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국내 물류 산업의 기초 체력 키워야”

올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코로나를 비롯해 미-중 관계,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공급망은 붕괴되고 재편되는 과정을 다시 밟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재편되는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형인 한국SCM협회 회장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를 강조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서비스의 질의 높이고 신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한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우선해 국내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결성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기반이 되는 클러스터의 역할을 강화하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진형인 회장을 만나 글로벌 시장의 환경 변화와 물류‧SCM의 향후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나?
A. 세계는 더욱더 밀접해지고 있으며 대립과 협력이 선택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이는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또한 밀접도 증가로 인해 관계의 충돌이 심화되고 있으며 고립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도 글로벌 시장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내용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항상 있어 왔다. 확대되고 단절되는 과정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는 현상에 따른 작용, 반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기존의 공급망 재편과는 차이점은 있을 수 있다. 주체도 다르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현상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연결이 일어나고 연결이 잘되어있는 기업과 국가가 성장해간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장기적으로는 연결성의 증가로 갈 것이다. 역사적인 사례도 그러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이를 촉진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멀리보고 전략을 잘 세운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Q. 글로벌 시장의 변화가 물류산업에 어떤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는지?
A. 우리나라 경제와 물류, SCM도 세계적 경제, 기술발전의 추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잘 살피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연결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물류와 SCM 모두 연결성을 개선하는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최근 늘어나는 플랫폼 사업도 SCM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세계화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 질 것이며 통신과 교통 기술의 발전이 이에 속도를 더할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사례들이 많이 존재한다. 앞으로 시대적 변화는 기술의 변화가 주도할 것이며 인간은 기술을 잘 활용하고 기술과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에 따른 전문가 양성도 필요해질 것이다. 때문에 한국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하드웨어적인 측면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클러스터들을 잘 활용한다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데 있어 기초체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러스터는 다양한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특히 중소기업들의 많이 위치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또한 인력양성과 R&D 촉진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Q. 클러스터 활용방안을 이야기했는데 클러스터가 어떻게 국내 중소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나?
A. 마이클포터를 비롯한 많은 경영학자들은 GVC(Global Value Chain)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적극 설치하고 운영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제조‧유통 기업과 물류‧SCM기업이 협력 관계를 증대시킬 수 있는 장소이며 기업의 효용 창출 과정인 Value Chain의 효과적인 실현의 장이 될 수 있다. Value Chain상 각 기능은 효과적인 연결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데 관련 산업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 클러스터는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국가산업단지, 산업공단, 항만 배후부지, 자유무역지역, 임해지역, 경제자유구역 등 산업 클러스터와 유사하게 운영 될 수 있는 단지들을 가지고 있지만 효율적인 산업 클러스터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미 클러스터가 경제활동의 주축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내 클러스터와 산업단지들은 경쟁력이 있는 클러스터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국내 산업집적지 다수는 본격적인 형태의 클러스터로 발전하고 있지 못하거나 지나친 동질화와 고착으로 인해 새로운 성장 경로를 찾는데 실패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물류기능과 잘 연계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다할 물류 클러스터도 설치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조성되어 있는 클러스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중소기업들의 육성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Q. 클러스터를 중소기업의 육성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A. SCM은 소비자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증가하고 공급사슬 상의 복잡한 연결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한 실시간 대응은 물론 이를 예측하고 전망해야 하는 시장이다. 때문에 종래의 선적(Line)인 연결에서 네트워크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 SC상에서 지원기능을 포함한 복합적인 다양한 주체를 연결하고 있으며 데이터 공유, 실시간 협력이 가능한 연결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도 이제는 연결을 어떻게 잘하는가가 관건이 되는 Network Enterprise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연결은 클러스터를 통해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Value Chain상의 수직적인 연결을 넘어 금융, 인력, R&D, 제도적 지원 등 수평적 연결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클러스터는 효과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클러스터는 중소기업들에게 Value Chain상의 수직적인 연관을 맺는 타 기업은 물론 관련 단체들과 스스로 하기 힘든 효과적인 연계와 협력을 얻을 수 있다. 또 고객정보, 시장정보, 관련 산업 및 기업 정보들을 제공 받을 수 있어 전략 수입에 도움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의 클러스터 활성화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편입과 경쟁력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클러스터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앞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연결의 시대이고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 경제 활동에서도 기업과 고객, 즉 생산주체와 소비주체간의 연결을 SCM이 담당해야 한다. SCM담당자는 고객과 기업 활동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하고 관리해야 한다. Value Chain이 복잡해지는 SC Network시대에는 하나의 수직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과 지원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연결성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메트릭스 관계 설정, 클러스트 내의 모든 활동의 모니터링 등의 역할을 담당할 인력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전문 인력이 포함되어 있는 조직구성이 필요한데 이는 중앙, 지방 정부의 협력과 클러스터의 모든 관련기관, 단체가 참여하는 이사회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전문 인력, 즉 클러스터 매니저 양성을 포함, 클러스터 업그레이드를 위한 이니셔티브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클러스터 안에서 제조, 물류 기업 담당자와 소비자가 잘 연결되어 공동체로 실시간 협력이 이뤄지면 매우 이상적일 것이다. 민관이 협력해 물류와 SC의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 국가 경쟁력 강화방안, 클러스터의 SC Network 기능강화, 클러스터의 업그레이드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로 움직이는데 소프트웨어가 부가가치, 생산성 향성의 효과에 있어서는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앞으로 경제에서도 소프트웨어 경쟁이 더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대한 대응도 준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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