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우리나라도 3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백신의 복잡한 유통과 그에 따른 위험은 보건 전문가는 물론 물류 전문가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단 개발된 백신을 생산하기는 비교적 쉽다. 그러나 이를 전 국민에게 전달하려면 운송, 보관, 동결, 통신 및 의료의 복잡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어려운 물류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각국의 공통적인 유례없는 물류 과제이며 동시에 전례 없는 콜드체인 과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백신 물류에서 중요한 점은 화 물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트럭이나 밴을 통 해 수송할 때 화물 온도 상태를 확인하여 화물이 변질, 손상되는 위험을 낮추어야 한다. 특히 트럭이나 냉동고 등 장비가 오작동할 경우를 대비해 콜드체인 내부온도를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외에 실시간온도 추적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개발되어있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제품으로, 공급사슬과 물류 과정에서 온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화이자에서 나오는 최초의 백신은 영하 90도 정도로 유지된다. 공장에서 드라이아이스로 냉각시키고 추적용 GPS 센서를 장착한 특별한 상자에 담는다. UPS나 FedEx와 같은 물류기업들이 이 상자를 수거해 항공기로 수송한다.

이후 창고 등에서 영하 60~70도 냉동고에 보관할 수 있지만, 현지 병원으로 수송하면 대부분 표준 냉장고에 보관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화이자 백신은 5일까지 지속할 수 있다. 이 기간이 병원에 도착하여 접종할 때 까지의 가능 시간이다. 공급사슬에서의 라스트 마일 문제이다.

콜드체인 운송의 또 다른 위험은 포장에 있을 수 있다. 포장과 절연 상태가 불량하면 제품 내부의 온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포장에 문제가 있으면 적재 및 하역 중에 온도 변화가 발생 될 수 있다.

특히 병원 등으로 이동하는 동안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최종 운송 시점까지 저온을 유지할 수 있는 포장 용기가 개발되어 있다. 백신 수송 시 이러한 전문 포장용기를 이용해야 한다.

한 개의 화이자 패키지에는 일반 병원이 며칠 만에 투여할 수 있는 용량보다 많은 1,000개에 가까운 용량이 들어 있다. 그래서 이를 냉동시설에 저장해 놓고 여러 병원에 배분하여 공급할 경우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운송, 보관 물류, 온도 조절 문제가 발생한다면 백신의 상당 부분이 낭비될 수 있다. 병원 단위에서 일시적으로 백신이 남는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 포장을 열어 온도가 오른 다음 이를 다시 냉각시키려 한다면 잠재적으로 백신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류상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보안 문제다. 백신 공급사슬 내 각 지점에 나타날 수 있는 보안 문제이다. 잠재적인 보안위험에는 도난, 파괴 및 변조가 포함된다. 승인되지 않은 불법 백신의 판매, 승인된 백신의 위조, 합법적인 백신의 불법 전환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상이 우려된 백신이 제대로 폐기되지 않으면 암시장에서 그것을 재판매하거나 이 재료를 다시 이용하려는 위험이 있다. 백신 물류 보안을 국가보안 문제로 다룰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물류 인력에 대한 우선 접종 필요성이 있다.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우선 그룹은 당연히 필수 의료 종사자들과 노년층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백신 공급사슬에 있는 물류 인력도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수송, 보관하는 물류 인력이 문제가되면 백신 접종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콜드체인 이슈의 성공적 극복은 새롭고 지속 가능한 콜드체인을 만들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19에 대한 예방접종으로 인해 향후 콜드체인이 전국 규모로 확장되고 의약품 물류업체도 대형화되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국내 물류업체들도 FedEx, UPS등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류업체와 같이 콜드체인 시설과 용기, 그리고 전 구간 콜드체인 관리시스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규모와 시간 제약을 고려할 때 단순히 현재의 백신 콜드체인을 확장하는 것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2020년 독감 예방주사 대상자가 대폭 늘어난 1,900만명이었다. 이에 비해 코로나19에 필요 예방접종 규모는 최대 5천여만 명에 달하며, 이를 두 번 접종해야 한다. 혁신적인 콜드체인물류시스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백신 콜드체인을 의료 네트워크용으로만 확장하기 보다는 현재의 국내외 수산물 및 축산물 등 식품 유통 시스템을 미국 식품의약청 및 보건 당국이 규정한 안전, 품질 및 성능 요구사항에 맞추어 개조,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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