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로지스틱스 (AGILE LOGISTICS) ③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지난 기고에서 애자일 로지스틱스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면, 이제는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실현할 차례이다. 이번 글에서는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디지털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 어떤 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지, 어떠한 조건의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해야 하는지 각각의 실전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첫걸음, 디지털 환경 만들기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도입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것이다. 디지털 환경이 전제될 때, 개방적인 환경과 공유의 장이 조성되고 정보의 접근과 공유가 빨라지면서, 물류 프로세스 내 존재하는 병목현상과 정보의 파편화를 줄여주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기업의 구성원들이 기업 내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니즈(NEEDS)가 있다면 어떤 니즈인지 파악해야 한다. 기업의 물류 프로세스와 공급망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과 니즈를 파악하면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방향과 목표,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디지털 수단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즈를 파악했다면 다음은 목표를 정의하고 설정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성취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1년 내 이루고자 하는 단기 목표는 무엇인지, 5년 내 이루고자 하는 장기 목표는 무엇인지,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통해 어떤 가치를 얻고자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목표를 정의하면서 기대 수준을 명확히 하면, 추후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방향과 접근법, 기술 도입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세스와 기술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는지, 기대한 결과가 나타나는지 측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또 조직 내 사일로(SILO) 파악이 필요하다. 사일로 현상은 중요한 정보가 한곳에 고이는 현상을 지칭하는데, 사일로 현상이 일어나면 유관부서나 공급처, 운송사, 포워더, 3PL, 운송 기사 등의 외부 협력사는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이해할 수 없으므로 정보의 흐름을 정체시키는 단계나 요소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점검도 해야 한다. 변수 발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해결할 적절한 리소스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디지털 환경 조성의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기업은 리더와 실무자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충분한 인적 리소스와 툴, 프로젝트 전반을 이끄는 권한을 주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에 맞는 전략 파트너 선정하기
기업 내 디지털 환경이 갖춰졌다면 다음 단계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 전략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다. 

물류 분야의 50~80%에 이르는 파트너십이 실패하는데, 이는 많은 기업이 협력사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격을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이다. 협력 분야가 단순하거나, 변화할 필요가 없다면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장기적인 변화를 위한 파트너십은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한다.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위한 전략 파트너를 선택할 때는 기업내 목표와 기대수준에 대한 정의, 경쟁력, 고객 서비스, 물류 네트워크와 확장성, 디지털 역량, 기업의 비전과 가치관, 가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중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애자일 로지스틱스 도입 목표와 기대수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과 파트너사 간의 역할분담을 뚜렷이 할 수 있고, 장〮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파트너사의 레퍼런스를 통해 고객 서비스의 퀄리티와 서비스 전담조직을 통한 고객 서비스 범위를 확인하여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지도 고려해야 한다. 

 
 

전략 파트너의 다른 조건은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졌는가 이다. 갑자기 물동량이 늘어도 감당할 수 있는지,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을 지원하는지, 계절에 따른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거점 네트워크 즉, 지역별로 충분한 지점과 협력파트너를 충분히 갖추었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물동량 변동을 수용하고 해당 지역에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의 이동에 따른 정보를 프로세스와 연관된 모든 이들에게 제때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가진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디지털 기반의 파트너는 적절한 순간에 필요한 의사소통을 하고, 고객 서비스 수준을 최적화해, 변화가 필요한 경우에 기업의 요구에 맞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잠재 파트너사의 비전과 가치관이 우리 회사와 유사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는 기업문화가 유사할수록 협업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 숨겨진 비용이 없는지 가격 정책이 투명한지 확인해야 하고, 제시된 가격에 고객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지, 서비스 퀄리티가 보장되는지 등을 고려해 가장 최적의 가격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필수 조건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실현을 위한 마지막 전략은 디지털 플랫폼 도입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조건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이어야 하는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조건은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인지 여부이다.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류 프로세스 전반의 가시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가시성 확보에 앞서 시스템 간 유연한 통합이 이뤄져야 하고,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이들의 용이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내부 네트워크에서만 작동하는 기존의 설치형 소프트웨어와 달리,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은 보안이 보장되는 외부 서버에 호스팅되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접근 가능성이 높으며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에도 유연하게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다. 새롭게 보완된 기능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어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방향성에 부합한다. 

사용이 쉽고 접근이 용이한지 여부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인터페이스가 사용자 친화적이고 장소와 디바이스에 구애받지 않아야 구성원들이 거부감없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또 플랫폼 도입의 목적에 부합하려면 신속한 고객지원이 가능해야 한다. 시스템 에러는 어느 플랫폼이건 발생하므로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기업별 전담 운영팀과 대기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지, IT서포트팀이 바로 에러를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다른 비즈니스 플랫폼과 연동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자원관리(ERP), 창고관리(WMS) 등 공급망을 구성하는 기존의 시스템이 서비스 공급자가 제공하는 플랫폼과 연동되는지 그리고 연동을 위해 시간과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물류 프로세스 전반을 연결해 가시화된 정보를 조직 내 공유할 뿐만 아니라 외부 협력사, 공급처와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플랫폼 내에 있어야 한다. 협력사, 공급처, 운송 기사 등 다양한 외부 파트너가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현되어야 하고, 이들이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범위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마지막 조건은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이다. 과거 데이터는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계획하는데 이용될 수 있고, 실시간 데이터는 시시각각 변하는 운송 상황과 물류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처하는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차례에 걸쳐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정의, 전제조건, 실전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개념과 접근 방법을 안다고 해서 당장 실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