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로스 / 포레스트북스

기계가 여러 영역에서 주된 역할을 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어떤 역량을 갖춘 사람이 경쟁력이 있을까?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더불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이 지속되며 더욱 발전할 수 있을까? 지난번에 소개한 바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어령 교수, 해외에서는 자크 아탈리 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생명경제’라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생명을 존중하는 직업, 인간 본성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역량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감할 수 있는 시각과 감정이 앞으로는 개인이나 조직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명경제 이론’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최근 개인과 조직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그 만큼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의 환경 속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으며, 누군가에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전략가인 마리아 로시의 ‘공감은 어떻게 기업의 매출이 되는가?’에서 공감은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 수반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경험이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공감은 경험을 만들어내는 부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이 자신과 공감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때, 충성고객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공감은 동력이다
어떤 기업은 보너스를 주기 위한 평가를 할 때 개인의 실적과 더불어 고객에게 받는 감사 표시(메일, 편지 등)를 집계하여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를 시행한 결과 초기에는 감사 표시를 받는 직원들 중에서 실적이 다소 부족한 직원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감사 표시를 받는 직원들의 성과는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는 감정이 결국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원으로부터 자신의 입장에서 제공해 주는 친절함과 배려는 고마움과 감사라는 감정으로 자리 잡게 되며 결국 이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가장 큰 감사함을 느끼게 만드는 감정 중의 하나가 상대방이 나의 감정과 상태를 이해하고 있고 그것이 행동과 말로 나타나고 있음이 보여질 때이다. 즉 상대방이 나의 여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이다. 이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자신을 주눅 들게 만드는 사람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강압적인 태도는 일시적으로 순응을 할 수 있겠지만 헌신을 기대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고객과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은 점차적으로 매출이 감소할 것이고, 직원과 공감하지 못한 조직, 특히 리더는 중요한 성공의 기회를 빈번하게 놓치게 될 것이다. 즉 공감은 바로 동력인 것이다. 유명한 사기꾼들의 가장 핵심적인 사기방법은 그 대상의 여건에 대해 철저히 공감하는 태도이다. 상대방이 나와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은 마음을 열게 하고 상대방을 신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한 의도가 바탕이 되지 않는 공감은 오히려 이를 악용하게 만들어서 상대방에게 심적으로 물적으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
정서적 공감(emotional empathy)은 타인이 감정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즉 타인이 어떤 상황 하에서 겪고 있는 분노, 공포, 흥분 등과 같은 감정을 자신 그 상황 속에 있는 것 같이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며 인간의 타고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공감이라고 하는 감정은 대부분 ‘정서적 공감’을 의미한다. 반면 인지적 공감(Cognitive empathy)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가에 대한 태도이다. 인지적 공감은 역지사지의 태도로부터 기인한다. 인지적 공감은 감정의 부정적 영향보다는 동정을 베푸는 방향으로 행동이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인지적 공감은 개인이나 기업에 있어서 선한 영향력을 증대시키며, 특히 기업에게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온다. 인지적 공감은 정서적 공감에 비해 맹목적인 상호작용이 아닌 상호작용, 궁극적으로 행동 또는 정책으로 이어지는 사고방식에 더 가깝다. 따라서 인지적 공감은 학습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특히 기업의 경우, 이를 정책적으로 독려할 수 있는 제도와 학습을 통해 역량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공감능력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앞으로의 비즈니스는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해결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객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아야 가능하다. 즉, 고객의 여건과 상황에 대해 공감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기업 내에서도 공감능력을 갖춘 직원일수록 높은 업무성과를 올릴 수 있다. 공감능력은 원활한 소통과 다양한 협력체계를 만들어 내며 이로부터 성과는 만들어진다. 앞으로 소비를 주도하게 될 MZ세대의 경우 그 어느 세대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그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기를 원하며, 그러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는 것에 몰두하고 그것이 브랜드나 기업이라면 이에 절대적으로 충성한다. 그들은 자신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길 원하며, 이는 그들이 앞으로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를 기업들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공감문화를 만드는 6가지 전략
기업에서 공감문화는 규율과 제도, 학습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감문화를 만드는 6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 조직 문화는 큰 프로젝트들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보다 작은 실천과 행동들이 시간을 두고 쌓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작은 실천 규범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라. 조직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무형자산은 조직 내 신뢰이다. 신뢰는 조직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에서 나온다.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라.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 상대를 위한 배려와 공감을 가질 수 있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라. 조직의 신뢰는 자유로운 소통에서 시작된다. 지나친 경쟁조성으로 인한 부서간, 개인간 장벽은 형식적인 소통에 그친다. 리더가 먼저 열린 마음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세대 간 이해 증진에 비중을 두어라. 세대 별로 사회, 조직에 대한 기대, 그리고 동기부여 방식 등이 다르다. 각 개인이 업무에 몰입하게끔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공감 문화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보상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라. 기업은 보상 방법대로 문화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보상제도는 절대로 공감문화를 형성할 수 없다. 건강한 경쟁과 협력과 소통에 의한 업무 추진에 대한 보상은 경쟁과 공감의 균형을 맞춰줄 수 있다.
기업문화에 적합한 인재 채용. 공감형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채용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공감능력은 기업의 학습과 규범 등을 통해 육성되는 역량이지만 이러한 학습과 규범을 수용할 수 있는 개인적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선한 의도가 아닌 공감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판별할 수 있는 면접 질문을 개발하거나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공감은 상대방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소프트 스킬이며, 공감은 행동을 일으키는 동력이다’ 비즈니스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곱씹어 봐야할 의미 있는 내용이다. 필자는 공감은 단지 눈에 보이는 현상을 바라보고 생겨나는 감정이 아니라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이나 배경까지도 이해함으로 생겨나는 것이라고 정리하고자 한다. 따라서 기업이 공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말뿐인 과정 관리가 아니라 진솔한 과정 공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늘 관심도 많고 많은 학문적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최근 조직문화와 관련된 3권의 책을 통해 조직문화를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를 정리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상식이 통용되는 조직, 두 번째는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는 조직,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구성원들 간 공감이 형성되어 있는 조직이다. 많은 조직문화와 관련된 책들이 있다. 그러나 이를 정리해 보면 결국 이 세 가지로 귀결된다고 생각된다. 우리 조직의 문화에 대해 점검을 해 보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모든 직원들에게 던져 보면 좋을 듯하다.

(상식) 우리 조직에서는 ‘이것이 말이 되는 일이야?’ 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고 있는가?

(심리적 안전감) 우리 조직에서 책임지는 것이 두려워 새로운 의견이나 시도를 꺼려하고 있지 않은가?

(공감) 우리 조직에서는 나를 진정으로 도와줄 수 있는 동료가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의 결과가 우리 조직문화의 현 주소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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