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의 일본 신 유통업태 전략 (5)


일본 편의점업계는 2000년대 이후 대부분의 소매업태가 퇴조현상을 보였음에도 파상공세로 성장을 거듭했으나 최근 수년간 둔화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속적인 점포 전개로 인한 기업 간 과당경쟁, 24시간슈퍼마켓의 등장, 드럭스토어 증가로 업태간의 수평적 경쟁관계가 형성된 것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환경 속에서 주요 편의점은 건강지향 및 신선식품 등의 상품 구성을 강화해가거나 아시아 등 신흥국으로의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다음에 일본 신 유통업태의 경영전략 가운데 ‘편의점+조제약국’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업태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소개한다.

타 업태와 포괄적 업무 제휴로 점포 개발 모색
일본 편의점업계는 전체 가맹본부 9사 중 3강구조를 이루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철저한 도미넌트(dominant)전략을 통한 대량 출점과 이익률이 높은 프라이빗 브랜드(private brand)를 적극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 로손과 패밀리마트가 자리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에 전개해왔던 표준점포 외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업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개별점포마다 독자상품을 조달하는 재량을 부여하는 ‘개별점포대응’과 다른 편의점 체인본부가 주도하는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있다. ‘편의점&조제약국’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업태로의 시도는 그로웰홀딩스+미니스톱, 아인파머시즈+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조제약국 10개사, 로손+마츠모토키요시가 포괄적 업무제휴로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09년 6월 개정된 약사법에서는 일반의약품은 약제사가 없어도 등록판매자가 판매할 수 있게 규제가 완화됐다. 편의점 본부는 이를 의약분야 진출의 호기로 보고 의약품을 취급하는 점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공동 출점의 효과로 남성고객이 중심이었던 편의점에서는 여성고객이, 여성고객이 중심이었던 드럭스토어에서는 남성고객이 늘어나게 됐다. 업태 간에 발생하는 중복상품은 냉장식품이나 서비스 등의 편의점 전용 상품 이외의 물품은 드럭스토어의 저가격수준을 우선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지지를 얻고 내점 빈도도 편의점수준에 근접하는 상승효과를 만들었다.

또한 소매점의 영업시간이 끝난 야간에는 도보권 내에 신선식품에서 의약품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의 편리성은 증대됐다.


상호 경영자원 활용한 협업관계 구축
최근 들어 드럭스토어와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회사는 업계 2위인 로손과 3위인 패밀리마트가 있다. 먼저 로손은 기존 편의점에 건강이라는 테마를 가미한 ‘거리의 건강스테이션’이라는 업태를 선도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6년 2월 말 현재, 20.30대 여성층을 대상으로 건강지향상품을 판매하는 ‘내추럴로손’은 전국에 118점포가 영업 중이고, 병원 내의 ‘호스피털로손’, 조제약국 병설형의 ‘헬스케어로손’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전개하고 있다.

로손의 차별화 전략은 단순히 의약품판매뿐만 아니라 2013년 6월에 개설한 ‘홈약국 니시카마타점’에서는 재택간병을 받는 환자에게 의약품의 출장조제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주변 병원으로부터 소개받고 의약품과 함께 생필품도 배송하고 있다. 2015년에는 대형드럭스토어회사인 츠루하홀딩스와 제휴를 맺고 병설점을 개설, 2018년까지 500점포의 신규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패밀리마트가 2014년 4월에 오픈한 조제약국 일체형 편의점 ‘패밀리마트+나노하나약국햐쿠닌쪼점’은 조제약국업계의 대기업인 메디컬시스템네트워크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점포형태이다.

기존 편의점을 개조해서 매장면적의 20%를 조제약국으로 확보하고 편의점부분에서는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의 상품구성을 충실히 해 일일 매출액을 개장 전 대비 5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의약품상담코너’를 설치하고 처방전의 접수뿐만이 아닌 일반용 의약품(1류.3류)을 판매하고 있다. 전국 1,000개의 조제약국이 가맹을 맺고 있다.

고령화 사회와 일하는 여성의 증가를 배경으로 건강에 대한 의식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드럭스토어가 가진 의약품에 관련한 전문성이나 상품 구성을 편의점이 가진 거점으로의 편리성, 물류운영능력과 점포운영노하우와 융합하는 것으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a전략’ 수행, 해결 과제가 산적
‘편의점 & 조제약국’이라는 점포형태를 가맹점까지 확대하는 것이 편의점업계의 ‘+a전략’의 하나의 중요한 축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포는 드럭스토어 내에 병설점포형태를 채택할 것인지, 상주가 의무화 된 등록판매자를 드럭스토어 측에서 파견할 것인지, 아니면 편의점 자체적으로 양성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인재 확보가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물론 구매상품의 발주나 로열티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주요한 업태 간 시스템 융합으로 상품 품목이 증가하고 배송 비용이나 영업시간의 확대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일본 편의점업태는 성장의 신화를 계속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편의점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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