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과 공급원 확보 능력 갖추면 우리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지 않으면 죽음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과 같고, 신선식품에 뛰어들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최근 중국 내 인터넷 상에서 신선식품 시장을 두고 유행하는 말이다. 어째서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것일까?
중국의 전자상거래 품목 중 신선식품의 침투율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의복과 3C(Computer, Communication, Consumer electronics) 품목의 전자상거래 침투율이 20%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레드오션의 영역에서 빗겨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것은 곧 양날의 검과 같다. 신선식품의 콜드체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또 다른 칼날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선식품(콜드체인)의 물류비용은 일반상품의 물류비용보다 월등히 높다. 게다가 판매 타이밍을 조금만 못 맞춰도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중국 소매업신선식품연구센터에 따르면 실제 이런 이유로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의 99%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시장은 중국의 소비시장에서 새로운 그리고 확실한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고, 이 점은 한중 FTA, 이른바 ‘차이코리아 시대’를 앞둔 우리 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소비시장에 정통한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행한 중국 소비시장 리포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온라인 식품거래시장의 비중은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시장에서 0.36%로 아직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물류 네트워크 발전과 함께 전자상거래기업들의 신선제품 취급이 증가해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비교적 근거리에 위치해 있고 중국 먹거리에 대한 불신으로 수입식품에 대한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 중국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확대는 한국에게 하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식품 관련 시장 현황 : 온라인 거래 비중 아직 미미하지만 물류 발전에 힘입어 증가 추세
식품산업은 중국 국내산업 중 발전이 가장 빠른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정부도 일찍이 이 시장을 개방했다.

중국의 여러 식품시장 중 성장세가 가장 빠른 것은 가공식품 시장이다. 가공식품은 △훈제 식품 △캔디, 초콜릿 및 유사 식품 △인스턴트 식품 △유제품 △통조림 △조미료 △발효제품 △육류, 수산업 제품 △과일, 견과류 등을 말한다.

최근 5년 동안 중국 가공식품 시장규모는 연평균 20%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2014년 총 시장규모는 7,000억 위안에 달했고 전체 중국 식품시장 규모 2조 6,000억 위안 중 27.5%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식품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 년 간 중국 수입식품시장의 총 규모는 연평균 15%로 꾸준히 증가해 952.1억 달러(2013년)에 달하고 있다. 식품안전문제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수입식품의 구매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도 온라인 식품거래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14년 중국의 온라인식품 거래액은 482.6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4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용자 규모도 2013년에 4,495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기준 2,807만 명을 60%나 증가했다.

온라인 식품거래시장의 비중이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시장의 0.36%로 아직 높은 편은 아니지만 물류 네트워크 발전과 함께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신선제품 취급이 증가해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8년에는 중국 식품 전자상거래 규모가 1,4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자의 온라인 식품구매습관을 통해서도 수입식품의 비중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식품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워마이왕(我買網)’의 전체 판매액 중 수입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2.95%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 곡물 및 식용유와 간식이 각각 총 판매액의 12.63%와 11.27%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기타 식품류의 판매액은 총 판매액의 10%를 밑돌고 있다.

소비자의 연령대는 28~38세의 소비자가 46.9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의 비중이 56%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직업으로는 사무직(화이트컬러) 종사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식품 B2C 사이트 현황 : 10위권 내 주요 식품 플랫폼 한국상품 중요 아이템으로 취급
워마이왕(我買網)은 세계 500대기업인 중량그룹(中糧集團有限公司)이 2009년 설립한 식품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완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곡류를 포함하여 식용유, 육류, 채소, 과일, 수입식품, 간식 등 거의 모든 종류를 갖추고 있다.

슌펑요우쉬엔은 중국 최대 물류 및 택배회사인 슌펑익스프레스의 자체 식품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취급하고 있는 제품류는 1만 가지 이상이다. 원산지에서 구매를 하고 있고 모든 제품이 자체 슌펑의 물류 시스템에 의해 배송되고 있다.

퉈퉈공셔는 처음에 생태농장으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오프라인 판매에 의존했으나 나중에 온라인 판매로 전환했다. 주로 북경지역에 고품질 유기채소, 과일, 육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벤라이는 수십 개의 장기 협력농장과 해외 공급상 중에서 제품을 선택, 원산지에서 직접 가정으로 고품질 식품을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부분 지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문 접수 후 당일 혹은 익일 배송을 하고 있다.

1하오디엔(1台灣好店)은 중국 최대의 온라인 슈퍼마켓으로 2013년에 중국 최대의 자체 브랜드를 가진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되었다. 취급하고 있는 제품은 식품 포함 총 340만 가지이다.

