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15

블록트레인(Block Train)이란, 화차들을 배열하여 구성한 익스프레스 열차로서, 어느 한 역에서 최종 도착지역까지 무정차하면서 운항하는 직행 열차다. 광궤 철로가 깔린 유라시아 지역에 약 20,000개의 역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블록이 운행하는 역들은 20개 이내 정도로 아주 적다.

물론, 화차는 아주 다양해서 박스형, 오픈형, 곡물용, 탱크형, 자동차 운반용. 플랫용 및 컨테이너 운반 플랫폼 등 다양하긴 하지만, 통상 블록을 일반 화차들로 구성하는 경우는 적다. 블록을 구성할려면 그래도 약 2,000 톤 정도의 도착지가 같은 화물이 거의 1~3일 이내에 동시에 출하되어야 하는데, 그런 규모의 거래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상 컨테이너를 적재한 화차가 블록을 주로 구성하는데. 이런 경우를 ‘컨테이너 블록트레인’(이하 ‘블록’)이라고 한다. 

▲빠르면서도 정확하다. 
블록은 ‘빠르고 정확’하다. 블록은 하루당 약 1,000km 정도를 달리므로,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속한 역에서 일단 발차하기만 하면 노보시비스크까지는 약 6일, 모스크바까지 약 10일, 타슈켄트까지는 약 11일이면 도착한다.

통상 일반 화차들은 하루에 약 400km 정도를 가는데, 중간 정차역에 잠시 멈추면 다시 언제 출발할지 막연해서 운송기간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블록을 구성하고 싶은 화주나 운송사는 출발 철도역과 도착지 철도역과 협의후, 철도청에 두 역을 선정하여 블록을 신청한다. 이를 러시아어로는 ‘니트카’라고 하는데, ‘실’이라는 단어다. 한 지점과 다른 한 지점을 ‘실’처럼 직선으로 연결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니트카를 신청할 때에는 주요 운송품, 물동량, 기간 등을 알려주면 철로 사용료 인하를 적용받을 수도 있으며, 기간은 통상 한달 이내 소요된다. 블록은 냉동과 우편화물과 더불어 다른 어떤 화차보다 우선적으로 발차되고 운행된다.

▲저렴하다
블록은 ‘저렴’하다. 유라시아의 철송료는 크게 2가지로 구성되는데, 철로 사용료와 플랫폼 사용료다. 철로 사용료는 철도청에서 철송 Code를 계약한 물류사에게 지불하면 되고, 플랫폼 사용료는 플랫폼을 구매 또는 임차하여 운영하는 물류사에게 지불한다. 통상 대규모의 철송사들은 자기 회사 소유의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면서 철도청과 직접 철송 Code를 계약하므로, 일반적으로 화주나 물류사들은 철송사와만 철송 계약을 하면 된다.
  
철도청은 블록에 대해서 철로 사용료를 인하해 주기도 하며, 플랫폼 운용사들도 블록에 대해서는 저렴하게 운송단가를 책정한다. 그리고, 러시아에는 도난을 방지하기 위하여 운송 거리에 따라서 Convoy Fee가 부과되는데, 블록은 Convoy Fee도 적다. 즉, 블록을 구성하면 ‘1)철로 사용료 2)플랫폼 사용료 3)러시아 구간에서의 Convoy Fee’가 줄어들어서 Single이나 Group 대비하여 저렴하다.  

▲컨테이너 플랫폼
컨테이너 적재용 플랫폼은 약 4TEU, 3TEU, 2 TEU 적재용이 있다. 즉, 각각 20피트 컨테이너 4개, 3개, 2개를 실을 수 있는 플랫폼들인데, 대략적으로 13m, 19m, 25m의 길이다. 구소련 시절에는 2TEU, 3TEU짜리가 대세였는데, 최근에는 4TEU 짜리가 많아졌다. 4TEU 짜리의 플랫폼은 40피트 컨테이너 2개나 20피트 4개를 적재할 수 있다. 동일한 목적지를 향하는 4~5개의 화차를 출발시키면 이를 ‘Single’이라고 하고, 10여개의 화차를 출발시키면 ‘Group’이라고 하는데, 그럼 블록은 약 몇 개 정도일까? 

▲블록의 길이 
블록의 길이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짧게 구성하는 방식을 57 Scheme 또는 Short train 이라고 하고, 길게 구성하는 것은 71 Scheme 또는 Long train 이라고 한다. Long Train은 4TEU 플랫폼을 38개 연결하고, 다시 2TEU 플랫폼을 1개 더 연결하는 것이 최대길이다.

기관차까지 포함하면 약 1km 정도의 긴 열차가 된다. 즉, 38X4TEU+2TEU=154TEU, 즉, 최대 약 154TEU 또는 77FEU를 적재한다. Short Train은 통상 4TEU 플롯폼을 31개 연결한다. 길이로 치면 약 800미터 정도로 그리 길지는 않다. 그래서, 31X4=124 TEU, 즉 최대 약 124TEU 또는 62FEU를 적재한다.

만약 4TEU짜리가 아니라, 2TEU나 3TEU짜리 짧은 플랫폼으로 블록을 구성할 때에는 화차의 갯수는 늘어나는 대신에. 적재할 컨테이너는 그만큼 줄어든다. 결국, 철송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2TEU, 3TEU, 4TEU의 플랫폼 조합을 가지고, 약 800m의 짧은 블록이나 1km의 긴 블록을 구성하면 된다. 대부분 중소형 역들은 Short Train을 반입할 수 있는 적재 능력을 보유하며, 항구나 대형 역들은 Long Train을 반입할 수 있다.

따라서, 철도청에서는 양쪽 철도역의 적재 능력을 감안하여 해당 구간의 블록을 짧게할 것인지 길게할 것인지를 지정한다. 철송사는 철도청이 지정한 길이에 맞춰서 해당구간의 블록을 구성해야 한다. 물론 Long 이든 Short이든 빈 공간이 없이 물량을 다 채워서 블록을 발차시키면 철송사로서는 가장 경제적이겠지만,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40피트 컨테이너 50~55대만 차더라도 철송사들은 블록을 발차시킨다.

한편, 일회성으로 운송되는 경우에는 40피트 컨테이너를 최소한 41대 적재하면 Short 구간의 블록을 구성한다. 한편, 중국에서도 4TEU 플랫폼이 그리 발달되지 않았고 러시아보다 블록이 짧게 구성되기에, 중국은 40피트 컨테이너 41대~55대 범위에서 블록이 운영된다.

▲블록의 주요 노선
광궤가 깔린 유라시아의 철송에 있어서, 블록은 약 3가지 노선으로 구성된다. 
1) 해상과 철송을 연결한 복합운송 과정에서, 극동 항구와 내륙 도시를 연결한다. 
보스토치니/블라디보스토크 항구 <~>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그/노보시비르스크/이르쿠츠크/타슈켄트/사마르칸트/민스크/아티라우/페테르부르그 역 등. 
2)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와 연해주를 연결한다. 
모스크바 역 ~> 노보시비르스크/크라스나야르스크/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역 등.
3) 궤가 변경되는 국경 지점(자바이칼스크, 도스틱, 자민우드, 브레스트, 호르고스)을 기준으로 운영된다. 자바이칼스크/도스틱/자민우드 <~>브레스트/모스크바, 호르고스<~>타슈켄트, 알마티, 악타우 등.
 
‘컨테이너 블록트레인’, 유라시아 물류에 있어서 시간과 비용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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