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콜드체인·특송물류 등이 급성장

세계 물류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 공장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물동량이 급증,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해운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은 싱가포르항과 세계 1위 항만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세계적 항만 위치에 올랐고, 글로벌 10대 항만 중 7개가 중국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미국 통상신문(Journal of Commerce)에 의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상위 50여개 항만에서 처리되는 물동량이 전 세계 항만 물동량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해온 중국이 글로벌 물류시장의 핵심이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물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기존의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동북부 지역에서 중서부 지역으로 물동량과 물류 인프라가 이동하고 있다. 또한 경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콜드체인, 특송 등 특수물류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일 LG경제연구원은 ‘중국, 글로벌 물류의 중심으로 부상’ 보고서를 통해 변화하는 중국 물류시장에 대해 소개했다. 박종석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정부 주도의 중서부 내륙 개발이 진행되면서 내수물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 생산거점의 중서부 지역 확장은 내륙 운송과 창고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콜드체인물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커머스의 활용으로 특송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트라아시아 부상, 중국 역할 더 커져
이 보고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트라아시아(Intra-Asia) 무역 노선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북미·유럽 등 선진국과의 무역에서 벗어나 아시아 역내 무역으로 눈길을 돌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박종석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기타 아시아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인트라아시아 가치사슬(Value Chain)이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품 수출에 집중해온 중국 물류시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우려와 달리 중국 물류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 등 후방산업이 발달한 중국과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동남아 국가들 간의 무역량이 늘어나면서 중국은 글로벌 물류의 중심국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동남아로 생산기지가 상당 부분 이동한다 하더라도 완성된 제품이 주로 중국시장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중국에 조성되어 있는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한 국제물류노선이 운영되는 것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中 정부, 중서부 내륙 개발…내수물류 활발
글로벌 생산기지의 이동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려 최근 내수물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내수물류 활성화는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균형적 개발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동부 연안 주요도시와 동북지역은 주요 항만, 공항 및 물류시설이 밀집돼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약 70%를 처리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동북지역 재건계획(2003년)’에 의한 것으로, 한국 제조업체들의 약 90%가 진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앞으로 개발이 비교적 덜 이루어진 중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내수물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부지역은 육상교통과 창고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중서부지역 개발전략과 연계해 제조업의 이전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동부 연안에서 서부로의 물류 이동이 향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콜드체인물류, 지속적으로 성장
중국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인들의 생활수준 역시 향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채소, 육류와 같은 신선식품과 의약품 등의 소비 증가로 이어져 저온 유통되는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콜드체인물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신선식품, 의약품, 화학제품 등을 냉장컨테이너, 냉장트럭, 냉장창고 등을 통해 선적지에서 도착지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해 상품 변질 없이 운송하는 콜드체인물류는 과거에는 주로 중국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발달해왔다. 현재는 동서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보조금 지원 등과 같은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내륙 쪽에도 콜드체인 인프라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석 책임연구원은 “콜드체인시장 확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 앞으로 시장과 고객을 더욱 세분화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서부 내륙지역에 대한 시장 분석과 선점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급변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기존보다 더욱 세밀하고 복잡해진 시장 접근 방식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 커머스·특송시장 규모 커져
콜드체인물류와 함께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특송시장이다. 젊은 소비자들의 전자상거래량이 늘어나면서 특송시장 역시 증가한 것.

중국 알리바바의 연구기관 알리 리서치(Ali Research)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공동 연구한 ‘중국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의 주축이 되는 신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 소비층이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5%에서 2020년에는 53%로 확대되고, 인터넷을 통한 개인 소비가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0년에는 전체 소비 중 24%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젊은 층의 모바일 커머스 이용의 증가는 특송시장을 키웠고, 이는 중국 내 육상운송시장과 국제항공운송시장을 확대시켰다.

박종석 책임연구원은 “모바일 커머스가 일상화되고 있는 중국 젊은 소비층의 부상으로 기존 주요 고객 세그먼트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존 유통망에서 모바일로, 기성 고객에서 새로운 젊은 소비층으로 소비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은 산업과 소비자의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젊은 소비자들의 모바일을 통한 소비, 그로 인한 특송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에 활용하던 획일화된 시장 접근과 물류운영방식을 더욱 세분화해 운영해야 하며, 온라인 유통채널 활용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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