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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물류시장,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박차 가한다
노동환경 개선이 목적, 사가와큐빈 물고 터 업계 전반에 확산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7년 10월 11일 (수) 10:28:06

   
 
  ▲ 일본 신주쿠 시내에서 배송을 준비하고 있는 사가와큐빈 트럭 전경.  
 

인력부족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일본 물류시장이 주 4일 근무제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한편 물류기업 인력 구하기에도 매력적인 당근책으로 작용,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의 대형 택배회사인 사가와큐빈은 정규직 사원인 트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사가와큐빈은 부족한 운전자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근로환경 개혁에도 적극 동참, 현장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을 재정비하는 일석이조를 얻는다는 전략이다. 우리 물류업계 입장에서는 부러운 대목이다.

국내 택배시장은 배송 택배 수수료보다 조그만 서비스 부실에 대해서도 1400배의 패널티를 부과하며, 일선 근로자들을 코너로 몰고 있는 상황인데 반해 최근 일본 물류업계는 심각한 인력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상황에도 운전자와 현장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다양한 근로환경 전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더 더욱 부러운 점은 이 같은 노력이 물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탄력 근무제 도입으로 ‘하루’ 더 쉴 수 있어

일본 물류산업계가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 같은 근무형태가 가능한 배경은 ‘플렉서블 타임제’나 ‘재량노동제’ 외에 월이나 연 단위로 노동시간을 계산하는 ‘변형 노동 시간제’를 도입 덕분이다. 우선 법정 노동시간 가운데 주 혹은 일 단위 노동시간을 나누는 ‘월 단위’ 제도와 법정 노동시간 가운데 1개월 이상 1년 미만의 노동시간을 설정, 계절이나 성수기를 고려해 노동시간을 결정하는 것이 ‘연 단위’ 노동시간 도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한 주당 40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 시간을 결정하는 만큼 근로자들의 근무 스케줄에 맞춰 주 4일 근무가 가능한 구조다. 이 때문에 현장 근로자들은 유연한 근무를 실현할 수 있는 반면 하루 노동시간을 10시간으로 결정한 날이 있더라도 2시간 분의 잔업수당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환경 때문에 사가와큐빈은 지난 4월부터 도쿄와 야마나시 현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하는 정사원을 모집했다. 앞서 언급한 변형 노동시간제를 활용해 하루 노동시간을 10시간으로 결정한 뒤 일주일 중 하루를 더 쉬는 근무형태다. 이는 기존 시간에서 하루는 좀더 일하는 대신 일주일 중 하루를 더 쉬는 형태다.

한편 근무일수가 줄어도 이들의 급여는 도쿄 영업소에 근무하는 경우, 월급 18만∼26만 엔으로 주 5일 근무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 4일제로 일하는 정규직 사원에 한해 휴일 겸업도 인정하고 있어 창업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나 전통적으로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이들도 근무할 수 있다. 사가와큐빈은 이번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효과를 검증한 뒤 적용 범위를 타 지역이나 기존 운전자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 물류기업이 물고 터, 물류시장 전반으로 확산
 
사가와큐빈과 동종회사인 또 다른 대형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도 6월 중순부터 발송하는 화물을 대상으로 택배의 시간대 지정 서비스를 재검토하는 등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야마토는 현재도 변형 노동근무를 인정, 지난 4월 이후에는 유급 휴가, 독자적인 ‘기념일 휴가’를 합해 연간 휴일을 126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행 제도상으로도 사실상 주 4일 근무제를 실현할 수 있지만, 노동 환경을 명확하게 주 4일 근무하게 함으로써 직원들이 쉽게 휴가를 사용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야마토운수 관계자는 “시범 도입을 포함해 주 4일 근무를 논의하는 단계”라고 강조했지만 “근로 환경 개혁과 관련해 많은 기업들이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우리만이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도입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사가와큐빈과 야마토운수의 주 4일 근무제 확산 행보는 아직 업계 전반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물류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근로형태 개혁’에 나선 것은 정부의 방침에 따른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하거나 검토자체가 현실이어서 일본 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 외에도 일본우정국은 일부 우체국에서 하루 8시간인 평균 노동시간을 6∼10시간으로 증감할 수 있는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일본통운 역시 지난 5월부터 다양한 인재가 쉽게 일할 수 있도록 ‘다이버시티(Diversity) 추진실’을 신설, 주 4일 근무제도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일본 물류업계의 주 4일 근무제 확산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1980년대 중반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났을 때, 물류기업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도입이 늦었다. 이는 1985년 시점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주 5일 근무제를 채용한 기업’ 비율이 전 산업 평균이 49.1%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운수·우편업’등 물류업종은 그나마 29.7%에 그쳐 확산이 늦었다. 하지만 최근 야마토운수와 사가와큐빈의 주 4일 근무자 도입은 일본의 여타 서비스 및 제조업 등의 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근무 개혁 방법’에 적극적이서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택배 및 물류업계는 여전히 토요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휴가는 아예 꿈도 못 꾸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이어가고 있다. 언제까지 이와 같은 최악의 근로환경을 이어갈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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