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복 / 천그루의 숲

6년 전쯤 필자가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기에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준비를 하던 적이 있다. 그 때 관련하여 CEO와 미팅을 하던 중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 “블록체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 필자는 이렇게 답변을 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웹 환경을 대체할 것 같습니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봇물처럼 생산되고 있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있고 그 정보들을 기반으로 수많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개인 별로 생산되는 수많은 정보들이 일부 특정 플랫폼 기업에 집중되고 이를 독점하는 현상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될 것이란 생각에서 였다. 얼마전부터 웹3.0 이란 개념이 심심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웹3.0이란 디지털 기술,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단방향의 일방적 소통에서 점차로 양방향 소통으로의 전환을 가지고 있으며, 양방향 소통을 통해 기업과 개인간 참여, 공유 그리고 보상이란 기존보다 확대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하나의 터전이라고 언급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블록체인이 있다. 이는 필자가 예전에 생각했던 부분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금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웹3.0, 참여, 공유, 보상이 가져오는 미래’는 웹3.0의 개념과 핵심 기술 그리고 웹3.0시대의 기회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웹1.0, 웹2.0 그리고 웹3.0
웹3.0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웹1.0과 웹2.0을 이해하고 각각의 특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웹1.0은 1994년부터 2004년 초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1994년 웹1.0 시대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웹을 탐색할 수 있는 넷스케이프가 최초로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윈도우와 함께 배포되면서 사이트에 있는 정보나 자료를 본격적으로 검색하고 이를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뉴스와 기사 그리고 정보가 웹 페이지를 통해 게시되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오직 웹에서는 자료를 읽는 것 이상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웹1.0은 ‘읽기의 시대’라고도 불린다. 웹2.0의 시대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4년 미국 최대 IT 출판사 오라일리의 부사장 데일 도허티가 처음으로 ‘웹2.0’을 컨퍼런스를 통해 언급했다. 웹2.0은 읽기와 쓰기의 양방향의 시대이다. 정보를 보는데 익숙했던 사람들이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직접 생산하며, 이용자 중심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웹2.0은 이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데이터화하여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위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로 불리는 초대형 플랫폼 기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더욱이 2007년 스마트 폰의 등장은 웹2.0은 모바일 플랫폼 시장은 스마트 폰 생태계라는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했다. 웹2.0시대의 기업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가에 성장에 대한 성패가 달려있다. 사용자들이 생산하는 데이터는 아무런 대가 없이 플랫폼 기업들에게 제공을 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이러한 데이터를 무기로 삼아 시장을 장악하며, 엄청난 부를 누리고 이용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생산하고 있는 데이터를 보호하고 데이터 활용에 대한 권리행사를 하기 위해 제시된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웹3.0의 핵심기술로 자리잡게 된다. 웹3.0 시대는 2017년 이후를 이야기 한다. 2017년을 웹3.0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는 이때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으며, 이와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웹3.0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읽기와 쓰기뿐 아니라 데이터를 소유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웹2.0에 기반을 둔 기업들은 이용자들에게 확보한 데이터를 가둬두고 자신들만이 사용하여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면 웹3.0 기업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이용자를 참여시켜 정보를 공유하고 보상을 나누어 가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즉 ‘참여’와 ‘공유’ 그리고 ‘보상’이 웹3.0이 구동하는 방식이다.

웹3.0을 구성하는 주요 기술 및 용어
웹3.0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기술은 다음과 같다.
블록체인 : 웹3.0의 운영방식을 결정하는 핵심기술로 분산서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
디엡(DApp) :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앱 서비스를 지칭하는 용어
다오(DAO) : 탈 중앙화 된 조직을 의미하며, 웹3.0을 기반으로 하는 협의체
코인과 토큰 : 웹3.0의 핵심 키워드인 ‘보상’을 위한 기술이며, 코인은 자체적으로 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발행하는 것이며, 토큰은 자체 블록체인 없이 다른 블록체인을 빌려 발행하는 것을 의미
대체불가토큰(NFT) : 대체가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디지털 재화 인증서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디지털 아이템이 원본임을 입증하므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
암호화폐 지갑(Wallet) : 보상받은 토큰이나 DAO구성원을 입증하는 증명서, NFT 등을 소유할 수 있는 기술
디파이(De-fi) : 기존 금융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구현한 웹3.0 금융시스템으로 코인과 토큰,NFT 등을 디파이에게 업체에 맡기고 수익을 얻을 수 있음
메타버스(Metaverse) : 블록체인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 속에서 경제생활이 가능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음

웹3.0의 고려사항과 핵심 경쟁력
웹3.0이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인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웹2.0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데는 다음과 같은 6가지의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저조한 월렛 보급률 때문이다. 월렛은 웹3.0 세상을 활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으로 소유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소유율이 매우 저조하다. 이메일 주소를 갖는 것처럼 누구나 월렛을 갖게 된다며 본격적인 웹3.0시대가 도래될 것이다. 둘째.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이다. 암호화폐나 토큰의 가치에 대한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이에 대한 신뢰가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셋째. 무분별한 웹3.0서비스이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많은 웹3.0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데 아직 사용자의 인식이 이에 미치지 못함에서 오는 부정적 시각이 발생하고 있다. 넷째. 환경보호 문제이다. 암호화폐 채굴에 소요되는 과다한 에너지 사용은 탄소배출과 환경오염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섯째. 탈중앙화에 대한 불신이다. 중앙화란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 그러나 탈중앙화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여기서 발생되는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법적인 문제이다. 웹3.0의 보상에 대한 법적인 제도가 명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향후 과세 등 법적으로 어떤 제도가 마련될 것인지가 웹3.0의 저변화에 대해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여섯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웹3.0의 시대는 머지않아 도래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어떤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웹2.0기업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해결안의 제시이다. 특히 기업 임의대로 제도나 보상규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합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하는 방식의 도입과 기업운영의 투명성 강화 등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유저 중심의 커뮤니티 구성이다.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을 때 가장 큰 충성심을 발휘하게 된다고 한다. 웹3.0을 통해 의견 반영은 물론 이에 대한 보상까지 연계될 수 있다면 열정적인 고객그룹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셋째는 확실한 보상 프로그램의 운영이다. 소비자들의 참여와 공유에 대한 충분한 보상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있으나 마나 하는 생색내기식의 보상 프로그램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감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우리가 깨닫고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변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웹3.0도 우리가 미처 생각하고 있지 못하는 사이에 대중화가 되어 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느 순간에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미디어의 주체가 되어있고, 다른 사람은 카운셀러가 되어 있으며, 심지어 금융기관이 되어 있을 수 있다. 그때 가서 웹3.0이 무엇인지 들여다 볼 것인가? 이미 늦었다. 지금의 세상은 늦게 인지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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