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박주근 / 미다스북스

많은 미래학자들은 디지털 시대는 소셜 네트워크로 사람들의 연결 속에서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적 생활을 영위하게 될 것이라고 공통적인 주장을 해 왔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이를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빠르게 현실화 시켰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면보다 비대면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사람 간의 관계 관리를 비롯해서 상당수의 거래를 비대면으로 보다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현실화되어 우리에게 제공되고 있다. 거래의 환경과 수단은 변화하고 있지만 거래는 신뢰를 기반으로 진행된다는 진리는 변화하지 않는다.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확대되면 될수록 개인이나 조직, 기업의 신뢰도는 더욱 큰 거래조건이 될 것이다. 신뢰는 무엇으로 파악할 수 있는가? 최근 많은 신용평가 기관들이 다양한 기준을 통해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재정적 기준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신뢰를 재정적 기준에 의해서만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은 투자대상에 대해 ‘평판’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투자나 거래에 대한 핵심 의사결정 요소로 ‘평판’을 채택하고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에 투자하고 ESG경영을 선포하고 있는 궁극적인 목적 중의 하나도 기업의 평판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평판의 미래다’는 최고의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서 평판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지에 내용을 상세히 제시하고 있다.

평판에 대한 올바른 이해
이 시대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있어서 평판은 보편타당한 성공함수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최근 경제, 사회, 정치 등 여러 영역에서 평판관리의 실패로 인해 순식간에 정상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현상을 쉽게 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평판은 5개의 개념으로 평판을 정리하고 있다.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평판의 개념은 인지와 신뢰이다. 두 번째는 평판은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라는 개념이다. 세 번째 개념은 평판은 기업 속성에 대한 장기적 평가라는 개념이며, 네 번째 개념은 평판은 이해관계자가 가지는 지각의 총체적인 매력이라는 개념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개념은 가장 포괄적인 개념으로 평판은 브랜드와 이해관계자의 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정의라는 개념이다. 이 다섯 가지 개념은 단지 기업 뿐 아니라 개인에게 있어서도 부합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학자 다울링(Dowling.G)은 기업 평판의 경제적 효과를 6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좋은 평판은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 둘째, 기업 브랜드 가치는 바로 기업 평판가치이다. 셋째, 경쟁 환경 속에서도 매출의 변동성을 낮추어 준다. 넷째, 경쟁자 보다 더 나은 거래조건을 형성한다. 다섯째, 이해관계자들과 관계의 위험성이 낮은 안정성을 유지한다. 여섯째, 투자유치가 용이하고 주식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즉 기업 평판은 개인이나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가장 중요한 무형자산이라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압도적으로 좋은 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정보가 넘쳐나고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소비자는 이제 자신의 판단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해졌다. 즉, 현대인의 소비에서 브랜드에 대한 명성 즉 평판 자체가 중요한 구매 요인이 되고 있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평판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최대 75%까지 좌우한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개인이나 기업의 생존전략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평판’이다.

평판관리 5원칙
평판은 대중의 단순한 인기의 척도가 아니라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키워드이자 실제로 지속적인 부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의 핵심도구이자 전략요소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평판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이를 다섯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 번째 관리 원칙은 가시성의 원칙이다. 가시성이란 보여주기(show)와 말하기(tell)로 구성되어 있다. 즉 내향적인 자세가 아니라 외향적이 자세이며, 숨기고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고 설명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보여주고 들려줄 때 신뢰가 쌓이게 되며, 강력한 평판이 만들어진다. 모든 것은 ‘보이는’ 데에서 시작됨을 기억해야 한다.

두 번째 관리 원칙은 차별성의 원칙이다. 위대한 기업, 행복한 사람은 뭔가 다르다. 그 다름이 평판을 만든다. 고객의 선택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며, 기업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확실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가 차별성이다. 차별성 구축에 필요한 성공전략은 최고(the best)가 아니라 유일함(the only)이다.

세 번째 관리 원칙은 신뢰성의 원칙이다. 신뢰는 평판을 만드는 핵심 키워드이다. 신뢰는 필연적으로 기업 내부의 산물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인 캔 블랜차드는 ABCD신뢰 모델을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역량과 기술을 보여주는 것(Able), 정직하고 성실한 행동(Belivable),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그들을 배려해 주는 것(Connected), 그리고 지속적으로 믿음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Dependable)으로 구성되어 있다. 워렌 버핏은 ‘20년 간 쌓은 신뢰가 무너져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 충분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신뢰’ 없이는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네 번째 관리 원칙은 투명성이 원칙이다. 기업이 투명성과 평판의 강력함은 정비례 관계이다. 투명성이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고자 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명성은 평판을 구축, 유지, 방어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 사안이다.

다섯 번째 관리 원칙은 일관성의 원칙이다. 일관성이란 기업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일관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한 번 구축된 평판은 관성이 있어서 바꾸기 힘들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보여주는 행동과 커뮤니케이션이 일치한다. 공증의 인지를 얻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일관된 메시지의 전달이 필수적이다.

최고의 리더는 반드시 평판을 관리한다
리더의 평판이 기업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경영자의 리더십이 바로 서야 정상적인 기업경영과 평판관리가 가능하다. 평판관리에 실패하는 리더십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평판을 관리하는 리더는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투명해야 하며, 자신을 잘 따르는 사람들보다 더 높은 삶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평판을 관리하는 리더는 가장 먼저 이해관계자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 이해관계자의 평판에 따라 번영하기도 하며, 쇠퇴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판을 관리하는 리더는 모든 브랜드에 대한 평판은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차별화된 아이덴티티에서 이미지가 구축되고 그 이미지 위에 시간성과 이해관계자의 관계성이 결합되어 평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평판을 관리하는 리더는 평판관리가 마케팅과 PR의 새로운 패러다임임을 인지해야 한다. 평판은 단지 새로운 타깃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관점을 바꾸거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킴에 있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상시에는 명성관리 차원에서의 평판을 관리해야 하고 위기 시에는 위기관리 차원에서 평판을 관리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 수립이 필요하다.

우리는 현재 평판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평판을 관리해야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 이다. 기업은 평판 경영을 해야 하며, 개인도 스스로의 평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특히 모든 일상 활동이 디지털과 연결되는 환경 속에서는 개인의 삶의 흔적이 디지털 흔적으로 남게 되며, 그 디지털 흔적이 자신도 모르게 나 자신의 평판을 형성하게 되는 현실이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노력으로 관리되는 평판도 있지만 경영자 또는 기업 경영활동의 흔적으로 평판이 형성되어지는 것이 더욱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간에 ‘평판’이 가장 높은 가치의 무형자산인 시대가 도래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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