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기다리던 봄이 우리 곁에 이미 온 것 같다. 너무 기온이 올라서 이러다간 약간 더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이미 남쪽 지방에서는 꽃 축제가 시작되기도 한다. 섬진강을 따라 구례에서는 노란색 산수유
축제가 열리고 광양과 하동에서는 매화축제가 한창이다.
그래도 봄 꽃의 하이라이트는 벚꽃이다. 특히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정도의 벚꽃길은 50년 이상 된 벚나무들이 자연스럽게 벚꽃 터널을 만들고 있다. 그 길을 따라 드라이빙을 하면 매우 낭만적이고 운치가 있다.

번아웃 증후군을 피하라
예전에 히트 친 광고 속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유행어처럼 봄바람에 흐드러지게 날리는 꽃잎들을 보며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 너무 일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번아웃(burn-out) 증후군이 올 수도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말 그대로 ‘소진되다’는 뜻으로, 지나치게 업무에 집중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연료가 다 소진된 듯 무기력해지며 심신이 탈진하는 상태다. 한 마디로 모든 게 하기 싫어지고 의욕이 없어진 자신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그냥 짧은 여행이라도 가 보라는 것이다.

이왕 갈 거면 주말은 피하고 평일에 가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길이 막혀 벚꽃 길까지 가다가 지쳐버릴 지도 모른다. 아름답고 좋은 날, 기분 좋게 여행을 시작했는데 차가 너무 막혀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조금 다른 시간에 움직이고 조금 일찍 움직이고 사람이 몰리지 않는 숨어있는 여행지를 찾아보길 바란다. 여행은 가기 전 준비하는 과정이 더 즐겁다.

한국 경제의 핵심은 부동산?
여행 이야기를 잠깐 했지만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여행을 뒤로 하고 지금 걱정되는 것은 우리 경제가 번아웃 상태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경제 활성화 정책을 시도해 보고 있지만 그 모든 정책의 종착점이 부동산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경제가 선순환하기 위해선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핵심이 부동산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앞으로도 한국 경제의 핵심이 부동산이 된다는 것은 매우 암울한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전월세 대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아파트는 기존의 재테크 목적에서 주거의 목적으로 본연의 가치에 맞게 전환되고 있다. 전세를 끼고 은행 대출을 하더라도 조금만 지나면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과거에는 훌륭한 재테크가 됐지만 지금 아파트를 재테크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 은행 금리가 1%대의 초 저금리인데다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전세 가격으로 인해 마지못해 아파트를 장만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 갈 때까지 갔다는 말이다.
부동산 거품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의 디플레이션 시대 부동산은 우리 경제의 블랙홀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구조가 부동산을 선순환으로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열린 성장과 유통의 물류화
유통시장 환경도 부동산과 별반 다른지 않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의 퍼주기는 가격의 가치에 충실한 행위가 아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고객은 쿠폰과 더욱 싼 가격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또 그럴수록 주문의 변동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열린 성장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도래했지만 우리 유통시장은 여전히 치킨게임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닫힌 성장에서 열린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고 여기에 유통의 물류화가 더해지면서 지금 유통과 물류는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필자가 2012년부터 칼럼을 쓰면서 줄기차게 외쳐온 온라인쇼핑의 핵심이 물류라는 사실은 이제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다. 홈쇼핑을 포함한 온라인쇼핑의 성장 배경에는 주문하면 내일까지 원스톱으로 배송이 되는 택배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그 온라인쇼핑이 자신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물류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제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배송을 하겠다고 한다. 빠른 배송의 경쟁이 당일배송에 그치지 않고 몇 시간 내 배송까지 하고 있다.

물류산업의 위기이자 기회
이러한 유통의 물류화는 물류업종에게는 엄청난 위기이자 기회라 할 수 있다. 지금이 왜 물류업종에게 중요한 시기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온라인쇼핑과의 관계에서 보면 1992년 택배서비스가 최초로 시작된 것을 첫 번째 변곡점으로 생각한다. 199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서치 프로그램을 통해 누가 빠르게 인터넷에서 중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였다. 1992년 택배가 도입된 이후 23살의 청년으로 우리나라 온라인쇼핑의 성장과 함께 매년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1994년 우리나라에서는 홈쇼핑이 출범했고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설립되었다. <뉴스위크>가 선정한 ‘인터넷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에 선정되기도 한 과학기술 작가인 스티브 존슨은 그의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에서 10/10법칙을 말했다. 10/10법칙은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지는데 10년이 걸리고 그 방식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데 또 1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홈쇼핑과 아마존도 스티브 존슨의 10/10법칙으로 그들의 성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2013년에 출범함 홈앤쇼핑과 올해 출범하게 되는 공영홈쇼핑은 이미 대중에게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홈쇼핑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소지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즉, 홈쇼핑은 이제 대중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홈쇼핑 채널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앞으로도 성장은 계속될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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