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시장 파악 우선…핵심아이템은 자체 시스템 확보해야 

바야흐로 물류 전성시대다. 햇수로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정국에서 온라인 구매시장은 이미 오프라인을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서 구매시장의 주 무대로 올라선 지 오래고 이에 따라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상품을 최종목적지로 전달하기까지의 역할을 담당하는 물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물류에 대한 관심도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국내 물류시장을 타겟으로 도전장을 던진 물류스타트업 역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메쉬코리아나 바로고 등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덩달아 물류 스타트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과거와 비교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물류업계에 새롭게 발을 들이는 업체가 많아질수록 쓰디 쓴 실패를 맛보고 업계를 떠나는 물류 스타트업들의 숫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16년, 이륜 배송서비스의 본격 개막을 알리며 물류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던 ‘날도’나 2017년부터 꾸준히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물류 스타트업 ‘원더스’의 사업 중단은 물류 스타트업의 운영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흔히 하는 말로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한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종이 한 장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성공에 이를 수 없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물류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 물류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 있어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요인이 있다. 그 요인이 무엇인지 현재 국내 물류시장에서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물류시장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혹자는 이렇게 쉽게 생각하기도 한다. “물류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변화에 보수적이니, 내가 변화를 일으킨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거야.” 이와 같은 생각이 물류 스타트업이 실패하도록 하는 가장 대표적인 마인드라고 물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한 물류 스타트업 대표는 “물론 다른 산업에 비해 물류산업이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들이 적용되는 속도가 비교적 늦은 편일 수는 있다”며 “하지만 기존의 틀을 쉽게 생각하고 물류시장 자체를 만만하게 생각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다른 관계자의 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시장에서 어떤 서비스가 잘 먹힐지,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시장을 겸손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물류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시장 자체를 쉽게 생각하고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사전조사 통해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라   
시장에 대한 겸손한 시각과 더불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시장에 대한 정확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관계자는 “물류시장에서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운용하고자 하는 업체일수록 해당 서비스에 대한 시장 내 공급과 수요에 대한 정확한 계산은 필수”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의 경우 사전조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한 배달서비스 스타트업은 시장 사전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해당 업체의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을 해 본격 서비스에 돌입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알고 보니 응답자들은 일반적인 관심 수준에서 이러한 답을 한 것일뿐 해당업체의 배달서비스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는 제로에 가까웠고 결국 이 스타트업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순 시장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시장조사를 어떻게 진행하고 또 그로부터 올바른 정답을 도출하는 데 까지가 물류시장에 대한 정확한 사전조사라고 그는 덧붙였다. 

운영자금을 신중하게 배분하라
모든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 겪는 대표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바로 자금확보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물류 스타트업 관계자들도 모두 동의했다. 실제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약 3년간 업체를 운영해오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역시 투자 유치이다”라면서 “기반이 약한 스타트업은 당장 운용할 수 있는 자본이 없을 경우 바로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물류 스타트업 대표는 “스타트업은 사업 확장을 위해 비용을 많이 투자하곤 하는데, 때문에 운영 초반에는 수익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물류 스타트업의 경우 본격적인 수익성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더 오랜 기간의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물류스타트업들에 있어 운영자금의 신중하고도 효율적인 배분은 더욱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코어아이템에 대한 자체 시스템을 확보하라
지난 2013년 혜성같이 나타나 큰 주목을 받으며 국내 물류시장에 상륙했던 스타트업 ‘날도’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의 투자유치를 성공시킬 만큼 성공가도가 기대되던 업체였다. 하지만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 2016년 돌연 사라지고 만 ‘날도’의 사업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자체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사들을 활용한 이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날도’에 있어 코어아이템은 다름 아닌 기사공유망이었다. 하지만 ‘날도’는 외부 공유망을 통해 기사들을 수급했고 시간이 흘러 자금상의 어려움과 공유망에서의 퇴출 등이 겹쳐 결국 사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취재를 위해 만난 한 물류스타트업 대표는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리 업체 역시 앱 개발을 외주를 통해 진행한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하지만 앱은 우리 서비스의 코어아이템인 만큼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변화를 필요로 했는데 외주를 통한 앱 업데이트에는 비용이나 소요 시간 등 한계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류스타트업들은 자사의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아이템의 경우에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자체적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팀을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과 함께하라 
스타트업의 특성상 운영 초기에는 원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기 어렵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둬야 하는 스타트업의 시작점에서는 그만큼 믿을 수 있고 역량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업체에 필요한 역량이란 물류스타트업의 특성과 분위기에 따라 각기 다르다. 한 물류스타트업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사무실의 분위기를 어긋나게 하지 않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스타일의 사람이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관계자는 “무엇보다 당장의 실적이 중요한 만큼 실력을 갖춘 사람이 스타트업에 적합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각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빠르게 픽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갖춘 공동창업자와 손을 잡는 것도 물류 스타트업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물류스타트업 대표는 “물류산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물류와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과 공동창업을 진행하며 부족한 경험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물류는 물론 향후 추진할 서비스에 필요한 기반 경험이 부족하다면, 이를 채워줄 공동창업자와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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