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박사의 물류키워드 흐름과 이해

물류선진국의 노동력 부족 현상
한국 물류는 글로벌시장에서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선진국을 지향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학습하면서 물류의 서비스와 질, 가치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국가, 기업, 개인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글로벌 과다경쟁시대에 살면서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 품질과 가치 등을 무기로 경쟁한다면 결국에는 가격경쟁으로 인해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낮아질 것이다.

자동차, 전자, 정밀기계, 의약품, 의류, 유통분야 등 모든 산업에 있어서 물류의 중요성과 가치는 높아진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에서 당연하게 필요한 것이 되고 있다.

소비자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게 되면 리드타임과 가치에 따라 배송의 속도가 달라진다. 여기에 물량이 적정규모 이상이 되면 유통과 제조기업은 안정된 물량을 확보하여 전용물류센터를 활용하고 전용차량으로 배송하게 된다. 그밖에 가격이 저렴하든가 물량이 적은 것은 3자물류 또는 택배를 이용하여 물류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이전부터 한국의 물류는 성장산업이고 향후 2020년까지 노동력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에는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물류분야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임금이 올라가지 않고 힘든 업무가 지속된다면 물류산업의 성장에도 한계가 올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물류업계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장 작업자와 트럭 운전자의 부족으로 인해 물류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이 넓은 물류현장에 다수의 작업자를 줄이고 키바로봇으로 투입, 최적화된 작업 환경과 공간을 유지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킨 것은 효과적인 인력 활용에서 비롯되었다.

유통과 제조와 달리 물류산업은 1년 내내 멈추지 않고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물류가 멈추면 모든 기능이 원활하게 수행되지 못한다. 따라서 통관, 수출입업무, 보관, 배송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의 물류기능은 당연히 물이 흐르듯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일을 오가며 20년이상 활동하고 있다. 물류 외에도 유통, 마케팅 관련분야에서도 오랜 시간 칼럼을 연재하고 강연을 하고 있어 컨설팅분야의 전문가의 자격으로 매년 일본수송경제신문사가 주최하는 물류인 신년회에 참석하고 있다. 일본 물류기업의 대표와 임원진 등이 참석하는 일본 물류인 신년회에서 만난 일본 물류업계의 핵심인물들과 일본 물류업계의 최신 동향을 들어보았다. 최근 일본의 물류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물류인력이 매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본은 인구 1억 2,700만명 중 실버인구인 65세이상이 25%인 3,000만명시대에 돌입하였다. 고령화 시대에 후계자 계승은 어렵지만 외국인의 물류인력 유입은 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인력 중에는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임으로 인해 생활이 불안정하여 물류현장을 떠나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점이 물류업계의 고용 안정에 있어서 큰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향후 5~10년 안에 한국의 물류시장도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다. 1인당 생산성, 효율성, 최적화를 고려하면서 적정인력을 투입해 물류현장을 움직여야 한다. 또 최신 장비와 설비, IT 등을 도입한다고 해도 물류의 가격과 가치를 인정받고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물류현장은 작업자의 업무능력 향상과 작업환경 개선은 물론, 업계와 기업 간의 투명한 거래계약 조건 작성 등이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마존과 이케아가 한국시장 진출을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물류기업의 한국시장 확대 전략이 시작되고 있으니 물류인력의 질적 수준과 가치의 향상은 수년동안에 급속히 추진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3자물류사업이든 택배사업이든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인한 경쟁력 확보는 한국물류의 노동력 향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지양해야할 것이다.

이케아·아마존의 한국진출 가치
지난해 이케아와 아마존이 한국시장에 상륙함으로써 국내 소비자들은 선진국형 물류 서비스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소비자는 이케아 매장에서 구입한 상품의 배송과 조립비용이 거리별, 크기별, 중량별로 다르게 지불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아직 전국적으로 균일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과제이지만 글로벌 기업이 한국시장을 공략할 때 배송의 가치는 무료가 아닐 뿐만 아니라 차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의 한국물류는 물류 비용이 거의 저렴하게 때로는 공짜로 취급되었었다.

취급 물량에 따라 또는 가격에 따라 물류단가를 낮추는 것이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다. 이번에 진출한 이케아는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이 자가용에 들어갈 수 없으면 이케아의 배송조립 납품대행 기업에 의해 배송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국제 유가의 하락과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가 1배럴 50달러 이하로 급락하고 있어서 물류기업에게는 커다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두바이유, WTI는 미국산 석유와 가스의 증산과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산유국의 감산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유럽의 유가소비 감소 등의 요인으로 인해 1년 전 100달러 이상에서 3개월 전 90달러, 1달 전의 60달러에서 지금은 47달러로 하락하였다. 2015년에도 40달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물류비용 중에서 유류를 사용하는 차량의 비용이 높은데 보통 1배럴 80달러 정도면 물류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90달러이상 되면 물류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이번 유가하락은 항공사와 트럭을 많이 활용하는 운수기업에 있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총 물류비용에서 유가가 하락해 물류비용이 절감되면 물류 서비스와 품질, 노동력의 향상으로 전환돼 지속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아마존의 키바로봇이나 드론 등은 물류 경험이 많고 서비스와 품질, 가치를 차별화 한 경험이 있는 미국이 리더가 되어 경쟁력을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각국의 법규와 규제, 정책이 다른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동일한 속도로 확산될 지는 의문이다. 한국보다 4배의 토지가 넓은 일본의 물류도 로봇이나 드론보다는 물류작업자의 생산성과 효율성, 최적화를 기본으로 해 물류비용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물류가 아마존, 이케아 등의 글로벌기업에 의해 변화하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한국에서 로봇과 드론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투자비용과 부가가치를 인정해야 하고, 비행의 규제 등 물류혁신과 선진화를 위한 도전과 과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만 한다. 물류는 물 흐르듯 흐르면서 변화해야 혁신과 가치가 제공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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