티몰(天猫, T-mall)은 알리바바 그룹의 종합쇼핑몰이다. 수천 곳의 브랜드 및 생산업체와 거래 중이며 100% 품질보증 상품을 공급한다. 중국 소비자를 위해 2014년 2월부터 해외 상품을 직접수입하고 있다.

시장진입 위한 필수 조건 : 공급망 확보와 콜드체인 마련이 시장진입 확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국 내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013년 쌍십일(중국식 빼빼로 데이, 11월 11일) 하루 동안 상품 판매액과 주문량은 평일에 비해 각각 26배, 17배 증가하였다. 중국 최대 온라인 오픈 마켓인 티몰(T-mall)은 이날 하루 동안 알래스카의 자연산 해산물 50톤을 판매했는데 이는 월마트가 2년 동안 판매한 것과 맞먹는 양이다. 뿐만 아니라 이궈셩시엔은 72시간 동안 두리안(열대과일) 4만 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티몰은 이후 신선식품을 일반식품 품목에서 따로 분리했다. 그만큼 신선식품의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중국시장에서 이처럼 식품 전자상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전자상거래의 보편화 △주민소득의 증가 △중국 국내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감 △콜드체인기술의 발달 때문이다.

이 중에서 특히 물류 관련 업체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콜드체인시스템’이다. 신선식품은 일반상품과 달리 신선도가 상품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신선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의 확보와 신속한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시스템의 마련이 시장진입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경영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수원과 농장을 구입하거나 전세기를 이용해 직접 해외에서 과일을 조달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냉장고 속 식품소비 현황과 소비자의 신체 상태를 체크해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적합한 신선식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수준까지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기농과 친환경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설립했던 요차이왕의 경우, 적절한 유기농과 친환경 채소·과일을 제공하는 공급상이 계속해서 바뀌고 공급이 중단되면서 실패했다. 심지어 실제로 공급받은 상품이 유기농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경영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우수한 상품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콜드체인 배송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콜드체인 배송은 일반 상온물류시스템에 비해 요구조건이 많고 훨씬 복잡하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어려움이 있다. 적지 않은 전자상거래 상점과 기존의 상점들이 신선식품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송가능 지역의 한계 역시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시장이 발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콜드체인을 활용한 배송가능 지역의 범위가 아직 중국 전역으로 확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부 지역 소비자들은 번번이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에서는 식품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일반상품 전자상거래에서 제공하는 7일 이내 무조건 반환 혹은 교환, 배송비용 면제 등의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누릴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성공 위한 맞춤 전략 : 적절한 아웃소싱과 빅데이터 활용한 새 성공 모델 등장
향후 중국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려면 퉈퉈공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퉈퉈공셔는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모델에서 탈피하여 적절한 아웃소싱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퉈퉈공셔는 자가 콜드체인 물류시스템과 자가 경영 농장 등 신선식품과 관련된 자가 자산의 확보를 통해 그동안 물류배송 문제, 상품 공급원 문제에 대처해 왔다. 퉈퉈공셔가 6년 전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해도 중국 국내에는 콜드체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제3자 물류회사가 출현하지 않아 퉈퉈공셔가 직접 냉장창고를 보유하고 배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의 일이다. 현재 퉈퉈공셔는 각 산업 사슬에 참여하는 부분을 감소시키고 전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을 도와 상품의 공급상을 선택하고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경로를 제공하고 관리하는 유통업체 및 관리업체가 이 회사가 추구하는 정체성이다.

향후 퉈퉈공셔는 자영농장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운영모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퉈퉈공셔의 기준에 부합하는 농장과 공급상들을 발굴해 함께 상품을 공급하는 농장연계형식의 운영모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협력농장을 선정한 후에는 직접 채소의 재배와 수확 등에 참여함으로써 생산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미 이러한 형태의 협력농장은 전국에 8곳이나 있다. 그 중 허베이(河北)의 차오베이(曹碑)농장에서는 연간 2,000톤의 유기농 쌀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을 퉈퉈공셔가 일괄 구매하여 판매하고 있다. 쌀의 종자 선택부터 자금, 재배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퉈퉈공셔가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살펴볼 모델은 징동의 경우다. 징동은 현재 스마트 가구브랜드 회사와 협력해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현황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각 소비자의 식품 소비패턴에 따라 신선식품을 정확하게 추천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 징동은 운동 및 건강 어플리케이션과 결합해 고객의 신체 상황을 체크한 후 고객의 건강관리에 적합한 식품을 추천하고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더 많은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을 위한 방법과 솔루션을 판매한다는 것이 징동의 목표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비교적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이나 문화적 측면에서 이 시장에 진출하기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여기에 중국 내 소비시장은 자국 먹거리에 대한 불신으로 수입식품에 대한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있다. 한류음식을 앞세우고 중국 물류기업들보다 많은 신선물류 노하우로 무장한다면 중국의 신선식품시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분명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