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물류인이 글로 전하는 진심, “그 간의 경험 후배들과 나누고 싶어...”

1986년 평범한 사원으로 동방에 발을 들인 후 2019년 동방그룹의 모기업인 동방의 대표이사까지 오른 성경민 前 대표가 지난 36년을 정리한 자전적 에세이 ‘物流 외길, 도전과 열정으로’를 출간했다. 그는 책을 통해 물류인으로 지내온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는 책을 통해 대표이사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승진에 대한 목마름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전한다. 현재 대표 자리에서 한발 물러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성경민 前 대표를 만나 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와 지금도 현장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심을 들어봤다.

글을 통해 후배들과 공감하고 싶어
살아온 삶에 대한 흔적을 글로 남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개인적인 글인 일기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글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성경민 前 대표는 36년간 현장과 본사를 오가며 겪었던 일을 한편의 책으로 펴냈다. 성경민 前 대표가 책을 펴낸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부족하다고 생각되지만 그간의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물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대표님들을 많이 봐왔지만 그간의 경험을 남기시는 경우를 많이 못봤다”면서 “지식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종합물류회사인 동방에서 근무한 경험을 통해 물류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후배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동방은 3PL, 해운, 항만하역, 국내 운송, 중량물 해외 Door to Door서비스 등 전 분야에 걸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동방에서 36년이란 시간은 성경민 前 대표에게 다양한 물류분야의 경험을 만들어줬고 이를 말로 전달하기보다는 책으로 남기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이번 에세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시절 생각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79년부터 일기를 쓰면서 사회생활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자서전을 쓰겠다는 다짐을 실천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설명 했다.

물류는 본사와 현장 미션 달라, 지속적 현장 경험 필수
동방이라는 한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성경민 前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근무를 피하려는 후배들에게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은 물론 물류기업의 임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또 임원으로서 원활한 업무를 위해서는 현장의 경험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36년의 직장 생활에서 절반 정도는 현장에 있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만 실제로도 현장에서 답을 많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류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것은 물론 현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는 “본사에서 2~3년 정도 근무를 하다보면 현장에서 올라오는 결제에 대해 판단이 어려워질 때가 있다”며 “결국 회의를 소집하거나 화상회의를 통해 중지를 모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대한 감이 있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소모적인 회의를 추가로 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현장감을 잃지 않고 있을 때에는 결제에 대한 판단이 어렵지 않았다”며 “충분한 현장의 경험은 실제 업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을 선호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났다. 그는 “본사에 있는 직원들 중에 똑똑한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들을 관리자로 키우기 위해 현장 발령을 내면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결국 그런 직원들은 이직을 하거나 본사 내 다른 분야에서 경험을 쌓게 되는데 이는 임원으로 성장하는 것에는 물론 업무를 보는 과정에서 한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는 “현장의 경험이 없는 직원보다 경험이 있는 직원이 중요 임원이나 지사장, 계열사의 대표로 발령 내는 것이 수월하다”고 전했다. 즉 현장감이 주요 인사 평가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현장의 경험이 왜 필요할까? 성경민 前 대표는 본사와 현장의 미션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본사는 투자판단, 전체적인 기획 실무 업무, 영업총괄, 계약 업무가 주가 된다”며 “현장은 이전에도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중대해재처벌법, 항만안전특별법, 산업안전보건법이 강화되면서 안전에 대한 부분이 핵심이 되고 있다. 또한 본사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고 노무관리도 중요한 미션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장의 업무를 알아야 한 기업의 임원으로 성장하고 그에 따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그는 “임원이 되면 임단협과 같이 현장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들과 협의를 해야 하는 업무들이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현장 경험이 있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은 확실한 차이를 나타낸다”고 그간의 경험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물류회사에서 일한다면 현장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경험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간관계 핵심은 ‘스스로를 낮추고 자주 소통하는 것’
동방에서 근무하는 내내 성경민 前 대표가 생각한 업무의 핵심은 언제나 영업이었다. 때문에 인간관계에 대한 철학이 뚜렷하다. 그는 스스로를 낮추고 우편배달부가 되어 자주 소통하는 것이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책 4장 ‘젊은 직장인들의 위하여’의 ‘우편배달부가 되라(소총을 자주 쏴아)’라는 챕터에서도 이러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동등한 입장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갑을 관계가 정해지게 된다. 물류기업은 갑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을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스스로를 낮추고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갑을 관계에서 그는 물량의 크기와 상관없이 항상 최선을 다해 사람을 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우리에게 일을 위임하는 기업 중 큰 물량을 주는 대기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도 있다”며 “물량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소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화주기업에게 물량을 위임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하지만 같은 값이라면 관계가 좋은 사람에게 위임을 한다”며 그간의 경험을 설명했다. 때문에 진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는 “상대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내 자존심을 낮추고 지면 된다”고 간단히 설명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냉대와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는 것이 개인의 자존심을 죽이는 일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는 “화주의 요구를 맞춰주는 것이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지만 상대방과 관계를 열고나면 더 많은 존중을 받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다”며 “사람 관계는 내가 한만큼 확실히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열정을 갖고 조화롭게 성과를 내라
한 직장에서 일반 사원으로 시작해 대표 자리까지 오르는 사례는 많지 않다. 성경민 前 대표가 대표직까지 오를 수 있었던 바탕에는 열정과 조화가 있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조직에 조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상사가 내가 원하지 않은 일을 시킬 때도 있고 맘에 들지 않는 부서와 협력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에서 조화롭게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는 “열정을 가지고 조직에 조화롭게 동화되어 스스로의 성과를 찾아가는 것이 회사 생활”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 기업의 목표가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내 개별 조직간의 융화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경민 前 대표는 하나의 사례를 들었다. 현재는 사라진 이름이 됐지만 예전에 한 물류회사에서 학력이 좋은 직원들을 많이 뽑았던 적이 있었다. 똑똑한 직원들이 사원일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들이 성장해 중간관리자가 되면서 문제가 발생됐다. 밑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올리지 않고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내려 보내지도 않았으며 타 부서와의 협조도 되지 않았다. 이는 결국 좋지 않은 결말을 냈다는 것이 성경민 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구멍가게는 혼자 잘하면 되지만 기업은 각 개별조직이 조화롭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며 “결국 열정을 가지고 조화롭게 자신의 색깔을 찾으면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시간에 기대는 연공서열식의 승진보다는 자기 직급에 맞는 실적을 통해 직장생활에서 스스로의 발전해 가기를 주문했다. 그는 책에서 ‘王들만 歷史에 기록되는건 아니다’를 통해 자신만의 역사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작은 개인이지만 남들처럼 밋밋하게 근무하는 것보다 자기 직급에 알맞은 실적을 계수화 해서 보여지도록 해야 한다”며 “직장에서 자기만의 역사적 기록을 남기도록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물류인으로 경험 나누며 살고 싶어
이번 책 출간을 통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버킷리스트를 실천에 옮긴 성경민 前 대표는 앞으로도 계획된 버킷리스트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내가 유년과 청소년 시기를 지나온 고향의 모교에 배당이 가능한 주식을 기증하려고 한다. 매년 주식 배당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도움이 주었던 사람들에게 작은 은혜라도 갚으면서 살고 싶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물류산업과의 연도 여전히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고 나의 경험과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누구와도 이야기 하고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전했다. 36년이라는 시간동안 동방이라는 기업에서 체험한 다양한 물류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던 성경민 前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물류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스스로를 낮추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나가면 결국 스스로가 높아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나를 낮춘다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낮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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