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요즘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1분기 성적으로 다들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불황의 여파가 유통업체들에게 직격탄으로 날아왔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을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의 성적표는 전년 대비 대부분 부진했다. 특히 성장률 추세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기업들은 이런 추세의 반전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형국을 지속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백화점 업계의 성적표는 참단한 상태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서울에 있는 백화점은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들로 인해 버틸 수 있었지만 올해는 중국 관광객들로 인한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눈치다. 오히려 역성장을 한 곳도 눈에 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백화점은 오히려 할인점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백화점이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지 못하고 할인점과 구분이 되지 않는 느낌을 받으면 받을수록 백화점의 성장은 오히려 더 나빠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상황을 할인점과 같은 가격 마케팅으로 극복하려 하는 것은 온라인쇼핑이 모바일에 집중하면서 고객에게 엄청난 할인 혜택을 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백화점의 매출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2013년과 비교해서 2014년 성장률이 증가한 유통업종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유일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슈퍼마켓과 백화점은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으로 인해 모든 유통업종에서 두 자릿수 성장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유통업종 중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12년 편의점(18.3%)이 마지막이다. 이후 모든 유통업종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치고 있다.

온라인쇼핑은 두 자릿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모바일쇼핑 등으로 온라인쇼핑을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부분별로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온라인쇼핑 전체로 보면 2013년부터는 한 자릿수 성장으로 내려왔다.

온라인 쇼핑도 예전처럼 급성장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온라인쇼핑의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온라인쇼핑의 가치는 더더욱 빛을 발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통업종 중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은 TV홈쇼핑이라 할 수 있다. 관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TV홈쇼핑이 요즘 같은 경기 불황 시기에도 매우 잘 나가고 있는 것을 반증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유통채널로 자리매김 했음을 보여준다.

올 하반기에는 신규 홈쇼핑이 출범할 예정이다. 1995년 8월 첫 번째 홈쇼핑이 방송을 시작한 후 만 20년 만에 제 7홈쇼핑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1995년 TV홈쇼핑이 개국한 첫 해의 매출은 약 34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TV홈쇼핑 매출은 약 5조원 규모로, 1470배 성장했고, 일 년에 약 1,500만 명의 고객이 홈쇼핑을 이용하고 있다.

1995년 이후 TV홈쇼핑은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성장을 이끌어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TV홈쇼핑의 급성장과 맞물리면서 인터넷쇼핑도 성장하게 되었고, 이런 온라인쇼핑의 성장은 또 국내 택배시장을 급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올 해 새롭게 탄생하는 공영홈쇼핑 이외에도 TV홈쇼핑에는 적잖은 파장을 미치게 될 T-커머스 사업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2005년에 선정된 T-커머스 사업자는 총 10곳이다. 그 중 5곳은 기존 홈쇼핑사업자(GS, CJ, NS, HD, LT)이고 나머지 5곳은 비홈쇼핑 사업자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에 T-커머스의 실시간 방송 편성을 허락해 주면서 T-커머스 사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고, 올해만 이미 1월과 3월에 총 3개의 T-커머스 방송이 개국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차이가 방송으로만 비교하면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TV홈쇼핑이 올해 4개 더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 되었지만 지난해까지 T-커머스 거래 규모는 800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이미 3개사의 T-커머스 사업자가 방송을 시작했고, 하반기에도 계속 T-커머스 사업자는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기존 홈쇼핑과 별반 차이가 없어지면서 TV홈쇼핑 사업을 하지 못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가세할 경우 시장은 엄청나게 가열될 전망이다.

게다가 기존 TV홈쇼핑사들도 이제껏 T-커머스 사업을 검토만 하던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경계가모호해지고 기존 TV홈쇼핑이 모두 T-커머스 사업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 TV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만 모두 17개가 된다. 17개의 사업자가 모두 방송에 참여하게 될 경우 시청자는 채널을 돌릴 때마다 TV홈쇼핑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홈쇼핑 춘추전국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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