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효율 높이고 물동량 확대 나서…‘단기적 관점 아닌 장기적 관점 필요’

국토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수송수단별 국내 화물수송 분담률에서 철도 비중은 t·㎞ 기준, 4.4%를 기록했다. 이처럼 낮은 분담률에 코로나19 이전 철도 물류사업은 인프라 투자 부족 등으로 연간 2천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레일의 주요 만성적인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정부와 코레일은 철도 수송분담률을 높여 만성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전 세계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친환경물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를 보는 물류계는 정부와 코레일의 움직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장대화물열차 시험 운행 시작…‘물류 경쟁력 강화 나서’
코레일은 지난 7월, 국내에서 최초로 KTX-1(20칸, 388m) 열차의 두 배에 달하는 전체 길이 777m의 ‘장대화물열차’가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출발해 부산신항역에 안전하게 도착, 시운전에 성공했다.

이번 영업 시운전은 전기기관차 2대가 컨테이너 화차 50칸을 여러 영업열차가 운행하는 경부선 선로에서 운행했다. 실제 영업운행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컨테이너에는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수출용 화물을 실어 실제 운행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 진행됐다.

코레일은 장대화물열차가 도입되면 철도의 대량 수송과 효율성 등 장점이 강화돼 코레일 물류 수익의 획기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장대화물열차와 스마트 모빌리티를 통해 수송분담률을 높여 물류 경쟁력 및 친환경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레일은 이번 시험운행 열차에 설치된 ‘열차충격 측정장비’로 충격측정과 제동시험, 절연구간 통과시험 등 결과분석을 통해 ’23년 상반기 정기 운행을 목표로 보완점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장대화물열차는 철도물류의 만성적자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경영혁신 아이템으로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철도물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선입환, 총괄무선제어시스템 도입 등 안전한 스마트 철도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통한 경영혁신 및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 또한 이는 대륙철도시대에 국제철도물류로 세상을 연결하는 코레일의 미래다”고 밝혔다.

머스크와 ‘인터모달’ 운송 체계 구축 나서
코레일은 한국 머스크와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철도를 통한 화물 수송 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중장기적으로 국제 철도시대를 대비한 해륙 복합운송체계를 만드는데 힘을 모은다.

코레일은 △철도인프라 활용 협조 △안정적 수송체계 구축 △철도수송량 증대를 통한 탄소 저감에 협력한다. 한국 머스크는 △화물수송에서 철도화물 확대 △국제적 해륙 운송망 활용 △탄소 저감을 통한 지속가능한 운송체계 등을 갖춘다.

특히 향후 철도와 선박 간에 화물수송이 바로 연결되는 ‘인터모달(Inter-modal) 원스톱 운송체계’를 구축해 철도화물 수송분담률을 높이고 저탄소 물류 교통체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덤 파머 한국 머스크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으로 고객에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40년 탄소제로 달성을 위해 코레일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선 코레일 물류사업본부장은 “두 기관의 물류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철도화물 수송량 확대에 힘쓰겠다”며 “장대화물열차 도입 등 물류혁신을 통해 경영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물류업계 환영 속 운임상승, 안전운임제 등이 변수
코레일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관련 물류업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물동량에 대해 철도물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 플레이어들에게는 화물차 이외의 선택지는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이라며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코레일이 목표로 하는 물동량, 수익성 개선은 쉽게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와 코레일이 관심과 투자를 이어가야만 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화물의 ‘정시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앞으로는 친환경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기업이 사업을 전개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철도물류의 강점인 정시성과 친환경 경영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철도에 관심을 두는 업계 관계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철도물류 수송분담률 확대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최근 철도물류 운임 역시 경유가 인상 등으로 인해 상승했다”며 “철도물류 역시 운임이 상승하면 기업의 관심은 식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철도는 체계적인 일정과 정시성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제조 및 물류 현장은 변수의 연속이라며 일정 수준의 전환은 일어나겠지만 급격한 확대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전운임제’가 철도물류 확대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운수사 관계자는 “안전운임 시행 이전에는 의왕ICD 관련 셔틀 운수사와 운전자들을 오랜 적자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수익성이 개선돼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운임제가 폐지되면 셔틀 운전자를 구하기 힘들거나 다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며 안전운임제 존폐 및 운임 현실화가 철도물류 활성화에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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