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리스크 높은 물류현장, 결국 사람으로 답 찾아”

물류현장에는 정답이 없다. 자동화가 많이 진행된 물류센터라고 해서 효율성이 높은 것도 아니며 인력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효율성이 낮은 것도 아니다. 취급하는 제품의 물성(물류적 특성)과 처리 케파, 관리자의 역량 등 내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그 효율성이 유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만일 물류 효율화에 대한 답이 자동화, 스마트화 된 물류센터, 또는 인적 리스크를 최소화한 물류 프로세스 등으로 획일적이라면 물류는 많은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이며 자동화, 스마트화 척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것이다. 하지만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중소 물류기업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취급하는 제품에 따라 잘 디자인된 물류 프로세스를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그 존재감을 나타내는 물류기업들이 있다. 이도엘에스도 이러한 기업 중 하나이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류프로세스의 접근 방식을 바꿔 기존의 기업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이도엘에스의 박성현 대표는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가 생각하는 물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도엘에스의 기반이 된 한 번의 ‘아쉬움’
이도엘에스가 물류시장에 뛰어든 것은 10년 전인 2011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 3자 물류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박성현 대표는 “처음에는 인력을 지원해주는 업무를 하는 기업이었다. 이후 2017년 편의점 관련된 기업의 물류센터 이전에 대한 제안을 받으면서 실제 물류센터의 운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관련기업의 물류센터 운영에 있어서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박성현 대표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그는 “실제 운영에 있어서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패”라고 생각을 전했다. 그 원인은 신뢰관계 구축에 대한 아쉬움이다. 그는 “그 당시 이도엘에스는 공동대표 체제였다. 다른 대표가 관리를 했었고 업무상 문제는 없었지만 신뢰부분에서 서로 깔끔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러한 아쉬움은 이후 비딩을 통해 시작하게 된 홈베이킹 관련 화주의 물류를 하게 되면서 이도엘에스가 추구하는 물류 프로세스의 바탕이 됐다. 2019년 처음 접한 홈베이킹 관련 화주의 현장은 해결이 시급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온라인으로 나가는 제품의 출고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으로 직접 달려갔다. 그는 “이전 현장의 경우 관리자의 역량에 따라 업무의 편차가 너무 컸다. 또 사람에 대한 문제가 가장 컸다”며 “때문에 초기부터 인력은 물론 업무 관리, 화주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직접 하면서 프로세스를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접 모든 것을 챙기다보니 화주와의 관계가 개선되고 일처리가 빨라지게 되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됐다”고 설명했다.

현장 문제 해결, 결국은 ‘사람’이더라
기존의 출고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자동화 설비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박성현 대표는 자동화보다는 출고가 되지 않았던 원인 파악에 주력했다. 그는 “기존의 문제는 처리 속도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프로세스상의 문제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한 고객이 주문하는 제품이 10개라고 가정하면 그 중 일부의 제품이 가입고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 말하면 9개의 제품을 피킹해 놓은 상황에서 하나의 품목이 입고 될 때까지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즉 일을 두 번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제품의 입고 날짜와 시간을 바꿔 제품이 입고전에 피킹이 되는 상황을 최소화 했다. 또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나가는 제품을 분류하고 시기에 따라 재고를 재배치함으로써 동선을 최소화해 문제를 해소했다. 그는 “홈베이킹 제품이기 때문에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수요가 몰린다. 이럴 때 많이 나가는 제품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도록 재고를 재배치해 작업자들의 피킹 동선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통해 당일 출고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그동안 일 500건 정도의 당일 출고 수준을 기본 1,400건까지 높였다. 그는 “이전에 일 700~800건의 주문을 처리하지 못해 익일로 이월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최대 1,800건까지 가능하다”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장비의 도입 없이 이러한 생산성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생산성을 크게 높인 것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그는 “결국은 사람에게서 답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처음에는 부분자동화 설비를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효율성을 높이는데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때문에 그는 더욱 사람에 주목했다. 이도엘에스는 물류센터에 정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 현재 500평 규모의 물류센터에 정직원은 15명이다. 대형 물류센터의 수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정직원의 수는 극히 적은 것에 비하면 정직원 채용 비율이 상당히 높다. 박성현 대표는 “보통 현장은 일용직 개념이 많지만 이도엘에스는 정규직을 채용하고 있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물론 그들을 일일이 관리하고 케어해 주면서 회사의 대한 믿음을 가지고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일 자동화 설비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했다면 상황에 따라 로케이션을 변화시키는 프로세스는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람에 대한 리스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관리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평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화 만들고 싶어”
박성현 대표는 왜 사람에 주목하고 있을까? 그는 그동안 다양한 물류센터 현장을 보면서 속상한 부분이 많았다. 그는 “수직적인 업무환경은 물론 강압적인 분위기와 쉽게 해고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을 사람같이 대하지 않는 상황들이 싫었다”며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것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발생되는 문제들도 꼬집었다. 그는 “수직적인 체계에서는 관리자에게 줄을 서고 라인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게 된다. 이는 운영 효율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좋지 않은 문화라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때문에 이도엘에스의 물류현장에서는 절대 큰소리를 내면 안되고 다퉈서도 안된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또 항상 웃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사람을 구인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박성현 대표는 “이도엘에스가 사람을 뽑는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현장을 보고 우리의 문화에 동화 될 수 있고 동의하는 사람을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후 일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만은 대화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물론 아무리 수평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어도 관리자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관리자의 역할도 다른 현장과는 약간 다르다. 그는 “관리자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야 하며 강압적인 업무지시를 할 수 없다”며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도와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업무를 분담하는 정도의 역할이 관리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현 대표는 이러한 분위기를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싶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문화를 만들고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가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발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현장이 늘어나더라도 이 문화가 그대로 반영 되서 모든 현장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사람에 대한 가치를 높게 생각하고 있는 박성현 대표의 목표는 여전히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젊은 시절부터 많은 시간을 회사에 투자한 사람들이다. 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살아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래서 그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 그는 “함께 할 수 있도록 큰 것도 좋지만 작지만 단단한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좋은 시스템을 적용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우선시 되는 현장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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