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Y씨의 실전 물류 컨설팅

물류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물류부서와 영업부서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래 그림과 같이 물류와 영업부서는 회사의 고객 서비스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서 중에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영업부서에서 수주를 하면 물류부서에서 고객까지의 배송과 상품관리(보관, 반품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고객의 최접점에 있는 2개의 부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송지연이나 기타 물류서비스의 불만족은 회사의 실적과 연관되기 때문에 영업부서는 물류서비스에 민감할 수밖에는 없는 구조이다.

물류부서 또한 영업부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다 수행하다 보면 물류비용의 증가와 물류센터 생산성 하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영업부서의 요청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른바 애증(愛憎)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애증관계의 열쇠(Key)는 물류부서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물류부서가 이러한 애증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필자가 물류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영업부서와 실제 나누었던 대화이다

■ 컨설턴트 : 우리 회사의 가장 큰 경쟁사는 어디인가요?
■ 영업부서장 : 물류부서입니다(웃음). 대리점들이 타 회사에 비해 긴급배송 대응이 안 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영업부서장이 농담으로 한 이야기지만 영업부서와 물류부서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대화이다. 물류부서는 비용부서(Cost part)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여야 하기 때문에 비용을 최대한 절약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영업부서는 이익부서(Proft part)이기 때문에 일단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상반된 관점이 두 부서가 애증의 관계가 되는 이유이다.

물류부서에서는 예산만 충분하다면 고객만족은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 뿐만 아니라 물류부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야기이다. 물류부서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고객 만족의 극대화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비용과 고객만족도가 적절한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부서인 것이다.

그래서 물류부서는 영업부서와 대화할 때는 항상 수치(數値)를 근거로 주장을 해야 한다. 영업사원들은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감정과 느낌에 의해 자기주장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물류부서는 수치를 다루는 부서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물류부서는 회사의 모든 판매량, 거래처 등의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치를 가공, 생산하기가 타 부서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만약 영업부서에서 물류부서의 계획된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긴급 배송을 요청한다면 이러한 요청 건으로 물류비가 얼마 추가되었으며 예산대비 얼마나 더 사용했는지에 대해 기록해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류비에 대한 기준정보를 명확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요 구간의 용차비용, 인건비, 물류센터의 생산성 등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동종업체의 물류서비스 현황까지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회의에서 영업부서와 논쟁이 있을 경우 우위를 가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회사 중역들은 매출액(영업)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영업부서와 물류부서가 논쟁이 생겼을 때 영업부서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류부서는 수치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각 회사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물류부서에서 월 단위 결산해야 하는 수치는 다음과 같다.

1. 영업사원별 물류비 사용금액 : 긴급 및 비정상 오더로 인해 투입된 비용
2. 거래처별 물류비 사용금액(특히 긴급 주문 거래처)
3. 재고현황(영업팀, 영업사원 개인별)
4. 영업팀, 개인별 긴급 오더 횟수
5. 경쟁사 물류서비스 현황

그런데 이러한 수치들은 정기적으로 중역한테 보고 또는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5번 항목 제외). 영업부서와 불필요한 논쟁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수치라고 해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차후 영업부서의 클레임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게 된다.

앞에서도 서술했지만 물류부서는 회사의 모든 판매량과 거래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 절차(Process) 기반을 흔들 수 있는 부서이다.

실제 필자는 **유통기업 물류 프로젝트 시에 물류부서가 회사의 핵심부서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였다. 물류팀장과 컨설턴트의 주도 아래 물류 운영절차(Proecss) 전반을 효율적으로 바꾸니 영업부서, 회계부서 등은 물류부서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왔다. 이때 사용한 방법이 실제 수치에 근거한 절차 변경이다. 컨설팅 이전에는 물류부서도 영업부서와 마찬가로 현상을 이야기할 때 감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000 영업팀 때문에 물류비가 올라가고 있다”와 같이 상대방의 감정만을 자극하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물류 컨설팅 후에는 수치정보계산을 위한 기준정보들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1인당 생산성을 계산하고 구간별로 배송단가를 재 산정하는 작업들을 한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3개월간 측정해 수집하였고 수치에 기반한 절차(Process) 변화를 시작했다. 물류팀은 정성적이고 추상적인 근거대신 명확하고 정량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대화하기 시작한 결과 회사 전체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부서가 될 수 있었다.

기존의 물류부서는 그 성과와 노력에 비해 타 부서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 했다. 전통적인 기업에서 물류는 영업부서 아래에서 물건을 배송이나 하던 부서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고참부장이 퇴직 전 거쳐 가는 곳이 물류부서였다.

하지만 이제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물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고 이에 발맞추어 물류부서 인력들도 많이 바뀌고 있다. 물류부서들이여, 이제 수치로 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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