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여 배달대행사 중 7개 기업 ‘연합체’로, 시장 영향 좀 더 지켜봐야

이륜 배달비 급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 7개 배송 대행사(예스런, 배달의 전설, 슈퍼히어로, 런투유, 딜리온, 순간이동, 푸드딜리버리코리아)들이 지난 6일 합작법인 인 한국배달대행연합(대표 황규성)을 설립, 시장공략을 알렸다. 이에 따라 향후 배달비와 이륜 물류시장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기존 배달업계와 이륜 물류 대행시장에 영향력을 확대 해온 중대형 이륜 물류기업들은 이번 합작법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국내 생활물류시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륜 물류배송산업은 그 동안의 다양한 사업자들이 치열한 시장경쟁에 나섰지만, 각각의 사업에서 일정부분 한계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이륜업계 최초로 연합 출범이후 배달과 빠른 배송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한경쟁 배달대행 시장, 갈수록 성장 한계보이며 시장 재편

현재 국내 배달 대행 산업계는 10여개의 배달 주문 앱(공공 앱 포함), 20여개의 배달 대행 플랫폼, 3000여개의 지역 배달 대행사가 음식점과 배달 종사자를 대상으로 식음료 배달 업무와 물류배송을 위탁, 복마전 시장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중소배송업체 7곳이 별도의 합작법인을 출범시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연합체를 설립한 배달 대행업계는 일반상품에 대한 빠른 물류 배송시장과 별개의 ‘포인트 투 포인트’ 형태에 1차원 배달사업체들로 품목도 식음료들로 제한된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들 1차원 형태의 배달대행 산업의 성과는 배달 대행 플랫폼에 소속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더의 규모에 따라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데 규모면에서 열악해 일선 배달 라이더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연합체  법인 출범 배경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중소 배달대행 업체들의 입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비록 규모는 작아도 이들 중소 지역배달 대행사가 갑작스럽게 폐업하면 제휴 음식점들은 다른 배달 대행사를 찾아 추가 계약해야 하는 사태를 맞아 운영에 지장 겪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출범한 배달대행 법인은 이런 시장의 우려를 대체하겠다는 설립 목표를 밝혔다.

이들은 우선 전국을 연결하는 배달 공유망을 구축, 중소 배달 대행 프로그램사 및 대행사, 소속 라이더를 공유 플랫폼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배달대행연합은 전국 배달 공유망에 대한 플랫폼 간 테스트를 연합사 안에서 진행하고, 라이더 권익 보호를 위한 시간제 유상보험을 제공하는 등 배달 공유망에 참여하는 배달 대행사, 라이더, 이용 가맹점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꾸준히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시장 점유율 낮아 연합체 출범, 시장에 미칠 영향력 낮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는 새로 출범을 알린 한국배달대행연합에 대해 향후 미칠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냉소적 평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설립된 연합체는 이름만 연합일 뿐 사단법인이나 단체가 아닌 단순 영리추구 법인에 불과하다”며 “기존 배달 프로그램사의 대여금 명목에 지원금을 받고 이곳저곳을 저울질하며 이동하는 소규모 배달 대행사업자들이 추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합작 영리법인을 설립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7개 참여 업체들 대부분이 소규모 배달 대행사들로 한 달 평균 2억 건의 콜 배달 대행시장에 점유 비율은 300만 건에도 못 미칠 만큼 미미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이 연합체로 출범하더라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파급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이들 소규모 배달대행사들과 달리 배달 대행 프로그램기업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로고나 메쉬코리아등 선발 주자들의 경우 단순 배달 시장을 넘어 4륜 물류사업이나 공유주방, 퀵 커머스 사업등에 진출, 수 천 억원이 넘는 가치의 IT기반 물류기업으로 성장해 차별화에 나선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새로운 연합을 출범한 배달대행 기업들의 경우 수 십원의 프로그램 사용료로는 수익을 만들기 어려워 새로운 연합 기업을 출범시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출범한 연합체에 출자 한 일부 회사의 경우 여러 배달 프로그램사와 법정 송사등도 진행 중이어서 이들을 바라보는 배달 대행업계의 시각은 냉담한 상황이다. 

배달대행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법인 참여 사업자 몇몇은 지난 수 년 동안 이미 성장한 제트콜, 부릉, 생각대로, 바로고, 공유다등에서 지원금만 챙기고 이탈한 기업들”이라며 “배달 대행 프로그램사들에서 이미 수 십억원의 지원금을 받은 뒤 더 이상의 지원을 받을 수 없자 이번 연합체를 출범 시킨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출범한 한국배달대행연합이 연착륙하려면 또 다른 투자자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우려에도 한국배달대행연합은 올 6월 말까지 2차 참여 업체와 연말까지 3차 참여기업들을 모집, 올해 안에 30여개가 넘는 업체 연합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 3천만 콜 이상의 주문물량을 확보, 전국 어디서나 동일 품질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촘촘한 물류배송망을 통해 중소 플랫폼 사업자들만의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중소 배달 대행 사업자들의 규모가 작아 기업 물류를 개별적으로 계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합 법인이 연착륙하게 되면 단순 식음료 배달에서 탈피, 기업물류 접근성도 높여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한국배달대행연합은 법인 규모를 키워 전국적인 배달망을 완성, 기업배송 물류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황규성 한국배달대행연합 대표는 “한국배달대행연합에 참여하는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1차적인 전국 공유망을 구축, 어려움을 겪는 중소 배달 플랫폼 업체나 운영사(총판)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배달 대행 사업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롭게 출범한 한국배달대행연합이 예상대로 중소 배달 대행사들의 구세주 역할에 나설지, 아니면 시장의 우려처럼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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