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과 적정물류온도

중국의 콜드체인 물류의 급격한 성장
중국은 잘 사는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수입품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해외에서 수입되는 과일과 육류 등 식품류가 콜드체인 물류의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 한 보고서는 중국의 식료품 시장 규모는 미화 1조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본래 적정 온도를 맞추지 못한 부패성 식품들이 40%까지 폐기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수요확장에 공급이 어려운 콜드체인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해외투자를 종용하면서 매년 콜드체인 산업규모는 매년 약 25%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B2C시장이 120% 증가하여 소비자의 직접 구매가 신선식품의 수요를 확장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은 중국 소비자들에 대해 “신선식품의 높은 가격에도 고품질 식품을 소비하려는 경향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롤랜드버거컨설팅은 “중국 콜드체인 물류산업은 2017년 4,700억RMB(위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먹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맛을 찾는 민족이어서 신선도는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중국대륙은 방대하여 전 지역의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콜드체인 물류는 필수불가결한 시대적인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중국 물류형태의 특징은 E-commerce(전자상거래)에 의한 신선식품의 구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13년 대규모 식품공급회사인 Tmall, JD, Amazon 등이 중국에 신선식품을 공급하겠다고 나섰고, 그해 E-commerce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약 400~500억 RMB를 기록했다. 그리고 매년 100%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회사명에 ‘콜드체인’을 붙인다
필자는 지난해 12월 11일 물류신문이 주관한 물류연수단에 참여하여 중국 심천과 홍콩 등지를 다녀왔다. 그중에서 심천에 있는 대규모의 냉동냉장물류창고를 운영하는 청호콜드체인(淸湖冷鍵)을 방문하였다. 우리나라는 흔히 사업체에서 냉동(冷凍)이나 냉장(冷藏)을 명칭에 사용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공급사슬의 의미가 들어있는 냉건(冷鍵, 콜드를 뜻하는 ‘냉’과 체인을 뜻하는 ‘건’을 사용)으로 표현한 용어를 쓰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아래 사진 참조).

청호콜드체인은 호텔업을 중심 사업으로 했던 덕신창(德信昌)그룹에서 새로운 사업업종으로 콜드체인을 선택하면서 최근 설립됐다. 2010년 냉동창고 3개, 냉장창고 1개로 전체 보관공간이 4,000평방미터의 소규모였으나, 2011년 높이 12미터에 면적 3,500평방미터를 증축하여 현재 7,500평방미터의 콜드체인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재 층당 4,000평방미터 6층 건물 2동을 증축 중이다. 사업개시 후 단기간에 증축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서의 콜드체인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엿보게 한다. 청호콜드체인은 현재 화남지역의 월마트와 맥도날드 매장에 배송계약을 수행 중에 있다.

청호콜드체인은 냉장온도는 0도에서 영상 5도까지, 냉동온도는 우리나라와 같이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10도에서 25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품에 맞춘 정온창고(이를 상온고라고 부른다)를 동시에 건축 중이며, 수요 증가에 맞추어 냉장창고로 변환할 수 있도록 별도의 상온창고를 여러 층에 만들고 있다.

콜드체인창고를 위한 공장 개조
청호콜드체인은 원래 생산공장이었던 건물을 재건축하여 콜드체인창고로 전환시키고 있다. 또 다른 발상이다. 기존 공장의 인프라를 살려 1층에 소형 및 대형창고 도크 28개를 만들고 있다. 수요공급의 시장상황에 따라 생산 공장의 규모를 냉장 또는 냉동창고로 개조하는 노하우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이다. 또한 지방에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대규모 직원 기숙사도 같이 짓고 있다. 건축물 개조에 대한 법규가 까다롭지 않아 개별적인 개조가 자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콜드체인의 목적이 아닌 건물을 매입해서 새로이 개조한다는 발상이 과연 잘한 것인지,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무모한 시도인지는 모르겠다. 1층에는 수많은 출입문을 내야하고 개별적으로 도크를 건설해야하며, 에어차단막도 설치해야 한다. 6층 건물은 엘리베이터 운영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차량이 층마다 진입해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는데, 아직 그만큼의 노하우는 선진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차량의 자체 개조
규제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인지, 자율적인 아이디어를 존중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온도조절방식을 자율적으로 고안하여 설계된 차량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다양한 온도대 유지하기 위해 냉동 및 냉장 적재함 내부에 차단막을 설치하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이용되어 왔다. 청호콜드체인은 우리나라처럼 차단막을 가로로 막지 않고, 긴 적재함을 다시 길게 차단하는 수직차단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선 차량에 에아컨을 두 개 설치한다. 경우에 따라 한 대만 작동할 수도 있고, 두 대를 같은 온도대 또는 다른 온도로 조절할 수 있다. 두 대의 에어컨을 각기 다른 온도대에 맞춘 챔버(공간)에 설치하려면 차단막를 설치해야하는데, 세로로 설치한다. 차단막은 평소에 차량 한 측면에 부착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바닥면에 설치된 오목한 칸에 끼워 밀어 넣는다. 차량 바닥에는 차단막을 설치할 수 있도록 홈을 판 알루미늄을 깔았다. 또한 두 개의 공간으로 운영하기 쉽도록 차량 지붕에도 홈을 두었다. 2개의 공간을 평소에는 한 칸으로 사용하고, 필요할 때는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청호콜드체인은 기술적으로는 아직 우리나라 현장보다 다소 뒤쳐져 있었지만, 자율적인 발상을 이용한 실행방식의 도입은 우리보다 자유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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