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성 / 샘앤파커스

‘전략(戰略)’의 의미를 가장 쉽게 정의하자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은 내부적 관점이지만 목표라는 것은 외부적 요인이 반영되어 수립되어야 한다. 외부적 요인이 바뀌면 목표는 수정 될 필요가 있다. 예전에는 목표가 한 번 설정되면 그 목표는 어지간해서는 변경하지 않는 불변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은 현재 환경 속에서 목표는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전략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목표가 유연성을 갖는다는 것은 전략 또한 유연성을 갖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베타 전략’은 이러한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내용이다. 최근 모든 영역에서 Hot Keyword는 ‘Connection(연결)과 relationship(관계)’이다. ‘베타 전략’은 Connection과 Relationship에 초점을 둔 전략이다. 연결은 연결을 위한 매개가 존재하야 한다. 또한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것을 위한 매개가 존재해야 한다. 매개는 플랫폼과 같은 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사물이 될 수도 있으며,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즉 연결하고자 하는 것 사이에는 좀 더 나아가 연결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연결된 관계를 좀 더 효율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인가가 존재해야 한다. 그 무엇인가를 ‘베타’라고 하며, 그 ‘베타’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연결과 관계를 보는 시각의 변화
비즈니스는 물론 발생되는 모든 것은 ‘관계’에서 비롯된다. 관계는 연결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관계는 나와 너, 우리와 너희, 양편으로 나누어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사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발생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양편으로 구분된 관계 사이에 넣어주는 것이 베타-β이다. 알파는 완성품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반면 베타는 완성품인 알파로 가기 위한 중간 제품, 중간 버전을 의미한다. 베타를 통해 그동안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연결과 관계의 관점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이원적 관점의 일대일이 아니라 너와 나 그리고 베타, 기업과 고객 그리고 베타의 3원적 관점으로 연결과 관계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베타는 특정 방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끊임없고, 끊김 없는 끈끈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바로 베타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역할이다. 살아있는 연결과 관계를 위해 베타가 추구하는 목표는 ‘쾌속-Speed’, ‘중독-Addiction’, ‘지속-Maintenance’의 3개 이다. 이를 통해 끊임없고, 끊김 없는 관계와 연결을 추구한다.

쾌속(Speed), 완벽함을 잊자
완벽한 사람은 그들이 설정한 완벽한 상태가 되어야 마음의 안정감을 얻고 다음 단계로 나가는 특성이 있다. 최고의 기업은 단 1%의 오류나 불량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심초사한다. 그 기업은 최고가 아니면 그동안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완벽하다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다. 문제는 완벽함을 위해 잃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함이 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치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는 ‘과잉가치’를 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과잉가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고객들은 필요 가치만을 찾아 저가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생산성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은 기업의 생산성에 관심이 없다. 소위 요즘 이야기하는 ‘초격차’는 그들의 이야기일 뿐 고객들은 그것으로 감동하거나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최선인 것이 고객에게는 최선이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고객이 감동하는 것이 타이밍(Timing)이다. 관계 속에서 고객이 필요할 때 스피디하게 응대하는 것이 타이밍이며, 타이밍은 고객 측면에서는 속도를 내야하는 이유를 의미한다. ‘고객을 기다리지 않게 하는 것’, 완벽함이 아니라 베타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바로 ‘쾌속’이다. 이때 활용되는 베타는 상대를 기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완벽이 아니라 효율적인 새로움으로 포장하는 ‘피상적 다양성 배타’와 다양한 옵션을 통해 개발단계에서 혹은 판매 이후 시장상황에 따라 옵션을 부가하는 ‘제한적인 다양 베타’ 그리고 굳이 원하지 않을 때는 주지 않는 ‘절제적인 호의 베타’를 활용한다. 과한 서비스의 제공은 고객의 기대감을 높이기 때문이다.

중독(Addiction), 훌륭함도 잊자
빨리 변해가는 것은 세상이지 결코 사람은 아니다. 세상의 급격한 물결에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휩쓸리면서 헤엄치고 있는 것이지, 결코 능동적으로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이 아니다. 능동적으로 보일 뿐이다.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훌륭한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훌륭한 지에 대한 기준은 모호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생각하는 훌륭한 고객은 우리를 신뢰하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충성하는 고객을 의미한다. 훌륭한 고객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훌륭하지 않은 고객을 가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현명하다. 고객들의 이기적이며, 자신의 필요에 충실한 존재들이다. 이러한 존재들은 결코 훌륭한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기적인 고객들의 성향에 대응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고객의 필요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는 것이다. 필요는 충족될 수 있지만 욕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 기업이 상대에게 끌어내야 할 것은 ‘필요’가 아니라 ‘충족되지 않는 욕망’이다. 고객들이 충족되지 않는 욕망으로 당신과 당신 기업에서 제공하는 가치를 갈구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중독’이다. 그리고 그 ‘중독’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애쓰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한꺼번에 모두 제공하지 않으며 기대치를 조절하는 ‘조절적 호의 베타’, 무엇인가 계속 지속되고 있음을 인지하게 하는 ‘단속적 참여 베타’,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잊지 못할 순간을 제공하는 ‘집중적 고양 베타’를 활용해야 한다.

지속(Maintenance), 오직 순간의 진실이다
완벽하고 의미 있는 순간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관계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 완벽하고 의미가 있다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시간에 따라,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의미이다. 완벽한 기업도 없고, 훌륭한 고객도 없다. 단지 특정 시점에 특정 누군가와 나눈 완벽하고 훌륭한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순진한 자는 순간의 진실이 영원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순간의 진실은 영원하지 않다. 여기서 추구하는 베타 전략은 이러한 진실의 순간을 가급적 오래오래 지탱하는 것이다. 즉 ‘지속’이다. 여기서의 ‘지속’이라 함은 순간의 유지가 아니라 순간의 반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순간이 지속적으로 짧은 주기로 반복된다면 멀리서 볼 때 이것은 하나의 이어진 선으로 나타날 것이다. 짧은 주기로 반복되려면 상호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신뢰가 없다면 반복성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활용되는 베타는 존재인 ‘페어’가 아니라 관계인 ‘페어링’을 추구하는 ‘연속적 참여 베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분산적 고양 베타’,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계의 보완재로서 제3자를 관계와 연결에 참여시키는 ‘제3자 베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3자를 베타로 활용한다는 것은 반드시 인격체로 국한할 필요가 없다. 제3자 베타는 관계성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나 조직 나아가 시스템, 인공지능, 브랜드 등의 모든 것을 포함하여 고려할 수 있다. 

고객이 기다리지 않게 ‘쾌속’을, 고객이 충족되지 않게 ‘중독’을 그리고 고객과의 소중한 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을 추구하는 ‘베타전략’은 모든 것이 연결됨으로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현 시대에 매우 유용한 전략으로 판단된다. 과거의 피상적인 전략체계에서 변화된 환경에 부합된 전략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베타 전락’은 모든 조직에서 고려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음과 같은 질문에 과연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한 질문을 나열해 본다.

나의 소중한 상대는 누구인가?
끈끈한 관계를 맺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소중한 상대와의 관계에서 나의 베타는 무엇인가?
비즈니스 관계에서 우리 기업의 베타는 무엇인가?
무엇을 베타로 채택해야 하는가?
과연 어떻게 베타를, 베타의 전략을 실행할 것인가?
우리는 왜 베타를 고민하고, 베타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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