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1%대 중후반, 물가상승률 3% 중반이 대세

2023년은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악화될 전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2022년 하반기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통화긴축강화, 에너지문제, 중국의 부진 등으로 주요국의 경기가 동반 위축되면서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횐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의 경제 성장률은 1.7%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향후 국내 경제는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잠재수준을 하회하는 성장흐름이 이어지겠으며 2023년 하반기 이후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점차 완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3.6%로 예상됐다. 경기둔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부담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지난 전망 수준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경상수지는 280억 달러로 GDP대비 흑자비율은 1%중반이 될 것으로 봤다. 국내외에서 발행된 다양한 전망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내 경기와 글로벌 경기 전망을 짚어봤다.

경제성장률, 대부분 1%대 중후반 예상
대다수의 경제전망보고서에서 2023년은 1%대 중후반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이야기한 한국은행은 1.7%, 삼성증권이 지난해 11월 발행한 ‘2023년 글로벌 경제전망’보고서는 1.6%를 예측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2022년 10월에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 시장 전망’에서는 1.8%로 예측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이 2022년 경제주평으로 통해 발표한 경제성장률은 2.2%였로 타 보고서에 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예측 했다.

출처  한국은행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민간소비가 펜트업(Pent-up effect,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금리상승, 구매력 저하 등으로 그 속도가 차츰 완만해질 전망이며 설비투자 또한 높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신규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을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둔화, SOC 예산 감소로 부진할 전망이며 상품 수출은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기다가 하반기 이후 중국 및 IT 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기존 전망을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주로 수출과 투자둔화에서 기인하는데 2023년 한국 수출은 글로벌 상품 수요의 부진 속에 주력 품목인 반도체 부진이 심화되고 수출 경기에 동행하는 경향이 높은 설비투자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투자의 부진이 불가피하며 펜데믹 이후 늘어난 정부 부채로 인해 재정지출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1% 중반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민간소비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 한국의 내구재 소비는 장기추세를 상회하고 있으나 서비스는 여전히 장기추세를 하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 상품 소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서비스의 소비가 성장과 고용의 둔화를 완화시킬 전망이다. 다만 한국의 가계 부채 규모가 크고,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금리인상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022년 하반기에는 소비 증가율도 낮아질 것이며 이로 인해 수출 감소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2023년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겠지만 소비 증가율 둔화로 회복 속도는 매우 점진적일 전망이다.

출처 하나금융연구소
출처 하나금융연구소

1.8%의 성장률을 전망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리오프닝 효과의 소멸 속에 고물가·고금리여파, 경제심리 부진 등으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글로벌 통화 긴축 강화와 해외수요 위축 등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도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고물가와 성장부진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 대내외 정책 불확실 등에 의한 변동성 위험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기관에 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예측한 현대경제연구원은 2023년 한국 경제는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으로 국내 순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둔화세는 하반기부터 개선되는 상저하고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는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과 고물가 현상으로 소비여력이 축소되면서 소비의 증가세는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회복지연 현상이 연중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건설투자는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설비투자 역시 제한적이기는 하나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수출은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 예상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이 3.6%로 가장 높게 예측한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이 3%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예측했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동일하게 3.5%로 예측했다.

출처 한국은행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그간 누적된 비용측 인상압력이 상승률 둔화폭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상방 리스크로는 원자재 가격반등,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 원/달러 환율 재급등, 전기·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폭 확대가 있으며 하방리스크로는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원자재가격 하락세 심화, 공공요금 인상억제가 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외 경기둔화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 완화가 기대되고 있으며 2022년 중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던 만큼 역기저 효과로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심화, 주요 산유국 감산에 따른 유가상승, 환율 상승세 지속에 따르는 수출입 물가 상승 부담 등의 리스크도 상존해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2022년 5.2%보다 낮아진 3.5%로 예상했는데 이는 성장 둔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전반적으로 물가 압력이 낮아지지만 교통, 가공식품, 전기, 가스 등에서 누적된 원가 부담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물가 하락세는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은 거의 대부분 미국의 금융여건 변화에 좌우되고 있어 2023년 1분기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 되면 원화는 완만하게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하나금융연구소
출처 하나금융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또한 삼성증권과 같이 3.5%로 예측했다. 원자재·곡물 가격 안정, 국내 경기 하방압력 증대,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 發 원자재 수급불안 속 가공식품·서비스 가격의 하방 경직성 등으로 둔화 속도는 상당히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상승으로 인한 파급효과 역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기대 물가 불안, 임금 상승에 따른 악순환 발생 위험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300억 달러 내외 될 듯
경상수지 전망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280억 달러를 예측했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300억 달러를 예상했다. 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은 510억 달러를 예상해 다른 기관과의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2023년 서비스 수지가 악화되지만 상품 수지를 중심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수지는 2023년 하반기 이후 부출 부진이 완화되고 수입 감소로 흑자폭이 다시 확대 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서비스 수지는 여행·운송수지를 중심으로 팬데믹 호조요인이 약화되면서 적자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022년 해외증권투자 축소 등으로 흑자폭이 줄어든데 이어 2023년 배당수입이 감소하겠지만 이자수입이 늘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글로벌 금융여건 긴축으로 세계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이 둔화되고 국내 수출 경기 역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외 수요 위축과 더불어 주력 수출품목들의 단가하락도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망 재편, 대중 수출여건 악화 등 구조적인 요인들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무역수지는 원자재 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며 수출 둔화의 영향으로 회복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도 수출 부진과 서비스 수지 악화 등으로 흑자폭은 소폭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상수지에 대해 흑자 규모가 2022년 대비 확대될 전망이라는 예측이다. 2023년 경상수지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수입 단가 하락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면서 2022년 대비 흑자 규모가 개선될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다른 글로벌 공급망 경색 현상 심화 등 리스크 요인의 방향에 따라 상품수지 개선폭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출입국 관련 방역지침 완화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폭 학대가능성이 경상수지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 수출 전망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년 수출입평가 및 2023년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3대 수출 품목 중 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선박, 무선통신기기의 5개 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개 품목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선박으로 전년동기 27.4%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22년 선박이 26.8%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2021년 수준으로의 회귀로 보인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디스플레이는 지속적인 수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무선통신기기는 2022년 6.3%감소한 가운데 2%정도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감소가 가장 뚜렷한 품목은 반도체로 15%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철강도 높은 수준으로 하락이 예상된다. 나머지 품목들은 5%내외의 수출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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