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로 기옌 / 리더스 북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못한 사이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노년층의 인구수가 청년층 인구수를 추월하고 있고, 여성들의 사회적 비중과 부의 소유는 남성을 능가하게 되며, 아시아의 중산층 인구는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을 합한 것보다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산업계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보다 많은 산업용 로봇, 사람들의 두뇌보다 많은 인공지능, 사람들의 눈보다 많은 감지 장치들 속에 둘러싸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피부로 인지하게 되는 시점이 2030년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인 마우로 기옌 교수의 주장이다. 세상의 변화를 빨리 인지하는 사람, 기업, 사회, 국가일수록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의 여러 사례를 통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이것이 변화에 대해 우리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 책의 주제는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사실이다. 첨단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펜데믹은 훨씬 더 혼란스러운 미래를 우리에게 펼치게 할 것이다. 보이는 현재의 현상들에 좀 더 민감히 반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8개의 변화의 축을 제시하고 있다

낮은 출생률 - 출생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1968년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인 폴 에를리히와 앤 에를리히 교수는 ‘인구폭발’이란 책을 발표하면서 ‘억제할 것인가? 멸망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러나 2030년을 바라보는 현시점에서 인류는 출생률 저하라는 현상에 맞닥뜨리고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와 문화, 그리고 정치를 주도해 왔던 북미, 유럽 그리고 동아시아는 출생률이 크게 낮아지는 현상이 지속될 것인 반면 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 지역은 출생률의 변화가 이전 대비 크지 않으며, 이러한 현상은 한동안 유지될 것이다. 이는 향후 경제 및 지정학적 권력의 균형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인구의 수는 잠재적인 경제와 시장의 규모를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에 따른 사회·경제활동의 참여시간 증가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의 경제와 권력의 중심이었던 국가들의 출생률은 향후 특별한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인구적으로 향후 세계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인구는 출생률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 의료와 식량 등 인간 삶의 영위 관점에서 기본적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아프리카가 세계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은 농업과 의료영역에 대한 산업이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또한 선진국의 낮은 출생률은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해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등의 인력들을 노동자로 흡수하게 되는 제2의 인구이동 현상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이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 -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세대
밀레니얼 세대(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출생)와 Z세대(2000년 이후 출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들이 향후 시장의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계층은 60대 이상인 실버 계층이다. 미국의 경우 미국자산의 80%가 그들의 소유이며, 전세계 자산의 50%가 60대 이상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대한 접근을 위한 노력에 비중을 두고 있는 반면 과거의 어느 세대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실버 세대에 대한 접근은 간과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노인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점차적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실버세대의 수는 전 세계적 어느 곳에서나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중산층 -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
선진국의 중산층에 대한 개념은 소득뿐 아니라 사회심리적 마음 상태를 반영해야하는 것으로 그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중국과 인도 등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중산층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가의 중산층과 신흥 성장국가의 중산층 간의 충돌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의 중산층의 소비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신흥 성장국가의 중산층의 소비는 세계 소비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며, 이는 세계 소비시장의 표준과 규격이 신흥 성장국가 중산층의 기호에 맞춰지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기존 선진국과 신흥 성장국가의 중산층의 대립은 경제 질서에 있어 새로운 이슈로 부각하게 될 것이다.

증가하는 여성의 부 -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
2030년이 되면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가 현재보다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는 여성들의 투자성향이 남성과는 다르고 남성중심의 경제구조에 대한 여성들의 차별성을 앞세워 새로운 관점의 경제활동 영역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이미 많은 여성들이 기업가로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들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여성들에게 자신감과 함께 동기부여가 제공될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는 가정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게 되며, 스스로의 경제적 독립성을 높여가게 될 것이다. 이는 남성보다 높은 저축성향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부를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2030년에는 적어도 교육과 보건문제 영역에서 남성보다 여성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도시의 성장 - 변화의 최전선에 도시가 있다.
우리가 체험하는 변화는 도시에서 시작된다. 도시는 변화를 이끄는 구심점이자 우리가 아는 세상을 무너뜨리는 촉매제이다. 이미 도시는 세계적으로 삶의 기준이 되었다. 이는 결국 엄청난 사회적 위기와 더불어 환경적 위기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도시의 미래는 중산층이 만들어 간다. 중산층의 도시 내 소비는 탄소와 디지털 발자국을 남긴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게 될 것이며, 이는 환경파괴의 주된 소비가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30년에 도시는 물의 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수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특히 기후 변화는 물의 순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이는 집중된 인구들이 사용할 물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들지 않는다면 도시들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파괴적 기술혁신 - 과학과 기술이 바꾸는 미래
기술적 변화는 세계의 경제와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가 기준이나 규범을 바꾼다. 기술은 제품의 개념, 제작방식, 판매 방식, 사용자 그리고 사용 방식 중 한 가지 이상을 바꿈으로 현재의 상황을 무너뜨릴 수 있다. 기술혁신은 우리가 직면한 상당수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혁신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동시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산업과 경제의 패러다임과 그동안 부딪혀 온 한계를 극복시켜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는 거기에 따른 책임과 의무 그리고 목적에 따른 윤리적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과학과 기술이 바꾸는 미래는 재앙이 될 것이다.

새로운 소비 - 소유가 없는 세상
공유경제는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니라 일상적인 개념이 되고 있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공유경제는 여러모로 많은 혜택을 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공유하는 부분은 어느 한쪽에서 압도적인 독점을 의미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그 이유는 공유경제의 영역 별 관련 규정이 상당 수 미흡하기 때문이다. 압도적 독점을 통해 이를 공유의 형태로 분배하는 방식이 공유경제의 가장 큰 허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폐해를 시급히 대응할 수 있는 제도와 규정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공유경제는 모두가 혜택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 특정한 독점자의 배만 불려주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적 경제구조로의 모순된 형태가 될 수 있다.

새로운 화폐 - 너무 많은 화폐
2030년이 되면 국가가 독점 발행하는 화폐들은 과거에 국가 독점했던 항공사와 전력 회사, 통신 회사들이 그랬듯이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다. 이 화폐들은 여전히 남아있겠지만 디지털 화폐들에 대한 비중이 현재보다 훨씬 크게 될 것이다. 누군가가 화폐를 발행했는데 그 화폐가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편리하게 사용되고 유통이 가능하다면 이는 얼마든지 ‘화폐’로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이미 기술적으로 화폐기능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관료주의적, 중앙통제에 의한 통화가 아닌 당사자간의 신뢰에 기반한 화폐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직은 여러모로 새로운 화폐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화폐에 대한 통화기능을 우려하고 있는 관료적 관점에서의 주장에 불과하다. 아울러 화폐가 단지 거래화의 기능뿐 아니라 환경, 건강, 복지 등의 다양한 사회현안과 연계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마우로 기옌 교수의 ‘2030년 축의 전환’은 이미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미래학자 관점에서 현안과 이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놓았다. 2020년을 넘어 2030년을 향해 가는 첫발을 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부와 권력의 모습에 대해 예측하고 이를 위해 염두해 두어야 할 8가지의 주요 현안들은 현재까지 우리가 가지고 왔던 판단과 행동의 축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저자는 축의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요약해서 정리하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되, 흐름을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하며, 이에 대비를 위한 행위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단편적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갖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얼핏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모든 현안의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당연한 것을 해야 한다는 것임을 먼저 마음 속에 새겨 놓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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