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해도 물류 경쟁력은 결국 사람”

지난해 10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끝을 향해가고 있는 시점에 경기도 안성에 WGL이라는 패션 3PL기업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 회사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한성 대표는 1993년 이랜드에서 패션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다양한 패션기업의 물류센터장으로 현업에서 운영에 대한 경력을 이어온 대표적인 패션물류 현장의 산 증인이다. 그는 현장의 능력을 인정받아 세정, 톰보이, 아이올리, 위비스를 거쳐 WGL의 초대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제 10개월 정도 운영한 신생기업이지만 인력 구성은 그 어떤 패션물류기업에 뒤지지 않은 전문 인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김한성 대표는 “결국 패션물류에서 사람이 그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WGL물류센터에서 그를 만나 그간의 과정과 그의 생각에 대해 들어봤다.

패션전문 3PL기업 WGL의 장점은 ‘확장성’
WGL은 원래 2022년 1월 1일 패션기업인 위비스의 분사형태로 법인 설립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빠른 2021년 10월 1일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참여하는 기업의 범위가 넓어졌다. 김한성 대표는 “WGL의 설립은 위비스와 로지스밸리가 5: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 이제 10개월 정도 지난 신생법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반은 WGL의 성장속도를 높여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위비스의 자회사 형태로 9개월 정도 운영됐다가 분리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물동량이 있었고 참여한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WGL의 법인이 생기고 대표이사로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초기 설비에 대한 비용이 상당히 많이 필요했는데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개인 입장에서나 WGL 입장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패션기업과 물류기업의 공동투자를 통해 패션물류의 첫발을 들인 WGL은 기존에 보기 어려운 구성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이러한 구성은 향후 WGL이 설정한 목표를 이뤄가는데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것이 김한성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WGL의 기본적인 방향은 패션 전문 3PL기업이다”라며 “현재 패션물류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WGL은 상당히 좋은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패션물류회사가 단순히 패션기업의 자회사 분사 형태가 많아 확장성에서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는 “패션기업의 자회사는 영업을 하는데 있어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 다른 패션기업들이 경쟁사에게 물류를 맡기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WGL은 단순히 패션기업의 자회사의 분사 기업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확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현재 WGL의 지분 구조가 시장의 확장은 물론 투자 여력 또한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패션 3PL기업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확장성을 활용한 성장을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키우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WGL의 확장성은 사람만 준비되면 엄청난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물류의 핵심
한명의 전문가를 키우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은 상당하다. 또 그렇게 키워진 전문가가 그 기업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을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준비시키는데 있어서도 자신감을 보인다. 그의 목표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회가 있어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핵심 인원들이 없으면 못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에 대한 자신감은 현재의 인력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현재 수장을 맡고 있는 김한성 대표 스스로가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가이며 함께하고 있는 핵심 직원들도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사람들이 주축이기 때문이다. 그는 “패션물류 운영에 대해 A부터 시작해서 운영을 함께 해오며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기업이 WGL”이라며 “현재의 WGL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위비스의 광주센터에서 그대로 옮겨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력의 유출 없이 사람을 키워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 같다”며 “같이 하는 사람들의 역할을 만들어주고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환경이나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책임과 권한을 주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것. 특히 주목되는 것은 사람을 키우되 자신의 아래 두지 않고 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데도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그는 “첫 직장인 이랜드에서부터 이런 마음이 계속 있었다. 당시 아르바이트로 만났지만 성장시켜서 센터장을 할수 있다면 그 자리를 만들어서 내보냈다”며 “지금도 그러한 마음은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패션물류시장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충분히 경쟁력만 있다면 사람을 키워내고 그 사람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후배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자리를 마련할 것이냐”라며 “자리를 만드는 것은 브랜드 별로 하거나 거점 별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는 거점 별로 하는 것을 기본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자신 스스로가 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선배 센터장을 보면 마무리가 항상 좋지는 않았다. 특히 패션분야가 그런 것 같다”며 “내가 센터장으로 성공하고 대표이사에도 오르는 모습이 좋은 선례가 돼서 후배들에게 길을 제시해준다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패션물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
그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에 대해 그 누구보다 진심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은 돈일 수도 있지만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며 “돈의 문제보다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비전을 제시하고 이루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그는 “인사도 내가 먼저 크게 한다. 그래야 소속감이 생긴다”며 “물류는 이러한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이야기도 하고 직원들의 이야기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물류 현장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은 함께 간다는 생각이 없다면 너무 힘들어진다”고 그간의 경험을 전했다. 그는 패션물류에 있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에 따라 그 기업의 경쟁력이 좌우 된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그는 항상 ‘센터는 금고이고 상품은 현금이다’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강조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취급하는 물건의 가치를 알고 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며 “만일 누군가 물류센터의 물건을 훔치려고 생각하면 막는 것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스템으로 막아도 사람이 마음먹고 하면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결국 사람으로 연결된다.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라며 “함께하는 직원들이 적어도 나와 생각을 나누고 오랜 시간 함께 해 왔다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WGL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류가 패션 브랜드의 생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대해야 한다”며 “이러한 사람들이 현재 WGL의 자산이며 이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선한 영향력을 갖춘 WGL이 목표
김한성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도 거창한 숫자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는 돈을 쫓기보다는 사람을 키워가고 자리를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기업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가시화 되어 있는 계획은 광주 오포센터를 준비하는 것과 향후 앞으로 영업을 어떻게 해갈 것이냐 정도”라며 “그보다는 후배들을 키우고 좋은 자리를 마련해 CEO 10명을 세우는 것이 더 큰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WGL이 가지고 있는 선한영향력을 통해 업계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패션물류시장에서 WGL하면 사람들이 선하고 일을 잘하고 정도를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WGL과 하루를 일해도 보람된다는 생각을 상대방이 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베푸는 삶을 꿈꾼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꿈이 한의사였다. 어느 순간 한의사를 꿈꿨던 것이 혼자 잘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남에게 뭔가를 베풀면서 살고 싶어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꼭 한의사가 아니더라도 나의 삶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치료 받을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사회 복지 사업도 준비 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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