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영역은 모든 산업에 있어서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산업이다. 모든 산업영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산업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 만큼 다른 산업의 영향 속에 물류산업이 존재하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최근 대부분의 산업영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ESG가 물류산업 자체적인 측면에서 의미도 있겠지만 다른 산업영역의 ESG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물류산업은 연계산업의 ESG정책과 물류산업 자체 측면의 ESG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이에 대응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그리고 지배구조(G)로 구분되어 있다. 대기업군에 속하는 물류 기업의 경우에는 이 세 가지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ESG전략과 실행이 중요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물류기업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고객사의 ESG전략과 정책측면에 초점을 두는 것이 최우선이다. 물류기업은 산업 생태계 특성상 대기업과 직, 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그리고 상장되어 있는 대기업은 2030년까지 ESG에 대한 공시가 의무화되어 있다. 따라서 대기업은 이에 대한 ESG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적극적이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중요한 테마가 바로 공급망의 운영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공급망 내 폐기물 발생을 ‘0’화 하는 ‘그린 공급망’의 실현이다. 이러한 정책은 공급망 내 속해져 있는 많은 기업들 중 물류기업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환경과 연계된 각종법규(경유 차량 운행 제한 등)이 머지않아 실행됨으로 물류기업들은 이에 대한 사안을 심각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은 물류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로 인한 사망사고, 물류창고의 빈번한 대형 화재, 물류 현장에서의 인사 사고 등은 사회적으로 물류산업 영역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이렇게 직면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이슈들이 물류기업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ESG이슈인 것이다. 그렇다면 물류기업들은 ESG에 대해 어떤 준비를 통해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간략히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경영층의 ESG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중소규모의 물류기업들은 ESG는 우리와는 상관이 낮은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물류영역의 ESG이슈는 기업의 규모와는 관련성이 높지 않다. 경유 차량의 운행 제한, 물류 노동자들의 근로여건, 물류현장의 재난사고 발생 등은 기업의 규모와 큰 관련성이 없다. 오히려 규모가 작은 중소 물류기업들에게 있어서 더 큰 현안일 수 있다. 경영층이 이에 대한 현안을 ESG관점으로 인지해야 한다. 조만간 대기업인 화주기업들은 자신들의 ESG체계 구축을 위해 앞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ESG와 연계하여 적지 않은 요구를 해 올 것이다. 이에 대한 부분을 자사의 ESG현안과 개별적인 관점에서 대응한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ESG는 경영 현안의 이슈이다. 경영자층이 이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화주기업들의 ESG정책과 현안들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사 관점에서 ESG대응방안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지만 중소 규모의 물류기업은 주요 화주 기업의 ESG정책에 기반하여 ESG추진 이슈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그린 공급망 구현을 위해서는 공급망 내 탄소가스 배출 저감이 핵심 이슈이기 때문에 물류 기업들에게 탄소 가스배출에 대한 저감량을 할당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소 물류기업이라고 할지라도 현 상태에서 자사의 배출가스 발생량에 대한 정확한 측정체계를 갖추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와 연계한 배출가스 저감 계획을 화주 기업의 배출 가스 저감 목표와 연계하여 수립하여 운영해야 한다. 또한 최근 물류 노동자의 근로여건, 물류작업장의 화재 등이 사회적 이슈 측면에서 매우 민감하게 대두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리강화를 화주기업들이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화주기업들의 ESG이슈와 정책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ESG에 대한 우선 추진 사안을 도출해야 한다.

셋째. ESG를 추진할 수 있는 인력의 확보이다. 중소 물류기업이 ESG조직을 별도 구성하여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화주 기업이나 관련 기업에서 제기되고 있는 ESG이슈를 모니터링하고 이 부분이 자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할 수 있는 인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현안에 대해 ESG관점에서 이에 대응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추후 일을 중복적으로 진행하게 되는 낭비적 요인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중소 물류기업의 경우 환경과 안전측면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인력에 대해 ESG추진자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넷째. ESG추진실적 및 성과에 대한 연간 단위 보고서를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향후 화주 기업에서 물류 파트너사를 결정할 때 ESG측면의 성과지표를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화주 기업들이 ESG측면에서 투자자들이나 향후에는 국가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파트너 사의 선정 또는 기 선정된 파트너 사에 대한 평가에 ESG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ESG관점에서의 개선 실적이나 성과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자료화 하여 화주 기업 또는 관련 기관에서 요청 시 즉각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일정 규모 기업과 같이 공시 측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연단위로 ESG실적 및 성과보고서는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향후 실적 및 성과 보고서는 화주 기업 또는 국가에서 관련된 자금 지원 등에 있어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지막 다섯째는 중소기업의 가장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ESG이슈에 대한 민첩성을 갖추는 것이다. ESG차원에서 발생되는 이슈에 대해서 발 빠르고 투명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를 조기에 대처하는 체계가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그 피해를 키우는 일이 적지 않다. ESG는 특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이슈 발생 시 투명하고 신속한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근 SNS의 발달로 인해 페이크 뉴스는 기업 경영에 매우 큰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에 초기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ESG이슈에 대한 늦거나 투명하지 못한 대응으로 인한 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가 최근에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음에 대해 유념해야 하며, 특히 대기업 중심의 화주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 물류기업들은 ESG이슈에 대한 신속한 대응구조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소 물류기업들이 ESG를 어떠한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언급했다. ESG는 시장경제 구조에 대한 변화가 이제 강제성이 부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변화는 기업 규모의 크고 작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든 산업구조는 가치사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그 가치가 비즈니스 수익 가치로 단일화 되어 있다면 앞으로의 가치사슬은 ESG 측면의 가치가 강력하게 연계되어질 것이다. ESG에 대한 관심과 실천적 활동이 진행되지 않는 기업들은 새롭게 구조화되고 있는 산업 별 가치사슬에서 이탈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류 산업 또한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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