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싸고 많이, 빨리 팔기 위한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른 ‘물류’

최근 유통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 싸게, 더 많이, 더 빨리 팔려는 기업들 간 경쟁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원래 유통업계는 사회적 변화와 소비 패턴 등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시장이지만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대응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쇼핑몰, 소셜커머스 등의 온라인 강자들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오프라인 강자들이 영역에 상관없이 시장에서 충돌하면서 이러한 경쟁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특히 물류부문에서의 변화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배송부문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원가 경쟁력 강화위해 직매입 늘리며 물류센터 대형화
유통업체들이 물류전쟁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인하의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유통업체들은 대형 판매거점 등의 시설 투자와 대규모 판매 전략으로 자신들보다 우위에 있던 제조업체들의 위치를 자신들의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 과정 속에서 유통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했으며, 보다 많은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외형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게 됐고 대표적인 방안이 물류서비스의 혁신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통업체들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격전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업체들은 직매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판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 상품을 대량으로 주문, 구매하는 전략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의 이러한 전략은 물류시장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행위가 확대되면서 이를 보관할 물류센터의 공간은 더욱 필요하게 됐고, 이는 물류센터의 대형화로 이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경기도 파주에 제 1물류센터를 구축했던 쿠팡은 직매입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위해 현재 전국에 14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 운영 중이다. 일부 물류센터의 경우는 그 규모가 수 만평에 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략은 대량 구매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창고형 매장 비즈니스 모델을 온라인에서도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물류가 사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사업에 있어서 성공요인 중 하나가 바로 물류거점 확보로, 이러한 전략을 펼치지 않았던 유통업체들 역시 최근 물류센터를 마련하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물류센터를 구축한 기업으로는 11번가가 있다. 11번가는 최근 직매입 확대를 위해 경기도 이천에 지상 4층, 총면적 3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한 유통전문가는 “유통업체들이 직매입을 늘리고 물류센터 대형화를 추진하는 것은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또 벤더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 중간에서 수수료만 챙기던 방식에서 탈피해 상품을 직접 발굴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고객 차별화 위해 배송 서비스에 주력
시장 선점을 위해 유통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또 하나의 분야는 배송분야이다. 유통 각사들은 최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배송부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당일배송을 넘어 2시간 배송, 시간제 배송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기업들은 수도권과 보다 가까운 곳에 물류거점을 마련하고자 노력 중이며, 거점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한 대형 유통업체는 배송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수립 중이며, 수도권에만 5개 이상의 물류거점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유통업체들의 배송전쟁은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니다. 어찌 보면 글로벌기업들에서 시작된 과열 양상이 우리나라까지 확산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아마존과 월마트, 구글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배송전쟁은 쿠팡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등장하면서 시작된 유통업계의 배송전쟁은 소셜커머스를 거쳐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유통업 전체가 뛰어들고 있다.

쿠팡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티켓몬스터 역시 전담배송 차량 구축과 배송지연 자동보상제도를 운영 중에 있다.

CJ오쇼핑 역시 전국 당일배송서비스인 ‘신데렐라 배송서비스’를 구축해 운영 중이며,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를 활용해 당일배송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시간 갈수록 물류전쟁 더 커질 것으로 예상
물류센터 대형화를 통한 유통업체들의 원가확보 경쟁과 배송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기기의 활용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모바일 등으로 가격을 비교한 후 보다 저렴한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는 똑똑한 소비를 할 것이다. 이에 대응하고, 선점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전략은 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고, 다양한 형태의 배송서비스가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창구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송서비스 강화를 위해 최근 유통업체들은 동네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세탁소 등을 취급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으며, 오토바이 등의 다양한 배송수단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의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물류거점 확대 전략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물류비가 과도하게 발생할 수도 있고, 상품 판매 부진 시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으로, 직매입을 통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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