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요즘 나오는 경제 관련 기사를 보면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의 구렁텅이에 빠져 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년 전 일본도 우리처럼 다양한 경제 정책이나 의견들을 내는 등 많은 노력을 했는데, 세월이 지나 결과로 나온 것이 소위 말하는 ‘잃어버린 20년’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국가의 경제 구조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과 정권과 상관없는 일관된 경제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경제 구조를 전환하고 일관되게 바뀌지 않는 경제 원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바로 잃어버린 20년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원칙을 가지고 전략에 맞춰 준비해야
경기가 장기 불황으로 접어 들고 있다는 신호는 여기 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장기 불황인지 아닌지는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중요한 것은 장기 불황으로 가는지 아닌지가 아니다. 경제 구조를 바꿔야 하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경제 원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결과물을 얻기까지의 과정에는 반드시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잘 나갈 때에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원칙을 가지고 전략에 맞춰 꾸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가장 높게 뜨고 있을 때에 연착륙을 생각하고 다음 뜰 해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지금 유통과 물류에서 가장 뜨고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온라인 쇼핑이다. 오프라인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온라인 집중으로 돌파하려 하고 있고, 기존의 온라인 쇼핑은 모바일 쇼핑과 SCM 강화 등으로 더욱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온라인 쇼핑도 경기 침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지라 온라인 쇼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싸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찾아 다니는 노마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있다. 이제 직구는 온라인 쇼퍼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 보는 것이 당연한 쇼핑의 중요 아이콘이 되었다.

전 세계는 하나의 단일 시장
아마존이나 이케아 같은 세계 최고 유통 회사와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국경은 의미가 없어져 버린 지 오래고 전 세계가 온라인으로 하나의 단일 시장을 향해 힘차게 행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영역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가 하나의 단일 시장이라는 의미를 이제야 알기 시작한 것, 그래서 필자가 보기엔 지금이 유통과 물류에 있어서는 가장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유통과 물류는 그들만의 세계에서 철저하게 보호되면서 성장해 온 닫힌 성장이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성장은 완전히 개방되고 공유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열린 성장일 것이다.

닫힌 성장은 일정 수준에 무척 빠르게 도달할 수 있지만, 그 수준을 뛰어 넘을 수는 없는 제약을 가진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열린 성장은 일정 수준까지 가는 것이 조금 느릴지라도 닫힌 성장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을 수 있는 큰 그림과 시장이 존재한다. 열린 성장에 있어서 성장의 한계는 정말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닫힌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국내 경제
우리 경제는 지금 닫힌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있는 것이다. 그 경제 흐름에 속해 있는 우리 유통과 물류도 온라인 쇼핑의 변곡점에서 여전히 닫힌 성장의 틀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쇼핑이 고객에게 주는 최고의 가치는 가격이다. 지난해 ‘Beyond Amazon’을 주제로 연재할 당시 아마존은 태생이 온라인 기반이라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집중화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고, 사업을 시작한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자세로 성공하는 DNA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아마존은 자신의 강점 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사업을 최고로 만들어 가야만 온라인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고 늘 앞서 갈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월적 1위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

태생이 무엇인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그 태생의 기반을 강화하고 집중화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사업 전략을 전개해야만 한다. 닫힌 성장에서는 집중하지 않고 분산하는 전략, 즉 반대로의 전략을 사업 다각화라는 이름으로 펼쳐 왔었다.

지금은 열린 성장의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야만 하는 시대다. 태생이 다른 사업을 하는 것은 기존 사업을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돌아 원점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과 같은 역전략이다. 바로 가도 너무 빨리 변해서 대응하기 힘든 세상에 돌아가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라 할 수 있다.

현재 유통시장은 모두 모바일 쇼핑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쇼핑 앱을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할인 쿠폰을 남발하고 엄청 싼 가격으로 모바일 주문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의 막 퍼주는 일은 가격의 가치에 충실한 행위가 아니다. 그럴수록 고객은 쿠폰과 더욱 싼 가격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주문의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열린 성장의 가장 큰 전략은 지속가능성이다. 공유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닫힌 성장의 치킨게임 관점으로 접근하면 무조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모바일 쇼핑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치킨게임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 우리 유통시장은 열린 성장의 패러다임에 정반대 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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