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2년의 시작을 맞이하며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 1년간을 코로나19로 인한 혹독한 시기였다고 회고한 조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외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2022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으로 한진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다시 태어나는 원년으로 정의한 조 회장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사간의 합병으로 인한 결실을 반드시 만들어내자고 신년사를 통해 말했다. 신년사 전문은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깊은 밤을 지나 새 아침을 맞이하듯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건,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여러분들과 함께 맞이할 수 있어서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가족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일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에게는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늘길을 바삐 오가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멈춰서있는 여객기들, 한 때 여행의 설레임으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인적이 드문 공항, 이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휴업으로 일터를 부득이하게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2021년을 맞이할 때 다짐한 대로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더 강한 대한항공을 만들어가며 가장 힘든 시기에 오히려 가장 빛나는 성과들을 거두었습니다.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 분기마다 외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흑자를 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세계적인 항공 전문지인 ATW로부터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제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업계로부터 저력과 끈기의 상징이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항공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임직원 여러분입니다.

우리가 이뤄낸 모든 성과들에는 지난 1년간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진 여러분들의 땀과 눈물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건이 허락되면, 이 같은 성과를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보다 먼 곳을 바라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아시다시피 2022년은 대한항공에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가져온 패러다임의 대 전환, 이를 극복하고 선점하기 위한 도전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와 치료제 개발 진척으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은 그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코로나19는 미지의 전염병이 아닌 통제 가능한 질병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차츰 극복할 수 있게 된다면 억눌려왔던 항공 수요도 서서히 늘어날 것은 자명합니다.

다만 고객들이 저절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코로나가 없었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위드코로나라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어느 때보다도 안전을 중시하게 된 고객들에게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고객들은 다시 힘겹게 열린 하늘길을 외면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 임직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한 발 앞서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안전, 방역, 서비스 등 모든 부문을 빈틈없이 살펴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 항상 믿을 수 있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롭게 맞이한 2022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과 함께 우리 회사가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다시 태어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선결조건인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예상보다는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습니다. 양사 통합에 대한 기대감 뿐만 아니라 염려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이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인만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생각입니다.

저를 비롯해 우리 모두 열린 마음으로 우려의 목소리에도 세심히 귀를 기울여,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키워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나가 되는 순간 새로운 가족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한 집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식물을 개량하는 여러 방법 중에 접목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식물의 장점을 모으기 위해 두 식물의 가지에 각각 상처를 내고 묶은 후 하나로 완전히 결합될 때까지 돌보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식물의 입장에서 접목은 상당히 괴로운 과정입니다. 다른 식물의 일부를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도 만들어야 하고 그 부분이 아물 때까지 인내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일단 두 식물이 하나로 잘 결합하게 되면 이듬해부터는 두 식물의 장점을 고루 갖춘 강한 생명체가 되어 양질의 열매를 매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차곡차곡 이뤄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과정 또한 접목과 같습니다. 접목의 과정에서 때때로 작은 갈등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상처를 회복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이때까지 볼 수 없었던 훌륭하고 풍성한 수확을 얻을 것입니다.

저는 그 열매를, 창사 이래 가장 힘들고 추웠던 겨울을 함께 의지하며 이겨낸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같은 발걸음이 차곡차곡 쌓여 곧 만나게 될 통합항공사의 모습은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리더의 모습에 전혀 부족함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임직원 여러분들은 저의 가장 믿음직한 버팀목이며 대한항공이 내일을 꿈꾸게 하는 가장 큰 힘입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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