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증가·글로벌 확장 등 힘입어 실적 경신
다만 올해는 힘든 해 예상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불확실성 속 일부 물류 기업들은 운임 상승과 각종 보조금에 따른 소비 증가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러·우전쟁 등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져 하반기부터는 물류 기업에 어려운 시장환경이 계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물류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주목된다.

종합물류기업, 물동량 증가·글로벌 사업 힘입어 ‘호실적’ 기록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4천억 원대를 돌파해 창사 이래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CJ대한통운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액이 21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12조 1,307억 원, 영업이익은 19.7% 증가한 4,11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년 2천억 원대, 21년 3천억 원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는 역대 최대인 4천억 원대를 돌파했다.

다만 4분기 매출액은 경기침체로 인한 고객사 물동량 감소로 소폭 하락했으나, 택배·이커머스 사업의 신규 수주 증가로 물동량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사업 영업 확대로 연간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수익구조 개선, 비용 효율화로 4분기, 연간 누적 실적 모두 상승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17조 2,347억 원, 영업이익 9,16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은 21년 대비 26% 성장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SDS는 물류사업 매출은 항공 물동량 증가와 미주·유럽 물류 서비스 확대 등으로 11조 2,66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무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SDS 관계자는 “올해 지속되는 전 세계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클라우드’와 ‘디지털 물류’에 방점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물류사업에서는 첼로스퀘어를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해외법인의 신규 사업 활성화에 따른 수익성 강화, 택배 사업의 신규 고객사 확보, 휠소터 투자 확대를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결 누계 기준 매출액은 2조 8,419억 원, 영업이익은 1,149억 원을 달성하며 21년 동기 대비 각각 13.5%, 15.6% 증가했다. 한진은 이번 잠정실적 발표에 따라 지난 2019년 발표한 매출액 3조 원, 영업이익률 4% 목표의 ‘비전 2023’도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물류사업의 경우 유통 및 컨테이너 육상운송 신규 물량과 의약품 물류 시장 진출 등 사업 영역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한 미·구주 신규 사업 개시 등 해외법인의 영업력 강화와 인천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 특송통관장 증설하는 등 케파(Capacity)를 2배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물동량 증가, 해상운임 상승,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26조 9,819억 원, 영업이익 1조 7,985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1년 대비 59.7% 증가, 매출은 23.9% 상승했다. 

특히 4분기 부문별 실적을 보면 물류 부문은 국내 완성차 물류 및 비계열 물량이 증가했고 해외 현지 내륙 운송 물량 및 부품 물동량 증가, 우호적 환율 등이 주효했다. 물류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4,638억 원, 1,872억 원으로 21년 동기 대비 각각 27%, 58.4%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물동량이 증가하고 우호적인 해상운임, 환율 환경이 더해져 전사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올해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국제적 긴장 상황 지속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수익성 확보에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운·항공업계, 전체실적 ‘선방’, 다만 4분기는 약세
지난해 초까지 고공행진을 하던 항공·해운 운임이 크게 하락 또는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황금기가 끝났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몇몇 기업은 4분기의 경우 하락한 운임의 여파로 지난해 대비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HMM은 지난해 매출은 18조 5,868억 원, 영업이익은 9조 9,455억 원으로 각각 21년 대비 35%씩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와 미 항만 적체 영향으로 22년 상반기까지 고운임이 이어지면서 자사선 확보 및 초대형선 투입에 따른 운임 원가 및 체질 개선이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HMM 측은 “22년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에너지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형화주 확보, 운영효율 증대, 비용절감 노력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SS해운은 신규 선박 도입에 따른 실적 상승 영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461억 원, 영업이익 701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21년 대비 37.7%, 20.6% 상승했다. KSS해운은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6척과 MR 탱커(석유 등 액체화물을 운반하는 선박) 1척을 도입하면서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KSS해운 측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상승했던 LPG 가격은 전쟁 장기화로 인해 점차 전쟁 전 가격으로 회복했지만, 물동량 측면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와 파나마 운하 체선, 러시아산 LNG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VLGC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사인 팬오션은 지난해 매출은 21년 대비 약 39% 상승한 6조 4,203억 원, 영업이익은 38% 상승한 7,89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3분기 누적 실적이 21년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21년 동기 대비 다소 하락했다. 유럽의 이상고온, 중국의 폐쇄정책 지속 등의 이유로 시황 하락세가 지속되며 21년 동기 대비 평균 BDI(Baltic Dry Index, 발틱운임지수)가 약 56% 하향 조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팬오션 관계자는 “팬오션은 앞으로도 철저한 시장 분석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선대 확보 및 운용,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 시장 대응력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 밝혔다.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의 선전과 본격적인 여객 수요 회복까지 들어서며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은 21년 대비 53% 증가한 13조 4,127억 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2조 8,83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기록을 경신한 수치로 역대 최대 매출은 2018년 12조 6,512억 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021년 1조 4,644억 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1.5%에 달했다.

다만 화물 매출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4분기에는 1조 5,483억 원을 기록하며 21년 동기 대비 29.0%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4분기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생산 감소로 항공화물 수요가 저조했다”며 “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 증가 등에 따른 시장 운임 하락 영향도 있었다”고 밝혔다.

전통물류기업 외에도 ‘물류사업 덕 봤다’
전통적인 물류 기업 외에도 일부 기업이 지난해 물류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

GC셀은 지난해 바이오 물류사업이 54.5% 증가하며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361억 원으로 21년 대비 40.3%, 영업이익은 443억 원으로 21.8% 증가했다.

GC셀 관계자는 “코로나 환경 속 적극적인 물류 영업 등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다고 덧붙였다. 

LX인터내셔널도 트레이딩 물량 증가, 물류 운임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21년 대비 12.4% 증가한 18조 7,595억 원, 영업이익은 47.1% 상승한 9,65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였던 2021년도 실적을 뛰어넘었다. 특히 세전이익은 21년 대비 54.2% 오른 1조 1,332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데에는 물류 운임 상승, 자원 시황 등 대외 여건의 개선뿐만 아니라 수익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주효했다”며 “시황 상승기에 공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외형 성장과 이익 증가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무역수지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인 126억 9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는 물류업계의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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