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 & 테셰이라 / 인플루엔셜

일반적으로 ‘파괴’라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많다. 대부분 파괴는 외부의 힘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이론이 기술의 급격한 발전하의 산업계에서 혁신의 방향으로 인식되어 왔다. 파괴를 당할 것인지 스스로 파괴를 할 것인지에 대해 기업 경영자들은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주지시키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관점에서 혁신의 독려하고 있다.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으면 파괴자들에 의해 우리가 파괴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시대의 새롭게 정립된 불변의 법칙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파괴를 일으키는 대상은 누구인가? 크리스텐슨 교수는 파괴자를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작은 기업들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에 소개하는 ‘디커플링’에서는 기업을 파괴하는 대상이 바로 ‘고객’이라고 정의했다.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소비하는 대상은 고객이고 고객이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객의 선택을 만들어내는 것은 첨단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 ‘디커플링’이론의 핵심이다.

파괴의 주범은 고객이다
고객이 소비를 진행하는 기본적인 단계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 욕구가 발생되면 ‘탐색하고-구입하고-사용하는’ 소비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CVC(Customer Value Chain, 고객가치사슬)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3단계로 구성되어 있지만 욕구의 대상에 따라 CVC는 상당히 세분화가 된다. 고객은 상용화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그들의 소비 단계에 대한 실행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 고객들이 똑똑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그 의미는 고객들이 과거의 CVC를 분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에는 모든 것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지만 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그러한 가치사슬을 분리시켜 버린 것이다. 이것이 ‘디커플링’ 이론이다. 최근 새로운 경제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공유경제 또한 소유와 사용이라는 CVC를 분리시키고 공유와 사용이란 형태의 새로운 CVC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쇼핑몰들이 문을 닫게 되고, 부동산 임대기업이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 자동차 산업과 숙박업들이 타격을 입게 되는 등 기존 산업들은 이미 파괴를 당하고 있는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신기술의 등장과 발전 때문이 아니다. 고객이 우리의 CVC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그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따라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디커플링
CVC를 설계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핵심이다. CVC가 단절되고 있다는 것은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의 효용성이 소멸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장의 경쟁 환경이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원가중심의 END-Value였다면 현재는 Route-Value,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모든 경로에서 대한 가치를 포함하는 경쟁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는 고객에 대한 기호만을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성향까지 비즈니스 전략에 포함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판도를 바꾸고 있는 기업의 특징은 바로 Route-Value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CVC상에서 가장 느슨하거나 대체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하여 CVC를 끊어버리고 고객에게 일부영역에 대한 만족감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영역은 기존 기업이나 바뀐 CVC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들에게 넘겨버린다. 이렇듯 기존의 소비사슬을 끊어내는 과정을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한다. 아마존에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주는 ‘프라이스 체크’ 앱은 월마트, 베스트 바이, 토이져러스와 같은 오프라인 업계의 초강자들을 온라인 거래를 위한 전시장으로 전락시켰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규모의 토이져러스는 결국 아마존에 매각되고 말았다. 회원가입으로 화장품 샘플을 배달해 주는 버치박스는 화장품의 CVC상에서 Testing단계에만 끼어들었을 뿐인데 화장품의 소비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파괴적 기업은 기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영역을 경쟁영역으로 보고 있지 않다. CVC상에서 고객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그 지점을 끊어 버리고 고객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활동으로 설계된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새롭게 연결시키는 것을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 내의 고객 선택의 단계 과정을 주목하고 허점을 주목하고 있는 대상들이 우리 예상보다 훨씬 많이 존재하고 있다. 그 허점이 보이는 순간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것이 ‘디커플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디커플링’을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이다. 디커플러(DECOUPLER)가 될 것인지? 아니면 디커플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의 여부이다. 두 가지 관점에서 공통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고객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모든 비즈니스의 주체는 고객이다. 고객이 원하고 찾으면 그 기업은 흥하는 것이고 고객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 그 기업은 파괴되는 것이다. 기업을 흥하게 하고 망하게 하는 것은 결국 고객이다. 과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고객에게 충실한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보인다면 디커플러는 집중으로 이를 공략해야 한다. 기존 기업들은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보완과 개선이 진행되어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은 세 가지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고객은 ‘기업이 나를 위해 어떠한 가치를 제공해 주고 있는가?’이다. 두 번째는 ‘창출된 가치에 대한 적절한 대가가 산정되어 있는가?’이며, 세 번째는 ‘가치를 제공받기 위해 소요되는 활동의 정도는 얼마인가?’이다. 예를 들면 원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이동하는 활동, 이 활동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고객이 감수해야 하는 가치 잠식활동이다. 이 가치 잠식활동을 최소화기 위해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배달 앱이다.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활동을 감안하여 CVC를 설정해 보고 어느 부분이 가장 느슨하거나 끊어지기 쉬운지를 찾아내야 한다. 누가 먼저 찾아내느냐에 따라 기존 비즈니스는 더욱 확대, 성장할 수 있고, 새로운 디커플러에 의해 기존 비즈니스는 파괴되어질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과연 고객을 지향하고 있는지? 고객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것보다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기업이 새로운 것, 차별화된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때, 누군가는 우리와 고객과의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이 불편을 느낄 때 바로 그들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면서 새로운 고객 사슬을 형성한다. 똑똑해지고 있는 고객들의 욕구는 이전과는 다르다. 이 고객들의 욕구에 충실하지 못한 기업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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