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낮은 이용률에 배민·쿠팡·GS리테일에 hy·오아시스 등 치열한 경쟁 예상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법정관리 체제서 벗어나게 돼 hy의 메쉬코리아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hy의 향후 행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 사업을 통해 성장했지만 최근까지 MFC 등을 확장하는 등 화물운송시장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 사업 확대와 혼란을 겪으면서 배달대행 사업이 크게 축소됐다”며 막대한 금액을 추가로 투자해 음식배달 건수를 확대하기보다 hy의 기존 인프라와 연계한 퀵커머스 전략을 우선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물류사업도 물량이 중요하듯 배달대행 업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배달 건수(물동량)이다. hy가 단시간에 주문 건수를 늘리기 위해 각 지역의 대리점(총판) 리베이트 등을 통해 주문 건수를 쉽고 빠르게 늘릴 수 있지만 추가 투자금이 필요하며 투자 대비 수익성도 높지 않기 때문에 퀵커머스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y의 퀵커머스 사업 진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2023년은 기존 B마트, 쿠팡이츠마트, 요마트, 쓱고우 등 기존 기업들에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관련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퀵커머스 시장, 인지도 대비 이용경험 적어…‘10명 중 6명 향후 이용 의향 있어’
최근 몇 년간 생활물류산업 성장 속 다양한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았지만 퀵커머스 시장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시장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지만 2명(21.9%)만이 이용해봤다고 답했다. 퀵커머스 서비스 선발주자인 B마트, 쿠팡이츠마트가 50% 정도의 브랜드 인지율을 기록했으며 이용경험률은 B마트가 25.8%로 가장 높았다.

특히 참여한 응답자 10명 중 6명은 향후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이용 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주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나 특정 시간대에 상품을 받고자 할 때 퀵커머스를 이용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현재 퀵커머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갑자기 필요한 것이 떨어졌을 때 비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상황에서 주로 이용하며 주로 식품/식료품, 생활용품, 세제/세정제를 구매한다고 답했다. 월평균 약 4회, 1회 이용 시 평균 3.4만원을 지출하며 서비스 이용 시 배달료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무료 배송 금액에 맞춰 구매한다. 배송 소요 시간은 평균 1시간 이내를 희망했다. 

hy, 퀵커머스 사업 요소 두루 갖춰…‘적은 투자로 시너지 낼 수 있어’
향후 퀵커머스 시장 진출이 예상되는 hy는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매니저)’로 잘 알려진 11,000명의 매니저가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고 있다. 

현재 hy는 각 물류소에 입고된 자사 제품과 고객사 제품을 최종 소비자별로 소분, 포장해 전국 552개 로컬 영업점에 당일 새벽 4시까지 배송하고 있다. 영업점에 도착한 제품들을 hy의 냉장카트인 코코(CoCo)를 활용해 최종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y의 전국 552개 로컬 영업점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투자를 통해 거점 확보를 마무리할 수 있으며 hy의 축적한 판매데이터, 배송 운영 노하우와 메쉬코리아의 IT기술 등이 접목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hy는 지난해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매장 ‘프레딧샵’을 열었다. 프레딧샵은 hy의 온라인몰에서 취급하는 1,400여 개 품목 중 유제품, 밀키트, 샐러드 등 인기가 높은 200여개 제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매장 진열과 관리를 프레시매니저가 돌아가며 담당하고 판매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해 프레시매니저 수입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B마트, All-in-one 인프라로 ‘1시간 이내 배달’ 전국 확대 나서
2019년 11월, 온라인 장보기 시장 ‘배민 B마트’를 선보이며 퀵커머스 시장을 선도해온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배달 관련 프로모션 축소 등으로 인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2023년 퀵커머스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의민족의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 김병우 대표는 2023년 목표와 비전 발표에서 “2015년 창사 이후 배민1·배민B마트의 물류 체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이룩해온 우아한청년들은 앞으로도 물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확정적 경험’을 제시하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 ‘All-in-one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우아한청년들의 ‘확정적 경험’은 필요한 물건을 일정한 시간 안에 확정적으로 받아 소비자 경험을 더욱 확고히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원하는 시간에 누구나 따끈한 음식, 신선한 식재료, 필요한 물건을 1시간 이내로 배달받을 수 있는 우아한청년들만의 물류 인프라를 더욱 체계화하는 것과 함께 전국적인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축되는 ‘All-in-one 인프라’ 시스템은 우아한청년들의 자체 광역물류센터(DC, Distribution Center), 도심형물류센터(MFC, Micro Fulfillment Center)를 활용해 우아한청년들만의 안정적인 물류망을 구축과 함께 배민커넥터를 통해 라스트 마일 서비스까지 모든 물류과정을 책임질 수 있는 독보적인 인프라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병우 대표는 “우아한청년들은 혁신적인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누구나 1시간 이내로 배달받을 수 있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물류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리테일, 요마트 이어 ‘요편의점’ 출시…‘독보적 그물망 네트워크 구축’ 
2021년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은 최근 GS25 매장을 기반으로 한 ‘요편의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5월, 퀵커머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GS프레시 매장 기반의 ‘요마트’를 런칭하는 등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요편의점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편의점, GS 더프레시 등을 전국 유통망과 요기요의 배달·포장 플랫폼 운영을 접목해 전국 단위 즉시 배송 인프라를 구축, 퀵커머스 서비스 시장확대에 나섰다. 

요편의점을 통해 소포장 신선식품 등을 포함해 5,000여종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으며 고객은 주문한 상품을 원하는 장소로 즉시 배달받거나 매장을 방문해 직접 가져가는 ‘포장’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GS25 매장 500점에서 1차 요편의점 서비스를 오픈했으며 상반기 내 6,000점 이상으로 확대해 촘촘한 퀵커머스 서비스망을 빠르게 구축할 계획이다. 

김경진 GS리테일 퀵커머스사업 부문장은 “요기요와 협업해 요마트에 이어 요편의점을 새롭게 선보이며 업계 독보적인 규모의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선도적으로 구축해 가고 있다”며 “그물망 수준의 즉시 배달 네트워크를 갖춰 나가고 있는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경쟁력 강화, 가맹점의 수익 증대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아시스도 (주)브이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앱 구축을 완료했으며 서울 강동, 송파, 강남, 서초 지역의 소규모 물류센터(MFC)를 확보해 퀵커머스 배송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내 오아시스 오프라인 매장과 MFC를 결합해 서울 도심 서비스를 시작으로 수도권 전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모션, 배달료 등 비용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
퀵커머스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시장 가능성에는 동의하지만 기존에 제기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 시장도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많은 플레이어가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프로모션이 장기화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 퀵커머스 기업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 퀵커머스 기업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퀵커머스 소비자들은 1시간 내 배달을 요구하고 있어 출발지와 목적지를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방식의 배달이 기본공식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비용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단건배송에서 묶음배송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단건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촘촘한 물류 인프라와 배송 최적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은 절감하고 배달 서비스 개선에 성공하는 기업이 최종승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경쟁자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 해제 등 각종 규제 해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가 해제되면 기존 유통 강자들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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