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주년 맞은 농협물류, DT로 농협물류에 새로운 DNA를 심을 것”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농협물류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다양한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농협물류의 생각이다. 지난해 임관빈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시작됐다. 임관빈 대표는 디지털 전환(DT : Digital Transformation)을 핵심 포인트로 잡고 있다. 농협물류가 가지고 있는 특성상 방대한 데이터들이 모이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AI를 비롯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양질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989년 농협중앙회 공채 31기로 입사한 임관빈 대표는 입사 후 금융부문에서 10년 근무한 것을 제외한 24년 동안 농협의 경제사업 분야에서만 근무한 유통·물류의 전문가이다. 특히 하나로마트 사업과 관련한 상품관리와 물류시스템 구축을 주도했고 연간 10조 원이 넘는 사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1일 농협물류의 대표로 취임한 그는 1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농협물류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해를 기점으로 농업인이 생산한 소중한 농산물을 고객에게 안전하고 신선하게 공급하고자 콜드체인시스템을 확립하고 차세대 디지털 물류시스템 도입, 자체 물류 인프라 확대를 통해 농축산물 전문 종합물류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립 18주년이었던 지난 7일 그를 만나 농협물류의 변화상과 비전을 들어봤다.

다양한 품목·서비스 제공하는 농협물류, 핵심은 ‘적기배송’
농협물류는 농업인의 영농과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적기에 효율적으로 배송하고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물류효율화를 통해 농업 발전과 농업인 실익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2004년 설립됐다. 현재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범 농협 계열사와 전국 농축협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외부 기업의 3PL, 국제물류, 택배사업, 금융 물류들을 수행하고 있다. 농협물류의 대표적인 사업은 ▲전국 2,200여개 하나로마트 대상 농산물, 저온식품, 생활물자 등의 공급 ▲농업인 영농자재, 사료, 비료, 유류 공급물류 ▲농협은행과 농·축협 신용사업장의 종합 금융물류 서비스 ▲출하산지 농산물의 공동물류 및 농협택배 사업 ▲공공기관, 대형기업의 3PL 물류대행 및 국제물류 등의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임관빈 대표는 “농협물류는 다양한 품목과 형태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으로 디지털 물류체계 구축을 통해 수·배송, 창고관리, 재고관리, 차량관제 등의 모든 물류영역에서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여 화주사 및 협력사에 대한 정보제공 등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하고 복잡한 농협물류의 물류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임대표는 “장소 및 시기에 맞는 원활한 적기 배송”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물류회사와 달리 농협물류는 농업과 농업인에 관련된 물류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생활과 영농에 필요한 물자수송과 산지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배송, 상하역 등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임 대표는 “농산물은 계절성이 강하기 때문에 파종과 생산에 관련된 농자재 유통물류에서 적기배송이 매우 중요하다”며 “적절한 적기 배송을 위해서는 사전에 물량과 시기를 예측하고, 사전에 준비하여 대응하는 선제적인 조치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선제적인 예측을 통해 수요가 집중되는 영농 수확기철에는 차량수배 및 인력충원 등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한 물류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기배송을 위해 디지털 전환은 필수
농협물류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적기 배송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임관빈 대표는 농협물류에 취임해서 사업별로 축적되는 데이터에 주목했다. 그는 농협물류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사업별로 상품을 취급하면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통해 수요 예측이 가능해진다면 농협물류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농협물류는 범 농협의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수행하다 보니 수많은 데이터가 매일매일 축적되고 있어 어찌 보면 데이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AI, 빅데이터, IoT, 로봇자동화 등 물류관련 IT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급변하는 물류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관행화된 물류운영 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선진화된 스마트물류 체계 전환을 위한 디지털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업별로 생성되는 빅데이터 관리를 통해 표준화되고 유의미한 자료를 추출하여 머신러닝 등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물류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Needs)을 뛰어넘어 고객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Wants)되는 욕구를 선제적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디지털 전환은 내부 관리 효율화는 물론 범 농협 경제사업장의 물류서비스 수준 제고, 최근 급등하고 있는 물류비의 효과적인 절감 등을 가능하게 하는 Key-Point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관빈 대표는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위해 조직을 신설하고 IT직군 신규 직원 채용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외부 위탁이 아닌 내재화를 택했다는 점이다. 