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Y씨의 실전 물류 컨설팅

진단보고서는 컨설팅의 첫 단추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정확한 처방을 해야 약사가 약을 잘 짓고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른 것처럼 컨설턴트는 정확한 진단보고서를 작성해주어야 한다. 즉, 고객사의 물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해주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차후 컨설팅 진행 중에 정확한 해결 기법을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진단 보고서, 목차가 50%다
다른 문서 작성과 마찬가지로 진단보고서 작성 시에도 목차를 가장 먼저 작성해야 한다. 목차는 보고서의 뼈대(Framework)가 되므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목차만 완성되면 목차별 내용은 각 항목에 맞게 채워 넣기만 하면 된다. 목차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사의 문제점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포함하는 것이다. 인터뷰 시에 제기된 문제를 요약하여 정리해보면 공통적으로 제기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의 4개 부서 담당자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보면 부서 간 의사소통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업은 긴급 출고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시간에 물건을 출고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물류 입장에서는 계획된 작업 중 긴급 출고가 발생되면 진행 중인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출고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저하된다. 생산부 입장에서도 갑자기 긴급 오더가 발생하면 물류와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택 타임(Tack time) 증가의 원인이 된다. 생산라인 설비 교체, 자재 준비 등으로 인해 일일 생산량이 감소되는 것이다.

이제 문제점을 발견했으면 정량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지난 회에서 언급한 자료이다. 일일 출고량을 시간대 별로 확인하면 분명히 시간별 출고량이 감소되는 시간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업에서 긴급 오더를 넣은 시간을 보면 각각의 시간이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비용과 시간으로 계산해서 나타내 주어야 한다. 즉 긴급 오더가 없을 경우 얼마나 출고할 수 있는지, 이로 인해 인력의 생선성은 얼마나 감소했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은 얼마인지 등을 수치화 시켜야 한다.

핵심문제를 파악했으면 이제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줄 수 있는 장표(Pack) 구성을 위해 다른 요소(비교 자료)들을 동원해야 한다. 내부자료(고객사)를 최대한 활용해야겠지만 부족한 경우에는 경쟁사 또는 동종업계의 사례로 비교를 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경쟁사는 긴급 오더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으며 긴급오더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비교분석을 해주어야 한다. 만약 경쟁업체의 자료 입수가 쉽지 않으면 비슷한 다른 회사와 비교를 해도 된다.

각 부서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필자의 경험을 돌아보면 각 부서가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류·생산은 작업생산성 향상, 물류비 절감, 재고 최소화 등에 목표를 맞추고 있고 영업·MD는 대 고객 서비스, 매출액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부서의 목표는 상충(Trade-off) 관계에 있다. 따라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각 부서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들 수 있다. 물류부서는 고객과의 미묘한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영업은 물류 현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당연히 문제의 원인을 타 부서로 돌리게 된다.

이제 핵심문제와 이에 대한 근거, 원인을 파악했으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여 목차를 작성해야 한다. 즉 아래 그림과 같이 핵심문제를 중심으로 내·외부 자료를 동원하여 원인분석을 하고 목차를 작성해야 한다.

핵심문제를 고객사가 정량적·정성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목차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나?
만드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필자는 진단보고서 처음에 1.내용요약 항목을 만든다. 보고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내용요약 부분에서 당연히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다. 문제점만 던져주는 식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간다. VSM(Value Stream Mapping)을 그려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가 Value Chain 분석을 위해 개발한 방식인데 물류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에 상당히 유용한 도구(Tool)라 할 수 있다.

다음에는 2. 진단결과 항목을 작성한다. 앞에서 VSM을 통해 물류흐름과 문제점을 인식한 상태이므로 보고를 받는 사람은 앞에서 나온 내용에 대해 상당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부터는 앞에서 던져준 문제점에서 대해 한 개씩 풀어 나가면 된다. 여기에서는 앞서 핵심문제점을 파악할 때 분석해놓은 자료를 이용하면 된다. 즉, 문제점에 대한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제기해주면서 보고서를 작성해 가면 된다. 앞에서 많은 부분을 작업했기 때문에 장표(Pack)의 구성에만 신경쓰면서 작성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문제점과 근거 이외에도 대략적인 추진 방향성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해결의 추진방향성은 근거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진단결과의 마지막 부분에 타 회사에 적용했던 내용을 포함하면 더 설득력 있는 장표(Pack)가 될 것이다.

그 다음 3.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론 항목을 만든다. 앞에서 문제진단에 대한 내용이 끝났으면 이제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각 부서 간 의사소통 부재가 이슈라면 S&OP 도입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수배송 비용에 대한 절감이 이슈라면 백홀(Back-haul) 및 공동배송에 관한 방법론을 언급해야 한다.

그리고 4. 결론 항목에서는 프로젝트 추진 이정표(Milestone)와 함께 프로젝트가 완료 되었을 때의 최종 상태를 개략적으로 나타내주어야 한다. 여기서 보고서를 끝내도 되지만 필자는 마지막에 한가지를 더 써준다

5. Why 회사명? 이라는 항목을 덧붙인다. 이 장표(Pack)에서는 왜 우리 회사와 컨설팅을 해야 하는지를 요약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즉 자신 회사의 강점이나 추가제안을 요약하여 작성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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