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소비 회복돼도 실수요 늘기 어려워

저온 물류센터를 활용해야 하는 콜드체인 시장의 제품 특성과 운영형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현재 공급과잉을 만들어 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결국은 절대적으로 높은 공급량에 대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미 공급과잉이 되어 있는 시장에 추가로 대규모 공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공급만큼 공실 될 가능성 높아
올해도 상당히 큰 규모의 저온 물류센터의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올해 2월 발표한 CBRE의 ‘2022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의 전체 공급량은 600만㎡(약 181.8만평) 정도로, 아태지역에서 최대의 공급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이중에 저온 물류센터는 140만㎡(약 42.4만 평)의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이는 상당히 높은 비중의 공급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온 물류센터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한 2018년을 기준으로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는 상온의 15% 수준 정도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년 수도권에 평균적으로 70만 평이 공급된다고 가정하면 이중 10만 평 정도가 저온물류센터의 수요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올해 공급이 예정되어 있는 저온 물류센터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복합물류센터의 경우 지난해 대비 10% 증가하면서 전체의 66%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물류센터의 저온시설 비중을 1/3로 본다면 올해 공급되는 저온 물류센터는 전체 공급의 23.3%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저온 물류센터의 공급과잉이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현재도 공실이 많은 상황으로 올해 추가 공급되는 저온 물류센터는 공급량만큼 공실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공급되어 공실로 남은 저온 물류센터의 규모는 이미 상당하다”며 “올해 공급되는 저온 물류센터는 그대로 공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는 복합물류센터에 있는 저온 시설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복합물류센터로 공급된 물류센터의 경우 상온시설은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임차가 바로 이루어지는 반면 저온 시설은 공실로 남으면서 다양한 온도대를 원하는 화주가 나타나도 시설을 임차할 수 없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별도의 저온 물류센터가 공실로 남는 것과 같은 형태가 되고 있다.

저온물류센터 투자 위축, ‘디폴트’ 될 수도
현재 공실 문제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개발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예정되어 있는 공급이 되지 않거나 상온으로 변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어 실제 저온 물류센터 공급은 예측치보다 낮을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가와 건축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상온 물류센터의 임대료가 적지 않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가까운 일부 지역에서는 상온 물류센터의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저온 물류센터와의 임대료 차이가 크게 좁혀졌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이 크게 늘어나 임대료를 끌어내리면서 상온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제는 굳이 임대료 차이로 인해 저온 물류센터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의 저온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늘어나는 공실과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저온 물류센터의 대한 PF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 한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로 인해 PF가 어려워지면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디폴트 되는 저온 물류센터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다만 현재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이 해소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된다면 저온 물류센터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급격한 변화를 동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예측치보다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은 짧은 시간 안에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기사는 2022년 3월 콜드체인인사이트에 함께 제공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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