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약 2배 규모로 개최…미래 물류 신기술 총출동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에서 8일까지 4일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큰 관심 속에서 열렸다. 코로나의 영향이 점차 희미해져 가는 가운데 이전 2개년과 비교해 약 2배 이상의 규모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약 2,0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해 물류의 현재와 미래의 중심이 될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이번 CES 2023을 통해 보여진 물류의 핵심 트렌드는 크게 자율주행과 로봇, 그리고 지속가능성으로 정리된다. 

물류 스타트업들의 뜨거운 전장, ‘자율주행’ 
이번 행사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국내 물류 스타트업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들은 국제 물류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참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자율주행을 핵심 솔루션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행사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스타트업 마스오토(MarsAuto)와 뉴빌리티(NeuBility)다. 마스오토의 핵심 솔루션은 트럭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 ‘마스파일럿’이다. 시스템이 차량운행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레벨인 3단계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마스파일럿은 실제 지난 2020년부터 실제 화물운송 노선에 투입되며 그 효율성과 안정성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물류 배송용 로봇 ‘뉴비’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배송로봇이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반으로 운행되는 것에 비해 뉴비는 멀티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비전인식 라이다 센서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과 성능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자율적으로 장애물을 피하는 등의 운행이 가능해 현장에 적용했을 경우 실질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뷰런테크놀로지의 자율주행 솔루션도 이번 전시회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뷰런테크놀로지는 한 단계 더 진보한 자율주행 기술력과 함께 지난해 국내 콜드체인 기업인 팀프레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한 트럭 자율주행 배송과 관련된 솔루션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뷰런테크놀로지는 자체개발한 인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자율주행 솔루션인 ‘VueOne’과 지능형 교통체계 및 스마트 인프라를 위한 인지 솔루션 ‘VueTwo’를 통해 자율주행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뷰런테크놀로지의 자율주행 솔루션 
뷰런테크놀로지의 자율주행 솔루션 

물류로봇의 시대, 본격 개막을 선언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물류업무를 처리할 다양한 물류 로봇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역시 드론이다. 드론은 미래 라스트마일의 새로운 모빌리티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인 니나노컴퍼니는 무거운 화물을 옮길 수 있는 물류용 드론 모델을 선보였다. 꼬리 부분으로 착륙하는 테일시터 형식의 니나노컴퍼니 물류 드론은 운행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을 줄여 더 긴 비행이 가능하고 바람 등 외부저항에 강해 실제 배송에 적용하는 데 있어 유리한 모델이다. 일본의 미쓰비씨는 드론을 기반으로 한 물류 운용 관리 플랫폼 AnyMile을 선보였다. 드론을 통한 각종 화물의 배송을 스케줄링할 수 있도록 설계된 AnyMile은 기존 화주들과 물류기업들의 업무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드론과 함께 다양한 물류로봇들도 이번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몇몇 해외 기업들의 솔루션은 물류로봇 시대를 준비하는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독일의 저먼 바이오닉 시스템즈(German Bionic Systems)가 개발한 입는 로봇 솔루션은 물류센터에서 강도 높은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제품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솔루션은 인공지능과 딥러닝 시스템을 더해 근로자의 움직임을 파악, 작업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일본의 로봇 스타트업인 아이올러스 로보틱스(Aeolus Robotics)는 인간을 대신할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이오(Aeo)를 선보였다. 양팔이 달린 로봇 형태인 아이오는 배송 단계에서 사람을 완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물류로봇들과 차별점을 가진다. 로봇 자체에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이동 경로를 설정하는 아이오는 향후 배달 등 물류업계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어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먼 바이오닉 시스템즈의 입는 로봇 
저먼 바이오닉 시스템즈의 입는 로봇 
아이올러스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올러스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미래 물류를 위한 필수요건, 지속가능성 
전 산업에서 먼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물류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현대중공업이라는 이름에서 새롭게 간판을 바꾼 HD현대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이라는 이름의 비전을 발표했다. 무인‧친환경 선박 개발과 해상 운송망 최적화 등의 내용을 담은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HD현대는 향후 세계 최초로 무탄소 암모니아 연료로 추진되는 암모니아 운반선과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등 미래 에너지 운반선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물류 스타트업 윌로그는 자체 개발한 IT 기반의 제품단위 컨디션 모니터링 솔루션을 선보였다. 센서 디바이스 기술과 데이터 관리 플랫폼이 결합한 윌로그의 이 솔루션은 운송 중 적재 공간이나 운송 수단이 아닌, 제품 단위별로 상태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물류 전 운송 과정의 가시성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모인 데이터는 이후 분석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운송 품질의 향상이나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방안 등에 활용돼 효용성이 높다. 특히나 제품의 운송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이나 파손 등에 미리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불필요한 소비 비용이나 시간을 줄여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더 주목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CES2023 현장에서 발표에 나섰다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CES2023 현장에서 발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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