 통해 차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이딜러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차주와 협업할 계획이며 이는 어떤 서비스보다 차주를 위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차 중고거래 늘지만 '1톤 화물' 신차 인기도 계속…‘친환경 전환 빨라져’
영업을 그만두는 소형트럭이 늘고 있지만 불황일수록 잘 팔리는 서민들의 생계형 자동차인 포터와 봉고 등 소형트럭은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높은 판매량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2022년 자동차 판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포터와 봉고 판매량은 15만 대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가 122만 9,952대로 2021년 대비 2.5%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올해 2월 판매실적에서도 포터와 봉고는 각각 11,099대, 8,977대를 판매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포터 EV와 봉고 EV는 각각 4,872대, 5,025대가 판매됐다. 포터의 경우 2019년 12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 5만대를 돌파했으며 봉고 EV도 2020년 2월 출시 이후 3만 6천대가 판매됐다. 봉고 EV의 경우 2월 전기차 단일 차종 최초로 월 5,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상용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노후 경유차 퇴출과 국제 정세로 인해 급변하는 유가 등으로 친환경, 경제성, 정숙성을 앞세운 친환경 상용차를 찾는 물류기업,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향후에도 라스트마일 시장, 캠핑 등 레저 수요 등으로 인해 전기 상용차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반면 2.5톤 이상 대형 상용차들의 판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울 전망이 우세하다. 자동차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나이스디앤알이 포터, 봉고를 제외한 2.5톤 이상의 상용차 기준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2021년 판매 대수는 29,740대, 2022년 29,187대로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2.5톤 이상 상용차는 현대 뉴 마이티로 7,812대가 판매됐으며 현대 파비스(6,982대), 현대 엑시언트(2,799대), 타다대우 더쎈(2,184대) 순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도 2.5톤 이상의 상용차 판매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이슈에 더불어 연식 변경 등으로 인해 2.5톤 이상의 상용차 판매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높은 대출 이자도 계속돼 구매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운수사 관계자도 “물류·운송업에 뛰어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하락에 비싼 차량 가격, 높은 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으로 인해 실제 근무로 이어지는 사람은 일부”라며 일할 사람이 부족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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