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시장과 물류산업이 크게 성장하자 덩달아 주문량도 크게 늘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연간 택배 물동량은 2019년 27억 개, 2020년 33억 개, 2021년에는 무려 36억 개를 넘겼다. 

지난 10년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13~14% 정도의 일정 수준으로 성장해 다음해 예측이 가능했다. 2020년에는 전자상거래 주문량이 30% 이상 증가했다. 일부 상품은 그 증가율이 1000%에 달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기준으로 주문량 예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류 설비 투자 면에서도 막대한 시설 투자금액 대비 얼마나 효율성을 낼 수 있을지 기업들의 고민거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초기 투자 비용의 부담을 제거하면서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형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요구됐던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도 서비스형 모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형 모델은 초기 투자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공급자에게는 지속적이며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한다는 이점이 있다. 나아가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외부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탄력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서비스형 모델이 인기를 얻는 요인이다. 서비스형 모델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산업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로봇 구독 서비스(Robot as a Service·RaaS)는 몇 년 전부터 로봇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사업모델이다. 고객들은 거액을 한꺼번에 지불하고 로봇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일정액을 내고 로봇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러한 점은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대·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로봇 업체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주며 고객사는 도입 예산과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수단으로 RaaS를 활용하는 추세다.

미국 ABI 리서치社에 따르면, 글로벌 RaaS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2억 달러에서 연평균 66% 성장, 2026년에는 34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에서는 DX 전문기업 LG CNS가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물류 고객 경험 혁신에 나섰다. LG CNS의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는 물류 로봇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구독해서 사용하는 사업모델이다. 기존에 물류 로봇이 필요한 이커머스, 유통·제조 기업들은 물류 로봇을 구입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한 번에 지출했다. LG CNS의 ‘물류 로봇 구독 서비스’는 이 같은 초기 고비용에 대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한다. 고객은 계약 기간 동안 분기 또는 연 구독료로 분할해 지불하면 된다.

LG CNS는 다양한 물류 자동화 로봇을 구독형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물류 자동화 로봇에는 △상품 보관, 적재, 이동 모두 가능한 큐브 형태의 물류 자동화 로봇 ‘오토스토어’, △AI로 상품의 특성을 파악해 정확하게 집어 나르는 ‘AI피킹로봇’, △고정된 경로에서 반복적으로 상품을 운반할 때 적합한 ‘무인 운송 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 △센서로 주변을 감지해 스스로 경로를 찾아 상품을 운반, 적재하는 ‘자율주행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 등이 있다.

LG CNS 물류 구독 서비스 (오토스토어 & AI피킹로봇 & AI분류로봇)
LG CNS 물류 구독 서비스 (오토스토어 & AI피킹로봇 & AI분류로봇)

고객은 물류센터 크기와 용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거리 즉시 배송이 핵심인 중소형 도심 물류 센터(MFC; Micro Fulfillment Center) 운영 고객은 공간 효율성이 높은 물류 자동화 로봇 오토스토어를 구독하면 효과적이다. 오토스토어는 한정된 공간에 기존보다 4배 이상 많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으며, 작업 효율도 2배 이상 향상된다.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고객의 경우 여러 물류 자동화 로봇을 함께 구독하면 유용하다. 포장된 상품을 배송지별로 분류하는 물류 집하 구역에서는 AI피킹로봇, AI분류로봇 등을 활용할 수 있다. AI피킹로봇은 카메라가 찍은 2D/3D 이미지를 AI로 상품의 크기, 수량, 상태 등을 분석해 최적의 좌표를 찾아 정확히 집어 나른다. 

무인 운송 로봇 일종인 AI분류로봇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로 위치를 파악해 이동하고, 행선지인 슈트(Chute, 미끄럼틀)에 상품을 분류한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는 특정 시기에는 물류 처리 향상을 위한 로봇 추가 대여도 가능하다. 향후 자율주행로봇도 구독할 수 있다. 또한 LG CNS가 구현한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누구나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솔루션 구현이 가능하다.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의 물류센터 제어 시스템도 구독 모델로 서비스한다. 고객은 지정된 IP(Internet Protocol)에서 클라우드에 접속해 AI, IoT 등 LG CNS의 DX 기술로 수집한 상품 이동 동선, 이동 횟수, 상품 처리량 등의 물류 데이터를 모니터링, 분석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 출고 성능을 향상하고, 로봇 운영을 최적화한다.

LG CNS 디지털 트윈
LG CNS 디지털 트윈

로봇기술 시장은 고령화, 생산성 향상 등 경제·사회적 현안 해소에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 임금에 민감한 산업에서 로봇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면서 그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로봇에는 인공지능 기술, 물류센터 관련 소프트웨어, 라이다 센서, 카메라 등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개발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물류 로봇 분야는 상품 분류부터 진열대 상품 픽업, 포장, 최종 출하에 이르기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류로봇 도입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초기 구입비용 부담이 RaaS 모델로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물류창고 RaaS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삼아 경쟁의 핵심 도구로 사용해 경쟁우위 선점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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