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배송파트너 모두 만족하는 퀵서비스 선보인다” - 장승래 디버 대표

엘지유플러스에서의 안정적인 지위를 포기하고 사내벤처 공모전을 통해 물류 스타트업을 이끌게 된 장승래 대표. 대기업 부장이라는 자리를 포기하고 그가 물류업계에 도전장을 던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그중에서도 왜 퀵서비스였는지, 그리고 현재의 디버와 앞으로의 디버는 어떤 모습일지 등에 대해 장승래 디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내벤처를 통해 던진 과감한 도전장
장승래 디버 대표는 엘지유플러스에서 오랜 기간 네트워크망 파트를 담당해 온 베테랑이었다. 대기업 부장이라는 안정적 지위를 가지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사내벤처 공모전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장 대표는 “네트워크망을 관리하면서 네트워크, 통신망이 물류망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면서 “지금이 아니면 나만의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 끝에 과감하게 IT 물류 퀵서비스를 핵심으로 한 아이템으로 공모전에 도전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장 대표의 도전은 2019년 1월, 엘지유플러스 사내벤처 1기에 선정되는 결실을 맺는 데 성공한다.

왜 퀵서비스를 선택했나
물류라는 범주에는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된다. 장 대표는 그중에서도 퀵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처음부터 퀵서비스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며 “하지만 그 당시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었고 해외에서도 우버 등과 같이 크라우드소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물류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크라우드소싱 기반 퀵서비스를 제공해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사업 초기 내부에서 지속적인 논의 끝에 우리의 솔루션이 퀵도 아니고 택배도 아닌, 중간지점에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한 장 대표는 과연 이러한 솔루션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답은 고객을 바라보는 퀵서비스
그 고민 끝에 장 대표가 내린 답은 초점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 맞추자는 것이었다. 장 대표는 “사실 요금경쟁을 하고 커미션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 퀵서비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도 쉬운 방법”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인 시점에서 볼 때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결국 서비스 제공업체 간의 요금경쟁은 실제 배송을 진행하는 기사들의 수익 감소로 귀결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기사들이 고객들에 제공하는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기사의 수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고객에게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퀵서비스 시장에서 우리가 택한 답”이라고 말했다.

배송파트너와 고객, 모두 만족하는 디버
기존 퀵서비스 업계에서 기사들에게 배송 건당 취하는 수수료의 규모는 23%에 달한다. 여기에 앱 사용료, 출근비 등 기타 부가적인 비용 등을 합치면 실제 기사가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전체 수익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장 대표는 이러한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디버는 파트너(디버에서는 배송기사를 파트너로 정의)들에 대해 업계의 절반도 안되는 10%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고 이외 다른 비용은 일체 부과하지 않는다”면서 “건당 파트너들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크기 때문에 고객들을 대하는 파트너들의 마음가짐이나 서비스의 질도 덩달아 향상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버에 만족하는 것은 고객 역시 마찬가지. 디버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파트너가 상품을 받아서 어떤 경로를 통해 배송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특히, 배송파트너의 서비스 내용을 평가하여 내부 알고리즘을 통해 향후 배송 오더 배정에 주요 지표로 적용하는 것은 퀵서비스 업계에서는 최초다. 장 대표는 “만약 파트너가 불친절했을 경우 고객은 컴플레인을 걸 수 있고, 이 경우 해당 파트너에 대한 평점이 하락한다”면서 “평점이 낮은 파트너들은 이후 주문 배정에서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등의 페널티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파트너와 고객, 모두의 마음을 잡은 디버는 현재 그야말로 순항 중이다. 아직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설립이 채 2년이 되지도 않은 지금 약 1,000여 개 이상의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누적 배송 건수도 50만 건을 돌파했다. 엘지유플러스, KB손해보험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위워크, 스포티파이, 저스트코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의 한국지사가 디버의 주요 고객이다.

디버의 또다른 무기, 디포스트
퀵서비스와 함께 디버를 지탱하는 또 다른 중심축은 바로 디포스트(DPOST)이다. 지난해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디포스트는 기업 내 문서수발실을 디지털화해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이다. 장 대표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디버를 운영하면서 대부분 기업들의 물류는 문서수발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파악했다”면서 “문서수발실을 공략한다면 더 많은 기업고객을 유치하고 락인 시킬 수 있겠다라는 판단하에 개발한 솔루션이 바로 디포스트”라고 설명한다. 실제 디포스트가 입점해있는 건물의 고객들은 퀵서비스는 물론 등기, 택배 등 수많은 문서 관련 업무를 멀리 떨어진 우체국에 갈 필요없이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수기를 통해 이뤄져 도착여부를 알지 못하거나 분실이 잦았던 택배 등도 디지털시스템을 통해 즉각적으로 최종 수취자에게 전달된다. 인터뷰 중 만난 실제 디포스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이제 디포스트 없이는 일반적인 업무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건물 내에서 필요한 문서를 바로바로 보내거나 받을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인 젠스타메이트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약 550여 개 빌딩을 관리하고 하고 있는 젠스타메이트와의 협약을 통해 국내에서 디포스트의 입지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국을 대표하는 주요 랜드마크 빌딩에서 디포스트의 서비스는 물론 이를 통한 디버의 퀵서비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포스트-퀵 연계 서비스로 해외시장 도전장
앞으로 디버의 목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 대표는 두 가지 답을 했다. 먼저, 단순 배송측면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디버 파트너들에게 도움이 되는 핀테크 서비스 등 보다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두 번째 대답은 바로 해외진출이다. 장 대표는 디포스트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히며 “디포스트가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입점한 빌딩 내의 많은 배송물량을 디버의 파트너들이 처리하는, 퀵과 디포스트를 연계한 서비스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