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기업들이 내년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과거를 되짚어보는 것이다. 올해 물류산업은 수많은 뉴스를 양산했다. 좋은 소식도 있었고, 나쁜 소식도 많았다. 2014년 물류현장을 누빈 물류신문 기자들이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가구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한국시장 진출소식은 가구업계는 물론 물류업계에도 큰 이슈였다. 이케아의 가구 물류를 누가 수주하느냐를 두고 대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치열한 경쟁에 나섰는데, 이케아는 이름값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설치물류를 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이케아는 CJ대한통운과 경동택배를 최종 선택했다. CJ대한통운은 근거리를, 경동택배는 원거리 운송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점은 이달 18일에 오픈하며, 차후 수도권 인근에 또 다른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2. 우체국, ‘주 5일 택배시대’ 열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8월 ‘우체국택배 토요배달 휴무’를 시행, 대한민국 택배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우체국택배 기사들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지만 타 택배사 기사들은 아쉬움과 상대적 박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다른 택배업체들은 화주의 반대와 주말 물량을 포기할 수 없다는 내부 반발로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도 감지된다. KGB택배가 업계 최초로 택배기사 하계휴가를 시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3. 농협, 택배시장 진출 가능성 열어놔
지난 8월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농협의 택배진출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택배업게에 파문이 일었다. 우체국택배가 주 5일 근무에 들어가면서 농촌의 삶의 질이 저하됐고, 유통 직거래의 활성화, 택배단가 인상으로 인한 농산물 경쟁력 하락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농촌에 퍼져있는 농협이 택배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택배업계는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의 특혜를 입은 공기업 택배가 민간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시각이다. 논란이 커졌지만 아직 농협은 택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문제는 내년에도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크다.

4. 상장기업으로 올라선 삼성SDS
삼성그룹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물류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성SDS가 지난 10월 증시에 상장했다. 단숨에 시총 4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삼성SDS의 상장은 증권가는 물론 물류업계에서도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상장 직후 물류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류를 이루면서 물류업계에서는 시장에 미칠 영향과 향후 행보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 올해도 굵직한 M&A는 계속
현대그룹은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와 현대그룹이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 보유 중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전량(88.8%)을 6,000억 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현대그룹은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KG이니시스도 KG옐로우캡을 흡수합병한데 이어 조만간 국제물류업체인 팍트라인터내셔널을 인수할 예정이다. 한진은 한진드림익스프레스를 합병했는데, 원가 절감과 서비스 품질 개선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유럽 완성차 운송부문 10위를 기록하고 있는 물류기업 ‘아담폴 S.A.’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유럽 현지 법인과 연계한 글로벌 3자 물류 영업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오영도 케어캠프를 인수하고 의료 전반에 걸친 사업영역을 확보했다.

6. 2015년 1월부터 행정처분 시작
정부의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방침에 따라 마련된 화물운송과 관련한 주요 제도들의 행정처분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직접운송·최소운송·실적신고의무 등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제도의 벌칙규정은 과징금부터 영업정지와 허가취소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어 업계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실적신고제가 가장 큰 화두다. 정부는 시범운영기간이 충분했던 만큼 제도를 시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업계는 여전히 실적신고제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7. 택배차량 또 1만 2,000대 증차
국토교통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5톤 미만 소형 택배 집·배송용 화물차(탑장착 화물자동차 포함)의 1만 2,000대를 증차한다고 밝혔다. 증차를 위한 사전 준비는 대부분 종료됐으며 연말을 기해 증차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신용불량자에 대한 해결방안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업계는 신용불량 상태인 택배기사가 현재 3,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차가 이루어지면 자가용 번호판에 대한 단속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어서 이들은 택배업종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8. 물류업계, 안전에 눈을 돌리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물류업계는 안전에 더 많은 공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동안 영업과 투자에만 신경을 써왔던 것을 반성하고,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7월 자동차운반선·벌크선 등의 선박 안전과 선적 화물의 품질 관리를 총괄하는 ‘해운안전품질실’을 신설했다. 한진은 교통안전 정기교육을 확대하는 등 교통사고 방지 관리대책을 대폭 개정했다. 정부도 안전한 물류산업을 위해 나섰다. 국토부는 물류센터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고, 해수부는 화물고박 기준을 강화했다. 항만공사들도 시설 점검과 안전교육을 시행했다.

9. 물류산업 정책 우선순위, 이제 안 밀린다
정부가 1조 6,000억 원의 민간투자와 2만 2,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물류서비스 육성 방안’을 내놓았다. 물류산업 규모를 2017년까지 약 135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도 설정됐다. 물류업계는 정부가 최우선 과제인 ‘민간투자와 고용창출’의 해법으로 물류산업을 선택한 만큼 강력한 실천의지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만큼은 물류산업 정책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다.

10 쉽지 않은 팬오션의 새 주인 찾기

팬오션 매각이 쉽지 않다. 올해 1월 STX팬오션에서 사명을 변경한 팬오션은 매각을 준비한 끝에 지난 10월 공고를 냈다. 마침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등 경영 정상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포스코나 현대글로비스가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실제 입찰에는 대한해운과 하림그룹, KKR 등이 참여해 선방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16일 본입찰을 앞두고 일부 기업이 실사를 중단하면서 난항에 부딪혔다. 법원이 내건 최저 입찰가격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8,500억 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16일 하림그룹이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힌 가운데 KKR은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마지막까지 팬오션의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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