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부터 3개월간 시범운영 본격 진행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매주 한 번씩 돌아오는 분리수거 날이 항상 골치아프다. 주로 택배서비스를 통해 물품을 구입하는 A씨의 집에 택배 포장재 쓰레기가 가득하기 때문. A씨는 “정작 구입한 물품보다 포장재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포장재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며 고민을 토로한다.

A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택배 서비스 이용 고객들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지난 20일부터 유통·물류업계(CJ ENM 오쇼핑, 로지스올)와 손잡고 한번 쓰고 버리는 기존의 포장재를 보완한, 재사용이 가능한 택배 포장재를 국내 최초로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 택배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회장 최원혁)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최초로 25억 개를 돌파했다.

이러한 물동량의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택배를 포장하는 포장재의 사용량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와 유통·물류업계는 택배 포장재의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통포장재 감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먼저 지난해 12월, 유통포장재 감량 지침서(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친환경 포장재 사용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물류 시스템 구축 △맞춤형 적정포장 설계 등의 내용을 기반으로 해 유통물류업계와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현재 환경부는 ‘유통포장재 감량을 위한 현장적용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시범사업 역시 이 평가의 하나로 진행되는 것이다. 환경부의 이번 시범운영에 동참하는 CJ ENM 오쇼핑과 로지스올은 유통물류업계에서 유통포장재 재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번 재사용 택배 포장재 시범운영은 택배 배송 고객 300명을 서정해 올해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된다. 먼저 택배 배송 고객 중 재사용 택배 포장재 사용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CJ ENM 오쇼핑에서 기존 택배 상자가 아닌 재사용 택배 상자에 담아 배송한다. 배송 완료 후 고객이 재사용 상자를 내놓으면 로지스올에서 상자를 회수, 세척 후 다시 CJ ENM 오쇼핑에 전달한다. CJ ENM 오쇼핑은 전달받은 상자에 새로운 물품을 담아 다른 고객에게 배송을 진행하게 된다.

환경부는 이번 시범운영 동안 고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함께 실시, 재사용 상자의 훼손여부와 사용횟수, 적정회수 가능성, 고객만족도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 및 분석할 계획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택배 배송 제품의 과대포장으로 인한 포장재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와 함께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라며 “이번 시범운영은 포장 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 택배 포장재 사용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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