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로지스틱스 (AGILE LOGISTICS) ⑨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기업간 운송’ 또는 ‘B2B운송’으로 지칭되는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은 고객이 신경쓰지 않지만 기업에게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고객이 ‘배송이 빠르다’라는 후기를 남길 수 있으려면, 수입된 원자재가 제조공장과 물류센터를 거쳐 고객의 문 앞까지 도착하는 여정이 유연하고 연속성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 영역은 여러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디지털화가 느린 산업영역이다. 이번 기고에서는 앞서 다룬 미들마일을 포함해 퍼스트마일 영역인 수출입운송의 디지털화와 거점 네트워크를 활용한 항공, 해상내륙운송의 효율에 대해 사례를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의 디지털 통합
대부분의 기업이 퍼스트마일로 지칭하는 ‘수출입 내륙운송’과 미들마일로 불리는 ‘일반 내륙운송’을 각각 따로 운영한다. 많은 기업고객이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 모두 하나의 운송사를 이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지만, 각 운송마다 전문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 수출입운송의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
 ▲ 수출입운송의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

단순히 운송사의 개수를 줄이는 것에서 나아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화를 이뤄내면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고, 더불어 ERP나 물류관리 시스템에 연동까지 된다면 번거로움을 줄이고 일의 효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또 글로벌 기업이라면 글로벌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고, 해외에 있는 본사에서 국내 수출입운송을 포함한 글로벌 수출입 물류에 대한 가시성도 확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고객은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의 디지털 통합을 통해 단일한 플랫폼으로 담당자간 동일한 정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낭비를 줄여 서비스 퀄리티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의 디지털 통합서비스가 절실해지는 이유이다.

거점 네트워크를 활용한 항공 및 해상 내륙운송 서비스
한 차량에 다양한 물품을 실어 전국 단위의 하차지로 보내야 할 경우, 하차지와 가까운 거점에서 필요한 작업을 선행하고 물건을 보내면 화물차의 차량운행 횟수도 줄이고 속도도 높일 수 있다. 또 구간을 분석하는 단계에서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차를 계획하면 높은 운송 효율과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다.

 ▲ 거점센터를 활용한 내륙운송 사례
 ▲ 거점센터를 활용한 내륙운송 사례

가전제품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S기업은 나오면 100군데가 넘는 서비스 센터에 엔지니어 교육을 위한 제품을 보낸다. 문제는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각 제품마다 각각의 공장에서 생산되어 상차지가 전국에 흩어져 있고, 하차지인 서비스센터도 전국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해당 기업은 거점운송을 도입해 각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거점센터에서 재분배, 혼적하여 하차지로 보내는 방식으로 운송방식을 재설계했다. 이로써 상·하차지 별로 배차하고 관리하던 운영업무가 크게 줄었고, 제품 파손이나 배차 오류로 회송되는 경우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장기적으로는 운송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항공과 해상 내륙운송 영역도 전국단위의 거점을 활용하면 거점에서 하차지별로 분류하여 배송하거나 합짐할 수도 있고, 거점센터에서 집하 후 합차로 운송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송을 설계할 수 있다.

전문 운송 운영 역량+플랫폼
디지털 운송을 표방하는 플랫폼 회사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운송 플랫폼만 제공할 뿐, 운영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한국 식자재를 해외 마트와 건설 현장에 납품하는 보성특산교역의 경우 물량이 많아지면서 배차와 정산을 자동화하고자 해외 디지털 운송 플랫폼을 도입했지만, 합짐을 요청하거나 경로를 수정하는 등 많은 경우 여전히 기사님과 통화를 거쳐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과 다를 게 없다고 느꼈다.

디지털 운송사라면 플랫폼뿐만 아니라 운송 업무의 기본인 전문 운영 역량을 갖춰야 한다. 특히 수출입에 따라 국가별로 통관서류와 절차가 복잡한 수출입운송의 경우는 더욱 이러한 역량이 중요하다.

관세청으로부터 국제표준 AEO(수출입안전관리우수공인업체) 인증을 받아 세관검사 면제 등 신속한 통관이 가능한지, 보세창고를 운영하는지, 통관서류를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컨테이너의 적출입, 통관, 임시보관, 분할, 재포장, 환적 등 추가적인 운영업무도 가능한지 다방면으로 역량을 검토하여 협력사를 선택해야 한다.

다음은 물류전반을 재설계하여 업무효율을 극대화한 사례이다.

한국에 본사를 둔 M기업은 원자재 수입과 완성품 수출을 위한 수출입 내륙운송 운송주선사와 전국에 있는 물류센터, 판매점, 대리점 운송을 위한 일반 내륙운송사 이렇게 각각 계약을 맺어 최소 두 개 이상의 운송사와 업무를 했다. 

한국산 제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회사는 성장의 기회를 잡았지만 그만큼 업무도 크게 늘어 관리가 어려웠고, 무엇보다 운송업무가 디지털화되지 않아 담당자가 불필요한 업무를 중복해서 해야 했다.

해당 기업의 문제점은 분산된 운영, 분산된 관리포인트로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 비디지털화로 인한 불투명한 운송과정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다.

 ▲디지털기반 통합운송서비스를 도입한 M기업 사례
 ▲디지털기반 통합운송서비스를 도입한 M기업 사례

해당 기업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수출입운송과 화물운송까지 디지털 기반의 통합운송서비스를 도입하여, 현재는 업무를 크게 줄이면서 시장 반응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을 통합하여 관리 효율을 높이고, 수출입운송을 위한 서류처리 등 부가적인 업무를 지원받아 업무부담을 줄였으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운송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 플랫폼과도 연동하여 투명한 가시성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이처럼 운영과 업무의 변화를 통해 업무의 효율을 높이면서 부가적으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비효율적인 물류 업무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지만 섣불리 변화하기 어려워한다.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미들마일은 물론 퍼스트마일 영역인 수출입운송의 디지털화를 고민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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