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기고를 통해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통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 많은 기업의 물류 업무 담당자들이 동감하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실현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하면 대부분이 ‘물류 프로세스의 단절’을 지적한다. 이는 담당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을 방해할 뿐 아니라 변화의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예를 들면 고객사에 차량이 언제 도착하는지, 화물이 얼마나 실렸는지, 반품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확인하려면 각각의 다른 시스템을 확인하거나 각 담당자에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객이나 시장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다.

디지털 운송 그리고 연결
물류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아날로그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미들마일(Middle-mile), 즉 기업간 화물운송의 디지털화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화물운송 업무는 전화나 수기로 이뤄져 배차를 위해 운송사에 전화하고, 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기사님과 통화해야 했으며, 정산 역시 영수증을 눈으로 확인해 현금으로 처리하거나 건별로 계산서를 발행했다.

이러한 미들마일 영역을 디지털화 하면 배차부터 정산까지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므로 정보 공유와 커뮤니케이션이 빨라지고, 운송 데이터를 통해 기업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낸다.

ERP+운송
디지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상호 연결’이다. 미들마일 영역의 업무를 디지털화하여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OMS(Order Management System),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등 다른 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고, 실제 로지스팟 고객의 경우 대부분이 ERP와 로지스팟 플랫폼을 연동한다. 주문과 출고부터 배차와 운송과정 확인, 정산까지 모두 ERP에서 처리할 수 있어 번거로움이 줄고 일의 능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보고서 ‘2018 국내기업 IT·SW 활용 조사’에 따르면 자원관리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기업의 93.5%가 ERP를 도입했다.

ERP는 산업 구분 없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부서간 정보가 공유되어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전사적 자원관리 솔루션으로 운송업무와 연동되면 다양한 이점이 있다.

우선 주문, 판매, 배송 등의 데이터를 취합해 관리할 수 있고, 물류의 가시성 확보로 고객이 적시에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관리가 가능해지며 물류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여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또 기간별 비용을 비교하고 비용을 예측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수기나 엑셀 또는 다른 시스템의 정보를 다시 입력할 때 발생하는 휴먼 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 사례로 풀무원샘물의 경우 ERP와 운송 영역을 연동해 실시간 상품의 이동을 관리한다. 물류센터 내 짐을 싣는 상하차 담당자는 언제 어디서나 앱으로 상품의 종류나 수량을 확인할 수 있어 상하차 준비를 빠르게 할 수 있고 재고관리도 보다 정확해졌다.

대표적인 ERP ‘더존비즈온 아이큐브’ 고객의 경우에도 아이큐브 내에서 배송관리 기능을 추가하여 화물운송과 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부가적으로 로지스팟이 제공하는 기업별 맞춤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인테리어 전문기업 A의 경우, 제조사와 물류센터 그리고 현장 간 매일 수십 건의 배차업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ERP와 운송업무를 따로 관리했었는데, 현재는 ERP 내에서 운송 업무를 해결함으로써 업무속도가 빨라지고 데이터 확인이 정확해졌다.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핵심은 물류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연결이다. 기업의 생존을 넘어서는 성장을 위해서는 물류프로세스를 여러 시스템에 연결하고, 이를 통해 유연하게 운영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지금 우리 회사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물류업무의 디지털화와 기존 업무시스템의 연결을 고려해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