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가성비 상품구비, 차별화된 택배서비스 갖춰야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이 연간 5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커지자,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백화점 역시 온라인 쇼핑몰 석권을 대대적으로 표방하고 나섰다. 과연 이들 오프라인 거대 공룡들의 온라인 시장 확대는 가능할까? 정답은 ‘좀 더 두고봐야한다’가 대세다.
 
이들 백화점들의 온라인 시장 재대결에서 승부를 가르는 관건은 다양한 제품 구성과 저렴한 가격 등이 승리 요건이지만 이제 대다수 제품구성과 가격이 엇비슷해 신속한 가성비 상품으로 차별화, 홈페이지 구성의 단순화등과 더불어 정확한 배송과 반품 등 물류서비스 질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공략 전략과 재대결을 예고하고 있는 이들 프리미엄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성공전략을 전문가들을 통해 살펴봤다.

백화점 오프라인 업계 정체, 활로 못 찾아

백화점업계 대표주자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11월까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어 현대백화점도 2.9% 증가,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는 0.3% 매출액이 줄었다. 이처럼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백화점 판매가 수년째 정체를 보이며 도무지 낳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고품질 프리미엄 브랜드 의류의 경우 속속 도심인근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아울렛 매장이 백화점 쇼핑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 여기다 잡화와 식음료 역시 도심 내부에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할인점과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굳이 번잡한 백화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수시로 세일을 하거나 정부의 강요된 저가 판매독려도 고객들의 신뢰를 하락시켜 예전 같은 백화점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차별화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소비감소에 따른 가성비 제품 선호가 국내 유통시장의 대세로 자리하면서 오프라인 최 정점의 백화점 쇼핑객은 갈수록 그 충성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여 활로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성신여대 허경옥 생활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의 경우 여전히 고가의 브랜드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고정의식이 고객들 머릿속에 남아 있다”며 “온라인의 보다 저렴하고 발 빠른 가성비 상품 구성과 판매 전략 없이는 시장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10여년 온라인서 길 찾았지만…

백화점 매출 성장세는 몇 년째 게걸음질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빅3뿐 아니라 중소 및 지방 백화점들 역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을 뒤로 하고 싸움터를 온라인 영역으로 확장,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안개국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미 지난 2003년 롯데아이몰을 시작으로 GS샵, 옥션·G마켓, 인터파크, CJ몰, 그리고 2014년 11번가·위메프에 입점, 온라인 판매를 가속화 했었다. 또 이들 온라인 제휴업체 중 CJ몰과 GS샵, 위메프는 롯데백화점이 직접 제휴 네트웍을 구축했지만, 뾰족한 성장세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오래전부터 온라인쇼핑몰 강화를 위해 팀을 별도로 만드는가 하면 다양한 판매 전략을 구상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 나마 최근 내놓은 ‘쓱광고’를 통해 매출이 급성장, 신세계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이 전략을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여기다 SSG닷컴과 연동된 신세계몰과 이마트몰도 각각 23%, 17% 매출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수치는 기존 온라인 판매량이 크지 않아 신세계백화점 규모와 비교하면 온라인 시장 성장에서 괄목할만한 수치는 아니라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역시 오래전부터 온라인 시장 강화를 표방,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현재는 11번가, CJ오쇼핑, 카카오톡, GS샵에 입점해 있지만 매출이 늘지 않아 1월 중 프리미엄 온라인 쇼핑몰 ‘더현대닷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여기다 상반기에는 소셜 네트웍 판매기업 쿠팡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 신세계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 홈페이지.
백화점 온라인 성공, ‘이것’ 있어야

유통시장 대기업인 백화점들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오프라인 시장 판매증가를 고민해 왔다. 사내에 별도 온라인 마케팅 팀을 구성하는가 하면 다양한 판매시도와 전략을 짜기도 했으며, 최고 경영자들 역시 직원들을 독려, 독자적인 시장 확대를 꾀해 왔다.

일례로 지난 2004년 S백화점의 마케팅 담당자는 “최고 경영진에서 별도의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팀을 구성해 판매 강화에 나서라”라며 “다양한 시도에 나섰지만 얼마 가지 않아 매출액은 오히려 뒷걸음치는 결과로 나타나 뾰족한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럼 백화점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온라인 시장 강화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유통 컨설팅기업 김앤커머스 김영호 대표는 “백화점의 경우 구매 담당자들이 오프라인 행사처럼 저렴한 품목을 준비하긴 하지만, 온라인에서처럼 신속하게 탄력적인 저가 판매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상품 수는 많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배열하고, 발 빠른 가격정책과 고객들을 유인하는 마케팅을 오프라인과 똑같이 하고 있어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의 온라인 시장에서의 대대적인 판매 공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판매를 책임지는 인력이 온라인 시장 특성을 잘 아는 전문가로 교체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온라인 시장 특성상 빠른 배송과 차별화된 온라인 백화점만의 친절과 고급화된 택배서비스가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김영호 대표는 “백화점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은 시스템부터 틀리다”며 “오프라인 상품 구성과 판매 전략을 그대로 온라인에 접목시킬 경우 실패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백화점 온라인 강화에는 택배서비스 역시 차별화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양성익 택배본부장은 “백화점 온라인 택배의 경우 익일 배송은 기본이며, 고급화되고 차별화된 배송서비스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물류기업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오프라인 침체로 온라인 전쟁을 예고하는 백화점 업계가 자신들 끼리, 또 11번가와 G마켓등 기존 전통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된 상품과 물류서비스로 무장한 신흥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장 확대를 이룰지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