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것'만 찾는 경제논리 대안 찾아야, 운송물류 멈추면 '일상'도 없어

10리터에 고작 1만 원 가량 하는 요소수 부족으로 대한민국 물류산업시장을 비롯해 5천만 전 국민들의 일상이 위협 받는 코미디가 연출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냉전이 국내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예상치 못한 점도 문제지만 향후 안정적 요소수 도입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지난 2004년 ‘물류대란’ 때 경고한 대로 ‘세상이 멈출 수’도 있음에 대한 대책마련이 발등의 불이다. 

반면 유통물류 현장은 말 그대로 패닉상황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제품도 아니고, 요소수 제조에 장시간의 노동력이 필요한 상품도 아닌 보잘 것 없는 일상의 제품 하나가 국민 생활을 위협하는 지금의 상황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요소수 대란이후 기자가 만난 운송물류업계 관계자들은 “똑똑하다는 정책당국자 그 누구도 예견하지 못한 이번 요소수 대란으로 이참에 전체 화물차 운송이 멈춰서 봐야 정책 당국자들을 비롯해 소비자 모두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운송비를 포함해 매번 ‘저렴한 것’만을, ‘싼 것’만을 찾는 시장이 이번 기회에 지금의 방식이 얼마나 큰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지, 또 우리 일상에 어떤 복수를 하는지 뼈 속 깊게 느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당장 운행을 해야 하는 화물 차주들의 입장에선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면서도 또 한편으론 지금의 상황을 씁쓸해 하며 고소해 하는 듯 보인다. 

현 요소수 대란에서 더 심각한 문제는 정책 관계자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 여전히 근시안적 해결 방안만 내 놓을 뿐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통물류현장에서 하루 사용되는 요소는 600톤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가 밝힌 공급 안은 요소수 품귀사태를 해결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양이다.

호주에서 긴급 공수하겠다는 2만7000리터와 베트남 발 요소 200톤(수용액과 섞은 요소수 하루 평균치 환산 약 60만 리터)등의 경우 ‘언 발에 오줌’ 정도의 수준이다. 현재의 부족량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발표하고 있지만, 지금 수입되는 양은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차량의 하루 사용량만 60만 여 리터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수급방안은 ‘시늉’만 하는 꼴이다. 

유통물류현장에선 이번 요소수 물량 부족에 따른 교훈과 더불어 지금의 자유경제 논리만을 앞세우는 경영방식을 근본적으로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우리 산업시장에선 이번 요소수 부족으로 야기된 시장의 공포상황을 충분히 경험했다. 지난 2019년 국내 반도체 공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원자재 수출을 일본이 막으면서 원자재 공급망 붕괴를 뼛속 깊이 학습 했음에도 여전히 산업시장은 싸고 손쉬운 수급방안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더 분통 터지는 일은 물류현장에서 매일 매일 요소수 확보에 전쟁인데,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관계자와 정치권 등에선 아무도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일선 물류현장에선 육상운송시장의 멈춤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이번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정부의 원자재수급 방안에 근본적인 시스템 교체와 향후 필수적인 원자재 공급망 시장을 포함해 물류서비스 시장에서 ‘싸게 싸게’만을 미덕으로 우선시 하는 산업 패러다임도 원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옛 속담에 “싼 것이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이 속담은 ‘값이 싼 물건은 당연히 그 품질도 나쁘다’는 의미를 갖는다. 물론 값싼 상품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국내외 산업시장에서 싼 물건만을, 또 싼 비용만을 최우선하는 기업들의 세계화는 이번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싸구려 물류서비스만을 최고 전략으로 여기는 기업 관계자들을 비롯해 전체 산업시장이 오직 가격만을 우선 하는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반도체 뿐 아니라 하찮은 요소수 부족까지 지금 겪는 공포상황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제발 이제부터라도 이에 대한 논의가 그 잘나신 공무원들의 책상 밑에서가 아니라 기업과 산업현장 모든 곳에서 공론화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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