그는 “자체 전산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IT 운영 전문 역량을 확보해 디지털 환경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혁신마인드를 전 직원이 공유하기 위해 각 팀별로 ‘애자일 및 빅데이터’ 활용방안 과제를 도출하여 발표하는 등 현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 해오고 있으며, 아마존 등 국내외 선진 사례를 활용하려는 학습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디지털 전환의 DNA를 임직원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에게 심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관련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머신러닝 프로그램인 ‘AI 오랜지’ 활용 실습을 진행했다. 임 대표는 “직접 데이터를 학습 시켜 결과를 예측해내는 기법을 통해 현업에서의 실제 적용과 응용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만족해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수기 관리의 전산화와 선진 프로그램 도입, 외부 위탁교육 및 애자일 조직문화 구현을 통해 내부 인력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큰 성과는 아니지만 가시적인 성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농협물류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국 14개 물류센터에 대한 차세대 창고관리시스템 구축, 하나로마트 빠른배송 솔루션 자체개발, 농산물 산지공동물류 표준화 정보시스템 구축 등이 농협물류 디지털 혁신의 가시적인 성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H사와 협업을 통해 진행했던 농협택배의 변화도 이러한 성과중에 하나이다. 농협물류는 농협택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단순 접수 기능을 탈피한 복합형 시스템을 구축해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시스템으로 변환해가고 있다. 임 대표는 “복수의 택배사와 고객사의 정보시스템과 연동 가능한 플랫폼 개발을 통해 택배사 접수·배송 정보의 인터페이스와 고객사 주문관리시스템 호환이 가능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며 “현재 복수의 택배 기업과 시범운영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웹·모바일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이용고객과 취급점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며 “관련 추진사항으로는 온·오프라인의 접수정보 연동과 온라인 예약접수 기능 개선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프라 확충을 통한 물류 효율성 개선 나서
농협물류는 디지털 전환과 함께 인프라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횡성 저온 센터를 개설하고 4월에는 자산형 물류센터인 포천물류센터의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임 대표는 “횡성저온센터를 통해 영동권역의 저온가공과 농산물 물류 효율화를 실현했으며 포천물류센터를 통해 수도권 북부권역 배송처와 생활물자 취급 물량을 확대하고 권역 이관을 통한 안정적인 물류관리 효율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경기지역 생활물자 공급체계 효율화에 대한 필요성 제기와 자체물류센터 확보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확대로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인프라 확장의 의미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지난 1월에는 익산클러스터 내 농식품 원료중계공급센터의 위탁운영권을 확보해 식품기업과 농업이 상생하는 원료 중계 공급체계도 구축 중에 있다. 또한 하나로마트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빠른배송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해 효율성을 높였다. 그는 “QR코드/키오스크를 활용한 고객주문 접수부터 배송알림까지 원스탑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제공해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마트담당자의 관리 업무 부담은 낮췄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앞으로도 인프라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농협경제지주와 협력하여 자본금 증자를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주요 거점에 물류센터를 확보하여 운영할 계획”이라며 “2025년도에는 양재동에 물류센터를 신축하여 본사 이전과 더불어 상온 및 저온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30년 종합물류기업 Top 10진입 목표 밝혀
물류환경은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트랜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강화, 지속되는 물류원가 상승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관빈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디지털 물류역량강화, 외부사업육성, 계통물류 서비스제고, 사업 동반자와의 상생 발전을 꼽았다. 그는 “향후 농협물류는 변화와 도전을 통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농협물류를 2030년 국내 종합물류기업 Top 10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외부 물량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농협물류는 범 농협 중심으로 움직이는 형태가 강했다. 전체 처리 물동량도 7:3 정도로 범 농협의 물량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밸런스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는 “물동량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종합물류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 하는 것”이라며 “디지털혁신을 이끄는 종합물류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전문 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전국 거점의 물류센터 인프라를 확대하여 변화에 대응하는 든든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농협물류 창립 18주년을 맞아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중심의 경영 관리를 통해 고객에 대한 물류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창의·열정·혁신의 사훈을 되새기며 대표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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