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협업과 상생노력 절실, 확실한 도덕적 철학 갖춰야 100년 기업 돼

 

유통 물류시장 관련 뉴스가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성공적 상장 일색이다.

거래 첫날 11일(현지시간) 공모는 35달러에서 40.7%나 상승한 49.25달러로 마감, 말 그대로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결과에 찬사를 보내는 평가가 쏟아져 나오며, 향후 시장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도 높다.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무려 45억5,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됐으며, 손정의 회장의 추가 투자 없이도 미래 시장 확대에 든든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한 간담회에서 “장기적 비전을 믿어준 동료와 투자자, 신뢰해준 고객들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공격적, 지속적,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성공적 상장 후 감개가 무량할 수도 있었을 터다. 

문제는 지금부터 쿠팡의 향후 행보다.

미국 유통시장은 전통의 유통업체들이 속속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인 시장 쟁탈전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시장을 선점한 아마존의 위세가 여전하다. 반면 국내 유통물류시장은 쿠팡에 아성에 네이버와 카카오, 11번가와 SSG.COM 등이 합종연횡을 이루며 더욱 치열한 대결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막 마무리 지은 뉴욕증권거래소 성공적 연착륙에 마냥 도취할 쿠팡의 여유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여기다 최근 1년간 쿠팡 관련 노동자의 사망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쿠팡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요인 이다. 잇단 쿠팡과 연관된 노동자들의 사망사고를 당장만 모면하려는 대응방식으로는 향후 더 큰 위협 요소로 쿠팡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쿠팡 물류센터와 쿠팡 친구(배송) 관련 근로환경 개선 노력은 지금까지의 소극적 대응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행보가 절실하다. 

또 한 가지 쿠팡이 숙고해야 할 점은 지금의 성공적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좀더 낮은 자세를 만드는 노력이다. 파죽지세로 성장한 쿠팡의 이면에는 쿠팡의 고압적인 이미지도 비례해 키웠다는 평가다. 당장 협력업체들의 납품 가격을 깎도록 강요한다거나 환불 등으로 인한 피해를 업체에 전가하는 등의 행위는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입장에겐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선 더욱 자세를 낮추는 노력이 절실하다. 

끊임없이 상생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단위 기업위치에서 소상공인들과의 불협화음과 값싼 노동력만을 추구하려는 전략은 이번 뉴욕증시의 성공신화를 지속적으로 갉아 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쿠팡의 ONE 팀 호흡전략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식 각자 운영방식을 선호한다지만, 대다수 사업영역이 대한민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국적 협업과 관련부서간의 소통에 업무방식 확대도 필요하다. 여기다 직원 한명 한명이 더더욱 낮은 자세로 고객과 협력업체들을 대하는 겸손의 운영 전략도 다시 한번 이번 기회를 통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이번 뉴욕 증시의 성공적 연착륙의 축배는 순간일 뿐이다. 시장은 쿠팡에게 지금까지보다 더욱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다. 창업 10년을 넘긴 쿠팡이 대한민국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지금의 성공에 취해 수익만을 우선하는 기업이 아닌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춘 성숙한 기업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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