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배후단지 최초 스마트 인증, 고도화된 운영 소프트웨어가 핵심

인공지능(AI), 자동화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물류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물류센터도 마찬가지다. 인력이 필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물류센터도 이제 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다양한 스마트 기술이 도입되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물류시설의 첨단화와 효율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를 도입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 33개의 물류센터가 스마트물류센터로서의 인증을 부여받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입주한 에스아이앤엘이 예비인증 단계를 거쳐 본인증 3등급을 획득했다. 1등급, 2등급 등 상위등급 인증을 부여받은 기타 물류센터가 있음에도 에스아이앤엘이 주목받는 이유는 인천항 배후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스마트 물류센터 본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12월, 본격적으로 문을 연 이후 약 1년 만에 스마트 물류센터 본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에스아이앤엘 물류센터를 직접 찾아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스마트 물류센터로 자리매김하게 했는지 그 비결을 알아봤다.

소프트웨어로 완성된 비철금속 풀필먼트 솔루션
일반적으로 물류센터라 하면 센터의 구조나 현장에 설치된 기기 등에 집중하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스마트 기술이라는 단어가 물류센터에 적용될 경우, 현장 인력의 역할을 대신하는 AGV 등의 물류로봇이나 소터 등의 자동화 기기에 주목하게 된다. 에스아이앤엘 물류센터를 직접 찾아가기 전, 기자 역시도 어떤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박영일 에스아이앤엘 대표는 센터를 돌아본 후 이번 스마트 인증의 핵심이 된 곳은 바로 이곳이라며 ‘스마트센터 현황실’로 안내했다. 현황실에 들어서자 10개의 서로 다른 화면의 모니터가 맞이했다. 각각의 모니터에서는 현재 물류센터 현장의 실시간 상황을 담은 CCTV 영상과 화물의 보관 상태 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띈 화면이 플랫폼 솔루션의 구동화면이었다.

에스아이앤엘 물류센터의 스마트센터 현황실
에스아이앤엘 물류센터의 스마트센터 현황실

박 대표는 “이번 스마트 인증 심사 과정에서 에스아이앤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부분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한다”며 “그중에서도 국내 최초의 비철금속 원자재 이커머스 플랫폼인 ‘서린닷컴’과 연계한 비철금속 풀필먼트 솔루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모니터에서는 서린닷컴 플랫폼을 통해 비철금속 제품이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부터 운송, 재고관리 등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비철금속 제품별로 여유가 있는 경우와 부족한 경우가 즉각적으로 표시돼 더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박 대표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초기단계만 하더라도 비철금속의 특성상 일반 상품처럼 이커머스화한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서린닷컴이 국내 최초의 비철금속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현재 원활하게 전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센터 내에서는 비철 이외에 다양한 종류의 물량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센터 내에서는 비철 이외에 다양한 종류의 물량도 확인할 수 있었다

10초마다 위치 확인하는 실시간 화물 추적 시스템
현황실 모니터를 통해 확인한 서린닷컴 플랫폼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실시간으로 화물을 추적하는 시스템이었다. 마치 배달앱에서 주문했을 때 실시간으로 배달기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서린닷컴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창고운영을 위한 WMS와 배차관리 등을 위한 TMS 등이 결합되어 있다”며 “화물기사들이 화물을 상차한 후 화물기사용 앱 상에서 클릭하면 기사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GPS가 켜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GPS는 10초마다 기사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관리자에게 전달한다. 당연히 더 원활한 실시간 정보교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화물기사들을 위한 앱과 관리자를 위한 앱 역시 따로 구축되어 있다. 박 대표는 “스마트 인증을 획득한 물류센터 대부분은 택배 화물 등의 라스트마일을 중심으로 한 센터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B2B 위주의 퍼스트마일을 중심으로 한 물량을 위주로 하는 물류센터에서 스마트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에스아이앤엘의 스마트 인증 획득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앱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현장 근로자의 모습
앱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현장 근로자의 모습

센터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박 대표는 물류의 고도화에 대해서 그 끝이 없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그 고도화의 중심의 IT 등의 스마트 기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류의 역할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한 가운데 결국 기존의 엑셀 등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더 늘어날 물량을 빠르고 정확하게 보관,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며 “물류는 곧 디지털이고 디지털이 없는 물류는 향후 물류로 불리기 힘든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에스아이엔엘 물류센터는?

에스아이엔엘은 국내 비철금속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린상사의 자회사다. 서린상사의 서비스를 통하는 비철금속 물량의 대부분이 에스아이앤엘 인천 스마트 물류센터를 통하고 있다. 실제 에스아이앤엘 물류센터는 무거운 비철금속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1층 바닥 하중을 ㎡당 9.0톤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렇다고 에스아이앤엘 물류센터의 모든 부분을 비철금속 물량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층에는 비철금속과 함께 대형 LCD 모니터 등 일반 제품들이, 3층에는 보다 가벼운 중량의 물량들이 자리잡고 있다. 2층은 사무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스아이앤엘 스마트 물류센터의 핵심인 스마트센터 현황실도 바로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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