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 / 박재길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부산사무소 부장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을 비롯해 울산, 경남은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 전초기지로 경제성장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해왔다. 부울경 지역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세계 5대 항만으로 성장한 부산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정적인 배후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하던 부울경 지역은 최근 부산 신항개발과 가덕도신공항 건설, 새벽배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시장 확대, 해외 직구 증가 등이 맞물려 다시 한번 물류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JLL은 지난 3월, 영남권 물류 부동산 시장을 선제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부산사무소를 개소하고 관련 지역 보고서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 박재길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부산사무소 부장과 부산에서 부울경 지역의 물류 부동산의 현재와 미래, 하반기 국내 물류 부동산 시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 / 박재길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부산사무소 부장
 ▲ 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 / 박재길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부산사무소 부장

부산 신항, 풍부한 산업 기반해 물류 부동산 요구 확대
JLL 부산사무소를 이끄는 박재길 부장은 대기업, 중견 물류기업 등 다양한 물류 운영 경험을 보유한 물류 전문가로 부산사무소의 업무 세팅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박재길 부장은 “물류업계에 발을 담근 이후 경력의 대부분을 부울경 지역에서 쌓았다”며 지난 3개월간 JLL이 부울경 지역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한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박재길 부장은 오랜 경험과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현재 부울경 물류 부동산 지역은 수도권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울경 지역은 약 800만명의 배후 소비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물류 인프라의 개발과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부산 신항만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부산 신항만은 2시간 이내에 세계 1위의 조선산업과 자동차 및 부품사, 항공산업 등 한국 제조산업을 선도하는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다”며 부산 신항만 2-5, 2-6 서컨테이너터미널 완공, 2031년 부산 신항만 1단계 개발, 가덕도 신공항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면 해상과 육상, 철도, 항공의 4개 운송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인프라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산업 기반과 인프라를 요구하는 수요처가 물류 부동산 성장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울경 지역의 물류사와 고객사, 투자사 모두 큰 기대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부울경 메가시티 등도 부산신항 배후 물류단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 신항은 배후부지 개발, 스마트 자동화 항만, LNG벙커링 터미널, 수리조선단지 등을 구축해 2040년 물동량 기준 세계 3위, 연간 3,700만 TEU를 처리할 수 있는 항만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해 세계적인 씨앤에어(Sea&Air) 복합 물류 메카로 성장할 계획이다.

 ▲ 박재길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부산사무소 부장
 ▲ 박재길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부산사무소 부장

부울경 지역, 신선배송 확대에 신규 물류센터 공급 가속
지금까지 부울경 지역의 물류 부동산 시장은 부산항을 활용한 수출입 화물 유통과 중소형 전자 상거래 업체를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에 비해 현저히 낮은 규모의 물류센터가 공급됐다.

우정하 본부장은 이에 “오랜 기간 낮은 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은 부울경 지역의 공급과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부울경 지역은 식품배송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공급 또한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우 본부장은 “20년 이상 노후화되고 연면적 5,000평 이상, 10,000평 이하의 센터가 155개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 상황은 부울경 지역 물류센터의 대형화, 현대화된 신규 물류센터 공급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 SSG 등 이커머스를 기업을 중심으로 양산, 김해, 창원 진해구(두동), 기장, 울산 등을 중심으로 유통형 물류센터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부터 신규 물류센터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부산 지역의 저온 물류센터들은 부산항으로 입항된 수입 식품류를 보세통관 전 보관하는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대부분 2010년 이전에 준공된 센터들이다. 이중 약 41%가 준공 후 31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박재길 부장은 저온 물류센터와 관련해 “부울경 지역의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와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며 특히 양산 지역의 저온 물류센터가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JLL은 이 같은 부울경 지역의 높은 성장성에 부산사무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우정하 본부장은 “JLL은 물류 부동산 시장의 선두를 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부울경 물류 부동산 시장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가 계속 바뀌어 가고 있다”며 JLL 물류 산업자산 서비스팀은 단순한 인력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내실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
▲ 우정하 JLL 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본부장

“하반기, 물류센터 공급과 매각 다소 ‘약세’ 전망돼”
지난 몇 년간 저금리,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 등으로 물류 부동산 시장은 물론 모든 자산시장이 호황을 이어왔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붕괴 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자이언트 스텝 등은 자산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물류 부동산 시장 또한 이 같은 상황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우정하 JLL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물류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저온 물류센터 공급의 과잉이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저온 물류센터들이 경쟁적으로 공급됐다”며 하지만 시장 예상과 달리 신선식품의 임차 수요는 공급량은 받쳐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시장 참여자들 전반에 과공급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전파돼 최근에는 저온 물류센터의 신규 공급은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공사 중인 물류센터들의 공급 시점이 다소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다양한 이유로 공사 자재비의 상승뿐만 아니라 조달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각종 파업들로 인해 대부분 당초 목표했던 완공 시점보다 최소 1~2개월가량의 추가 공사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입주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임차인뿐만 아니라 약정된 시점에 인도해야 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준공 시점 지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하반기 물류 부동산 시장은 물류센터 공급과 매각은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하게 인상된 공사비 수준이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며 개발을 위한 조달 금리 상승 또한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온 Cap Rate의 상승 또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빠른 속도로 신규 공급 물류센터들을 선점해 왔던 이커머스 산업군이 다소 숨 고르기를 하는 신호가 보인다며 공실 선점을 위한 경쟁의 둔화가 신규 공급된 물류센터들의 임대 속도 저하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화재 관련 강화로 인해 글라스울 패널 등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물류센터를 선호할 경우 물류센터 입지 요소와 더불어 물류센터의 물건별 등급화 및 임대료 차등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정하 본부장은 “ESG 경영을 위한 내부 기준 강화 등 물류 부동산 투자와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들이 이어질 수 있다”며 관련 플레이어들은 전문가들과 함께 다각도로 현재는 물론 미래에 대한 논의가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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